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저는 국가 중요시설에서 특수경비직에 종사하고 있는 40대입니다.
경비, 환경미화, 시설관리직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직업 인식이 낮은 대표 직종들 입니다.
이 직종 종사자들의 처우개선을 바라는 목소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여전히 그들은 비참한 환경속에서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 이들중에서도 제가 속해있는 특수경비 근로자들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우리나라의 특수경비원 제도는 늘어나는 청원경찰들의 임금부담을 줄이고자
그 사용자들을 위해 탄생되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또 청원경찰보다 하위의 개념이기에 당연히 권한과 임금은 축소되었지만
그 책무는 그대로 이어받은 오직 사용자 즉, 고용주만을 위해 만든 그리고 공무원이 아님에도 법으로 노동3권을 제약해버린 비참한 제도입니다.
특수경비원을 배치하는 곳은 국가중요시설(공항, 항만)이나 그에 준하다고 판단되는 시설(국가기반산업 가,나,다급)에서
용역업체와 도급계약을 맺어 그 인력을 배치하며, 해당 도급계약은 최저입찰제로 그 단가표는
특수경비 근로자들에게 공개되지 않고 매년 비정규직 근로자로 재계약을 이어갑니다.
용역업체 계약서에는 친절하게 정규직 요구를 하지 않는다는 조항까지 버젓이 있습니다.
급여인상은 매년 최저임금 인상 부분만큼 인상되며 호봉제도 없기에
10년이상 근속한 자와 신입 근로자와의 임금격차가 아예 없습니다.
용역업체도 원청에서 임금상승을 막기위해 일정기간(통상 3년 주기)이 지나면 계약을 파기하고
새로운 용역업체와 최저입찰제로 계약을 다시 맺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특수경비 근로자들은 재계약이 안될 것을 두려워해 노조 설립이나 가입을 꺼리고 있으며
설립을 한들 단체행동이나 쟁의행위 자체를 경비업법에서 강력하게 금지하고 있어
직장내 처우개선을 위해 특수경비 근로자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아예 없는 실정입니다.
쟁의행위 위반시 경비업법 제28조의 규정에 의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 처분을 받게끔 되어있습니다.
해당 처분을 받을 시 특수경비원의 자격을 상실하게 되며 선고를 받고 5년 동안 해당 분야의 취업이 제한됩니다.
같은 법 제15조의 규정에서는 경비근로자들을 보호하고자 법이 제정된 듯하나 막상 적용되기에는 애매모호한 면이 많아
실제 판례에선 사용자측에 무혐의 처분이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위력등이 수반되어 경비업무외의 업무를 수행하게 된 때에는 경비업자(용역업체)에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삼천만원 이하의 벌금형 처분이 내려지게 되어 있습니다만
원청의 요구에 의한 경비원 업무외의 업무에는 그 해당 사항이 적시되지 않았으며
실제 올해 개밥을 주는 업무를 수행케한 경비업체에게 해당법의 위반 혐의가 없다고 결론이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가 속한 근무지에서도 특수경비원들이 본연의 업무를 벗어난 신문배달, 택배배달, 계근업무, 각종 의전과
원청 직원차량의 차종, 색깔, 번호 외우기(검문검색 프리패스를 위한 것으로 직원차량 검문 검색 시 폭언과 질타를 받게 됨)등
불합리한 업무를 계속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시설과 인명, 그리고 재산을 지키고 보호하는 특수경비 근로자가 정작 자신들은 누군가에게 보호 받을 수 없는것도 모자라
스스로 지킬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는 것 조차 불법이라니 우리나라에 이런 직업이 있다는게 너무 비참하다 생각되지 않으신지요?
보장 받을 수 있는 혜택은 전무한데 노동만을 강요받고 노동3권까지 제약하고 그것을 지금껏 누구도 손보지 않는 것은 왜인지요?
단체행동권을 인정하지 않는 이유가 국가중요시설에서 중대한 업무를 보고 있기에 그런 것이라면
그렇게 중대한 업무를 하는 사람들에게 왜 그런 대접을 하고 있는 것인지 혹시 아시는지요?
저는 이 경비업법의 개정을 요구합니다.
우리 특수경비 근로자들은 정규직 비정규직의 문제를 얘기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노동3권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보장이 우선이며 이 법만 개정된다면 처우개선은 우리 스스로 해나갈 것 입니다.
정의당 의원님들 경비업법 개정을 추진해 주십시요.
최저임금을 받는 최하위 근로소득자에게 노동 3권을 제한하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