비례대표 경선 후보 한창민입니다.
선거 내내 ‘무엇을’을 넘어 ‘어떻게’를 강조해왔습니다. 선거제도개혁 이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와 연대를 바탕으로 한 선진연합정치이기 때문입니다. 그것만이 우리의 가치와 정책을 현실로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신뢰와 연대와 책임정치를 중시했던 후보로서, 정의당 총선을 이끌어야하는 비례대표 후보로서, 지금 정국 상황에 대해 제 생각을 말씀드립니다.
지금은 정의당과 민주주의의 위기입니다. 촛불시민들은 적폐세력 부활과 개혁의 좌초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시민사회 원로들과 민주시민들은 정치개혁연합정당, 시민플랫폼 정당까지 호소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답답합니다. 정국과 민심의 흐름이 요동치고 있음에도 정의당 지도부는 비례정당은 꼼수라는 원칙적인 말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 시도는 당연히 비판해야 마땅하지만 시민사회의 우려와 노력까지 꼼수의 범주로 묶어 비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냉철하게 판단하고 국민들과 당원들의 호소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꼼수'에는 '묘수'가 답입니다.
저는 선거연합정당은 미래한국당이나 비례민주당과 같은 꼼수 비례정당과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선거제도개혁과 연동형의 취지에 반한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지금은 우리만 옳다는 생각을 넘어 모든 방안에 대해 열린 자세로 나서야합니다. 신뢰를 바탕으로 만남과 소통이 이어져야 합니다.
시민사회와 개혁진보진영이 어떻게 논의하고 연대를 하느냐에 따라 선거제도 개혁의 취지를 왜곡, 민주주의를 퇴보시키는 미래한국당의 교활한 꼼수를 막아내고 연합정치의 본격적 시동을 거는 묘수가 만들어질 수도 있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 드립니다. 연대와 연합은 다당제 연합정치의 기본입니다. 연합정치는 정의당의 가치를 버리고 민주당 2중대하자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연합정치를 통해서 민주당을 선도하고 협력하자는 것입니다. 미국의 민주당 경선에 뛰어든 샌더스의 선택이 바로 연합정치고, 유럽의 진보 정당이 소수일 때 참여하는 연립내각이 바로 연합정권입니다.
이런 연합정치의 관점에서 이번 제안을 한 번 더 신중히 검토해보아야 합니다. 시간도 많지 않고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좌절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그러나 쉽게 판단하고 거부할 제안은 아닙니다.
정의당 지도부의 고충은 이해합니다. 국민들과 당원들도 원칙을 지키려는 정의당의 고민을 이해해주면 좋겠습니다. 다만, 당 지도부는 좀 더 유연하게 판단하고 국민들을 믿고 큰 시야로 멀리 보아야 합니다. 당원들 사이에도 갈등과 불신이 아니라 신뢰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토론이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정의당 지도부와 당원들에게 부탁드립니다. 지금은 신뢰와 대화와 만남의 시간입니다. 묘수를 찾을 시간입니다. 시민사회와 국민들의 위기의식과 걱정에 대해 열린자세로 귀를 기울여 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