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대표님께,
정의당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부적격 여부를 판정하는 최종입장을 8월 26일 밝힌다는 언론보도를 보고 제 의견을 전하고 싶어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저는 고 노회찬 의원님이 평생에 걸쳐 노력해왔고 몸을 던져 말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외면할 수 없어 정의당에 가입한 평당원입니다.
자유한국당의 '때는 이때다'하고 총공세를 펼치는몰염치, 더불어민주당의 '상대편에게는 가혹하나 내편에는 한없이 관대한' 자기합리화를 지켜보면서 제 3의 정치세력이 정말 필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정치지형을 보자면, 정치개혁과 사법개혁을 위해서는 정의당이 민주당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조국후보자사태와 관련하여 정의당이 이번에 분명한 입장을 취하지 않는다면 '민주당 2중대'라는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입니다.
조국후보자는 그동안 자신은 마치 정의의 사도인양 편법과 비리, 특권과 반칙을 소리높이 비판해왔던 인사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개혁 이미지를 상징하는 주요 인물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민정수석으로 재직하는 동안 여러 차례의 국무위원급 인사 실패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빌며 판단을 유보하여 왔습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절반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조국 후보는 사퇴하여야 합니다. 지난 대선에서 저는 심상정 후보를 지지하였지만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진심으로 빌었습니다.
조국 후보는 이미 여러 가지 의혹이 불거져 나와 있습니다. 그 중에는 부풀려지고 왜곡된 의혹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대학입시와 관련하여 제1저자로 실린 딸의 논문은 명백하게 위법행위에 해당합니다. 전문 학술지 논문에서 제1자자가 갖는 의미는 교수인 조국후보자와 그 부인이 더 잘 알 것입니다. 연구 기여도에 따라 정해지는 저자순위를 바꾸는 것은 연구윤리 위반일 뿐만 아니라 엄청난 특혜에 해당합니다. 대학의 수시 전형에서 자기소개서는 전형위원들이 중요하게 살펴보는 참고자료입니다. 거기에 논문의 저자(비록 제1저자인 것을 밝히지는 않았지만)로 등재되어 있다는 진술은 유리한 평가를 받는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대학입시의 공정성은 좀 더 정의로운 사회로 가기 위한 중요한 사다리 중 하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능이 있는 날은 나라 전체가 들썩입니다. 그래서 젊은 대학생들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더 이상 절망을 안겨주지는 않아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조국후보의 임명을 강행한다면 세 가지 중 어떤 것도 충족시키지 못합니다. 정의당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노회찬의원 1주기를 추모하며 대표님은 "약자를 대변하는 정치, 정의로운 대한민국이라는 고인이 남긴 뜻은 정의당은 물론 한국 정치 전체의 자산이 되었다" 고 하셨습니다. 그 약속을 꼭 지켜주십시오. 그래야 정의당은 수권정당이 될 자격이 있고,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의당은 다르다는 것을 꼭 보여주십시오.
부산에 사는 어느 평당원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