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판 최저임금. 쌀 목표가격 설정과 밥심 300 운동
박웅두 정의당 농민위원장
2018년 10월 23일
1. 취지
- 쌀값이 인상하고 있다. 그런데 쌀값 인상의 원인중 하나로 남북정상회담의 대가로 대북 쌀지원을 하느라 재고가 바닥이 났기 때문이라는 가짜뉴스까지 횡행하고 있다.
- 또한 쌀값폭등이 물가인상의 주범인 것처럼 이야기 하고 있다. 하지만 쌀값이 전체 물가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6%에 불과하다. 핸드폰 요금 3.85%, 커피값 2.6%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 올해는 향후 5년간 적용될 쌀 목표가격을 확정하는 해이다. 쌀 목표가격은 변동직불금 지급의 기준이 되고 쌀 농가의 실질소득을 가늠할 수 있는 기준가격이기 때문에 쌀 목표가격의 합리적 설정을 위한 방안을 살펴본다.
2. 최근 쌀값 동향 : 쌀값 폭등이 아닌 정상화의 길을 가고 있다.
○ 2018년 쌀 생산량 전년대비 2.4%감소
- 2018년 쌀 재배면적은 73만 7,769ha로 작년(75만 4,713ha) 대비 2.2% 감소하였고, 10a당 생산량은 525kg으로 작년(527kg) 대비 0.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10년간 쌀재배면적 23% 급감).
- 통계청은 2018년산 쌀 예상생산량을 작년(397만 2천톤) 대비 2.4% 감소한 387만 5천 톤으로 발표하였고, 시장 초과공급물량은 9만 톤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10.17일 발표).
- 그러나 10월 5~6일 남해안에 피해를 준 태풍 콩레이의 영향으로 작황이 나빠 도정수율이 72%에서 68%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어 실제 초과물량은 9만톤 이하가 될 것이다.
○ 2018년산 신곡 쌀값 80kg당 19만 4,772원(10월5일)으로 최고치 기록 후 점차 낮아져
- 산지 쌀값은 2018년 1월까지 평년 가격 대비 낮은 수준이었으나 2월에 상승세로 전환된 후 상승률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전년 동일 대비 상승률은 7월 5일 38.7%까지 높아진 후 차츰 하락하여 9월 25일에는 33.7%로 낮아졌고, 10월 5일에는 80kg당 19만 4,772원으로 10일전 가격 대비 9.3%(1만 8,732원) 상승하였으며 작년 동일(2017.10.5.)대비 29.1% 높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였다.
- 올해 산지 쌀값은 2013년 10월 5일에 80kg당 18만 3,560원을 기록한지 5년 만에 그보다 6.1%(1만 1,212원) 높은 19만 4,772원/80kg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그림 1). 하지만 중 만생종이 본격 수확되면서 193,008원(10월 15일)으로 하락세로 전환하였다.
- 이렇게 수확기 쌀 가격이 오른 것은 금년 쌀 생산량이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고, 올 9월까지 단경기의 구곡 부족현상이 이어지고 쌀 목표가격이 20만원 선까지 상향조정 될 것 이라는 기대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이었으나, 10월 중순 이후 본격적인 쌀 수확이 이루어지면서 약세를 보일 것이다.
3. 밥 한공기 쌀값 300원 : 쌀 목표가격 설정 시 쌀 생산비 및 공익적 가치 반영해야
○ 현행 공공비축제와 쌀직불제 방식의 양곡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
- 2004년 추곡수매를 폐지하고 쌀 수급을 시장기능에 맡기며 쌀 농가소득은 ha당 일정금액을 지급하는 고정직불금에 목표가격과 시장가격의 차액 85%를 지급하는 변동직불금을 합산하여 지급하는 방식으로 양곡정책이 전환되었다.
- 농가수취가격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변동직불금은 수확기(10월~익년 1월) 평균가격이 목표가격에 미달할 경우 벼를 재배한 면적에 한하여 지급하도록 되어 있으며 목표가격과 시장평균가격과의 차액 85%를 산출한 가격에서 고정직불금(ha당 100만원 기준 80kg 가마당 15,873원)을 차감하여 산출하고 있다.
- 그러나 목표가격이 비교연도 수확기 쌀값의 절단 평균값(최고, 최저를 제외한 3개 년 평균값)을 기준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불안정한 시장 가격의 위험도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을 뿐 아니라 목표가격과 시장가격의 차액 중 15%는 농가가 자구노력으로 대응하도록 되어 있어 근본적으로 소득을 보장할 수 없는 구조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 특히 변동직불금은 WTO의 보조허용한도인(AMS) 1조 4,900억원을 초과할 수 없어 시장가격 하락에 따른 변동직불금 지급액이 허용한도를 넘어서면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어 있다. 2016년도 쌀값폭락에 따른 변동직불금의 AMS(감축 보조) 한도 초과에 따른 농가 미지급금 사태가 대표적인 예이다.
- 또한 정부의 쌀값 안정화를 위한 수급조절이 뒷받침되어 일정 정도의 시장가격 지지를 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목표가격과 농가수취가격이 후퇴할 수밖에 없는 설계상의 허점을 가지고 있다.
- GS&J농정전략연구소 이정환 이사장은 쌀 소득을 소비자물가를 이용하여 실질가격으로 환산해보면 농가 수취액은 2004년 이후 꾸준히 하락하였으며 쌀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였던 2010년의 경우 농가실질 수취액은 기준년도 대비 82%까지 하락하였다고 계산하고(시선집중 GSnJ 제250호) 있다. (표1 시나리오별 쌀목표가격과 실질 농가수취액 비교)
- 또한 2016년 기준 농가실질 수취액은 실제보다 2.1% 낮아지고 기준년도 (2001~2003년) 실질 수취액에 비하면 30.9%나 감소하였을 것으로 분석하였다. 이는 쌀 목표가격이 물가인상률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고 목표가격과 시장가격의 차액을 100% 변동직불금으로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85%로 한정하고 있는 점, 쌀의 수확기(10월 1일부터 다음 연도 1월 31일) 평균가격 변동만을 고려하고, 5년 간 고정하도록 되어 있어 쌀 농가의 소득 보전과 경영 안정 도모라는 도입 취지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그림 2. 쌀 생산 수익성 추이).
- 그 동안 물가상승을 반영하였다면 2018년 목표가격은 210,890원이 될 것이다. 최근 20년간(1998년∼2017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74% 상승했지만, 쌀 가격은 소비자 물가 상승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26% 상승에 그쳤음을 고려할 때 2008년과 2013년, 그리고 올해 물가상승을 반영하여 목표가격을 설정한다면 2017년산 목표가격은 실제보다 7% 높은 80kg당 20만 1,080원이 되었고 2018년 이후 목표가격 은 80kg당 21만 890원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표 2> 년도별 물가인상률).
연도 |
05 |
06 |
07 |
08 |
0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누적 |
물가 상승률 |
2.8 |
2.2 |
2.5 |
4.7 |
2.8 |
2.9 |
4 |
2.2 |
1.3 |
1.3 |
0.7 |
1 |
1.9 |
30.3 |
표2.> 연도별 소비자 물가 상승률] *자료 통계청. %
○ 윤소하의원의 [농업소득의 보전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의 주요내용
-정의당 윤소하의원이 대표 발의한 [농업소득의 보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은
1) 목표가격 설정의 기준을 수확기 평균가격에서 ‘쌀의 생산 경영비와 그 상승률, 쌀 생산의 공익적 가치’까지 반영하도록 명문화 하였다. 이는 지금까지 쌀 목표가격이 매년 상승하는 물가인상률과 생산비 증가에 따른 가변성 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였으며 또한 논 농업이 가지고 있는 공익적 가치를 적극적으로 반영하였다.
고정직접지불금이 이미 목표가에 반영되어 있지만 변동직접지불금 지급시 고정직접지불금을 빼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시행령을 개정하거나 아니면 목표가격 산정시 고정직접지불금을 예외로 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개정안에서는 논 농업의 공익적 가치의 의미를 재확인하기 위해 공익적 가치를 가격으로 환산하여 반영하고 있다.
2) 목표가격의 설정 주기를 5년에서 3년으로 축소함으로서 물가인상 등 시장여건의 변화를 능동적으로 반영하도록 하였다. 원래 ‘쌀소득보전에 관한 법률’에서는 목표가격 설정 주기를 3년으로 하였다. 그런데 2013년 쌀 목표가격을 188,000원으로 확정하면서 기존의 설정주기를 3년에서 5년으로 늘리는 정치적 타협을 하였다. 그 결과 목표가격이 현실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다는 비판이 있었고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고 신속한 대응을 위해 원래대로 3년 주기로 재설정하도록 하였다.
3) 목표가격 설정의 기준 중량을 백미80kg 1가마에서 10kg으로 현실화함으로서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쌀 가격 착시에 따른 불필요한 인식을 개선하도록 하였다.
쌀 목표가격 27,875원(백미 10kg 1가마) (223,000원 80kg 기준, 전차대비 16%인상)
○ 쌀 경영비 상승률 반영(205,000원) + 공익적 가치(18,000원) - 쌀 경영비 상승률(9.2%) 반영 205,000원 : 2010년~2012년 평균 (398,869원/10ha당) ->2013년~2015년 평균(435,750원/10ha당) : 188,000원×9.2% = 205,000원 *기준년도(2013~2017)물가상승률은 6.2%, 쌀생산비 상승률은 9.2%임. 쌀생산비 상승률에는 물가인상률이 포함되어 있기에 쌀생산비인상률을 반영함.
- 공익적 가치 반영 : 18,000원 : 1,000,000원/ 1ha (3,000평 약 55가마 산출 기준) : 1,000,000원÷55가마 = 18,000원 |
○ 밥심 300운동(밥 한공기 쌀값 300원)
- 밥 한 공기 쌀값 300원은 현재 기준가격으로 환산하면 80kg 백미 한 가마에 24만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가격은 쌀 농업을 통해 최소한의 농가생계 유지를 위한 농민 요구안이다. 노동계에서 최저임금 1만원을 주장하는 이유와 같은 논리이다.
- 문재인정부 출범이후 노동자의 최저임금(2019년 인상률 포함)은 36% 인상되었다. 농민들이 밥심 300운동을 주장하는 것은 현재의 공공비축 중심의 양정제도가 도입된 2005년 이후 물가인상률을 반영해서 쌀 목표가격이 설정되어야 한다는 단순한 주장이다. 2005년 이후 단순 물가인상률은 30%가 인상되었으나 쌀 목표가격은 10.5%가 인상되었다.
- 윤소하의원의 쌀목표가 개정안이 누적 물가인상률을 다 반영하지 않은 것은 현재 [농업소득의 보전에 관한 법률안]에 명시되어 있는 기준년도(직전 목표가격 기준)를 근거로 가격을 산출하였으며 이에 따른 법률개정안(223,000원)과 무관하게 대중운동으로서 농업계 최저임금이라고 할수 있는 밥한공기 쌀값 300원 운동은 대중적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
# 참고자료.
GS&J농정전략연구소 시선집중 GSnJ 제250호, 쌀가격동향 240호
윤소하의원실 주최 국회토론회 [쌀 목표가격 설정 어떻게 할 것인가?]
[붙임. 쌀 목표가격 정당 및 농민단체 요구안]
○ 전국농민회총연맹과 전국쌀생산자협회 : 24만 원
- 쌀 목표가격으로 1kg에 3,000원 즉 24만 원은 되어야 한다. 밥 한 공기로 환산하면 300원에 불과하다. 쌀값은 생산비와 생계유지를 고려하여 최소한 3,000원이 보장되어야 한다. 매년 물가상승률을 반영해서 결정해야 한다.
○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 21만 5천 원
-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소비자물가는 총 6.2%(각 년도 물가인상률 합계치) 올라 이를 적용할 경우 80kg당 19만 9,849원이 되고, 여기에 같은 기간 10a당 총수 입 증감률을 감안할 경우 80kg 기준 1만 5,189원의 소득보전이 필요하다. 이 둘 을 합쳐 80kg 21만 5,038원에서 10원 단위는 절사, 21만 5,000원을 제시하였다.
○ 한국농촌경제연구원 : 18만 7,472원
- 기존 목표가격 산정 계산식에 대입한 새 목표가격은 18만 7,472원으로 현재보다 528원 더 낮아진다. 여기에 물가상승률을 반영한다면 19만 7,000원대가 될 것이다. 단, 물가상승률 적용 시 기준이 되는 물가지수에 어떤 것을 선택하는 가에 따라 전망치는 다소 달라질 것이라고 전제조건을 달았다
○ GS&J : 19만 7,172원
- 대통령선거 당시 민주당 공약에 쌀 목표가격에 물가상승을 반영한다고 하였으므로, 2013년 대비 2017년 수확기(10월∼익년 1월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 4.9% 를 적용하면 80kg당 19만 7,172원이 된다(시선집중 제250호).
○ 민주평화당: 24만5천원
- 쌀 목표가격 산정 변동 시 평균 수확기 가격 변동만을 고려하고, 인건비 등의 쌀 생산비와 물가변동률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음.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20년간(1998년∼2017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74% 상승했지만, 쌀 가격은 소비자 물가 상승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26% 상승에 그쳤음. 쌀 목표가격은 최소한 소비자 물가 상승분(74%)을 반영한 24만 5천원이 되어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