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건국 이래 코로나 보다 더 한 공포 속에 시달리며 살았습니다.
그건 바로 ‘경쟁에서 탈락’하는 것입니다. 이 땅의 교육은 그 공포를 먹고 성장했습니다.”
패배한 청년들의 역습, 유일한 교육정의의 대변인 김창인입니다. ?
-발언 전문-
안녕하십니까. 교육정의의 유일한 대변인, 정의당 교육개혁특별위원장 김창인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나라가 어수선합니다.
병원이 폐쇄되었습니다. 거리가 텅텅 비었고, 상점들은 문을 닫았습니다.
공포가 우리의 삶을 짓누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슬픈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질병관리본부는 온 힘을 다해 코로나 확산을 저지하고 있습니다. 질본의 헌신에 국민들이 신뢰와 응원을 보내고 있습니다.
바깥에 나가지 못하는 자가격리자들을 위해, 주변의 이웃들이 음식을 싸서 문 앞에 걸어둡니다. 의사들은 줄지어 대구와 경북으로 향합니다. 공포를 이기는 연대의 힘입니다. 참으로 존경스럽고 또 감사한 일입니다.
지금 겪고 있는 위기는 우리가 예상한 위기도, 우리가 선택한 위기도 아닙니다.
하지만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는 우리가 결정할 수 있습니다.
연대의 힘으로 서로의 삶을 돌본다면, 위기가 끝난 후 사람들은 더욱 단단해질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연대할 수 없을 때, 공포는 우리의 삶을 지배합니다.
확진자가 천 명이 넘었지만, 개학 연기 소식에 공부와 성적부터 걱정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위기를 성적향상의 기회로 만들자며 남들이 쉴 때 공부해야 한다고 학원은 학생들을 유혹합니다.
학부모들은 코로나 때문에 불안하지만, 떨어질 자식의 등수 때문에 그보다 더 불안해합니다.
한 번 묻고 싶습니다. 이것이 제대로 된 사회입니까?
우리는 건국 이래 코로나 보다 더 한 공포 속에 시달리며 살았습니다.
그건 바로 ‘경쟁에서 탈락’하는 것입니다. 이 땅의 교육은 그 공포를 먹고 성장했습니다.
이 땅의 교육은 같은 반 친구를 짓밟고 그 위에 올라서라고 말합니다.
교사를, 공교육을, 정부를 믿지 말라고 가르칩니다.
위기에 순간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공동체가 아니라 각자도생의 정신이라고 말합니다.
그리하여 이 나라의 교육은, 우리를 연대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연대가 좌절했던 경험은 제게도 드물지 않습니다.
사학재단의 대학기업화에 맞서 싸우며 ‘학과통폐합’을 막자고 호소했을 때, 수요가 없는 ‘비인기학과’를 없애는 게 뭐가 문제냐고,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냐고 사람들은 화답했습니다.
전국의 대학을 돌아다니며 ‘무분별한 대학구조조정이 지역 공동체를 파괴한다’고 이야기했을 때, 경쟁력이 떨어지는 부실 대학들을 없애는 게 무슨 문제냐고 사람들은 대답했습니다.
그 대답들이 틀렸다고 비난하는 게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의 연대가 하나씩 좌절될 때마다, ‘경쟁력이 없다면 나 역시 언제든 사라질 수 있다’고 하는 공포는 우리의 삶 속에서 조금씩 수명을 연장해왔습니다.
어떠한 사람도, 이러한 공포 속에 살기 위해 태어나지 않았습니다.
그 누구도, 이렇게 숨막히는 경쟁 속에 사는 것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경쟁 질서를 끝내는 것과 새로운 사회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바로 우리가, 지금 결정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 출발은, 우리를 어릴 때부터 경쟁 탈락의 공포로 밀어넣는 교육을 바꿔내는 일입니다.
‘교피아 특검’을 실시하겠습니다.
사학재단의 돈벌이에 쫓겨나고 패배했던 청년의 손으로 직접,
부패한 사학과 관료들을 처벌하겠습니다.
‘등록금 폐지’와 ‘정부책임형 사립학교 전면화’로 교육을 돈벌이로 삼는 시대를 끝내겠습니다. 교육은 공공의 자산이며, 그 누구도 독점할 수 없다는 것을 시대정신으로 새기겠습니다.
바꿔야할 것은 교육만이 아닙니다. ‘투기주택 수용 및 소득별 저가공급’으로 사회적 주거 시스템을 설계하겠습니다. 주택은 돈벌이 수단이 아니라 삶의 수단이 되어야 합니다.
‘보건의료체계의 공영화’와 ‘4대 부자증세 실현’으로 이 땅의 불평등을 바로 잡겠습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마침내 도착할 곳은 바로 평등과 연대의 공동체입니다.
누군가 이런 우리가 너무 이상적이라고 말한다면,
우리는 그 이상을 위해 정치에 뛰어들었으며, 그 이상은 바로
‘사회주의’의 길이라고 당당히 대답하겠습니다.
국회 본회의장 연단에서 정의당의 이름으로
사회주의를 부르짖는 파격적인 20대 청년 의원을 상상해보십시오.
누군가는 화낼 것이고, 누군가는 조롱할 것입니다.
그러나 더 많은 수의 청년들은
우리는 아직 패배하지 않았으며, 언젠가 우리의 힘으로 새로운 나라를 만들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마음에 품게 될 것입니다.
선배 당원들께서 만들어낸 진보 정당을 보며 꿈을 키워온, 저와 마찬가지로 말입니다.
당원 동지 여러분, 시민 선거인단 여러분,
IMF를 겪으며 자라나, 세계 금융 위기 속에서 학교를 다닌 지금의 청년 세대에게
신자유주의가 아닌 다른 삶의 선택지를 만들어낼 기회를 손수 열어주십시오.
여러분의 선택만으로, 저 김창인은 지금 당장 국회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우리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청년들이 돌진하고 있습니다. 그 여정에 함께 해주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