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조준호 진보정의당 공동대표 신년 기자회견문
- 일시 및 장소 : 2013년 2월 6일 (수) 11:00 국회 본청 217호
- 배석 : 천호선.이홍우.송재영.이정미 최고위원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계사년 새해를 맞이하여 여러분들의 가정과 이웃에 행복과 희망이 넘쳐나길 바랍니다.
정권교체의 실패를 딛고 사즉생의 각오로 진보혁신에 나서겠습니다
진보정의당은 지난해 대선에서 진보적 정권교체라는 국민 여러분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의 열망이 그 어느 때 보다도 뜨거웠음에도 우리의 목표를 실현하지 못한 것은 오로지 진보정의당을 포함한 야권연대세력의 책임임을 통감합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진보정의당에 매섭게 회초리를 들어주십시오. 일순간의 아픔을 피하지 않고 진보정의당은 다시 진보정치의 길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진보정치의 근본적 위기를 맞게 된 지금, 10여년의 진보정치 과정을 근본적으로 성찰하고 사즉생의 각오로 혁신에 착수하겠습니다.
혁신의 방향은 아래로 향해야만 합니다. 더욱 몸을 낮추어 국민들과 소통하는 국민소통 정당이 되겠습니다. 노동자 · 농민 · 빈민, 우리 사회 소외된 계급계층의 사회경제적 권리를 정치적으로 대변하는 유능한 정책정당으로 거듭나겠습니다. 현장을 찾는 민생정치로 진보회생의 길을 찾겠습니다. 이제 진보정의당의 당사는 여의도가 아니라 대한민국 곳곳이 될 것입니다. 365일 이동하는 민생당사로 국민 여러분을 찾아뵙겠습니다.
진보정치에 밴 관성과 무능 또한 벗겠습니다. 초심으로 돌아가 분배가 성장동력임을 과감하게 제기하고, 무상의료·무상교육·부자증세, 한반도 평화체제 실현과 같은, 시대를 선도하는 정책공약과 비전을 선보이겠습니다.
2단계 창당에 나서, 새로운 질의 진보정당으로 거듭나겠습니다
2013년에 추진하는 진보정의당의 2단계 창당은 이러한 혁신을 향한 힘찬 도정이 될 것입니다. 세력연합을 뛰어 넘어, 성찰과 반성의 관점에서 2단계 창당에 착수해 진보정치를 재구성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겸허한 자세로 모든 진보정치세력과 진지하게 대화할 것입니다.
우선, 진보정의당은 보수 집권 10년을 맞는 현실에 따라, 다음 10년 진보정치의 새로운 정치비전과 좌표를 세울 것입니다. 경제민주화와 평등, 사회연대, 평화, 생태를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책임정당이 되고자 당의 전략노선에 대한 논의를 이미 시작했습니다. 반드시 대중들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는 새로운 진보정당으로 거듭나겠습니다.
새롭게 출현할 진보정당은 노동의 기반 위에 확고히 선 대중정당이 될 것입니다. 좋은 일자리와 노동자들의 사회경제적 권리는 노동대중의 정치참여를 통해서만 올곧게 실현될 것이란 믿음에 변함이 없습니다. 현장의 노동대중이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공간을 마련하고, 비정규·여성·청년 등 미조직 노동과도 함께 하는 길을 찾겠습니다. 전근대적 노동탄압 등 사용자들의 후진적 노사관을 근절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일터의 노동과 지역의 시민을 일치시키는 현대적 진보정당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진보정의당은 이를 위해 직장위원회를 제도화해 가고 있으며, 더욱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진보정의당의 2단계 창당은 또한 지난 10년 동안 진보정치가 거둔 정책적 성과를 토대로 한국사회를 보다 평등하고, 평화로운 사회연대국가로 개조하기 위한 한국사회 발전전략을 마련하는 과정이 될 것입니다.
대안 야당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경제민주화와 보편복지 실현에 매진하겠습니다
새로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는 극심한 사회경제 양극화 속에 탄생한 정부입니다. 이 시대 야당의 제1임무는 한국사회에서 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가 실현되도록 만드는 것이며, 진보정의당은 그 임무를 결코 소홀히 하지 않을 것입니다. 새 정부의 대선 정책공약 실천을 철저히 감시해, 강제로라도 박근혜 정부가 복지와 경제민주화에 성공하게 만들겠다는 각오로, 대정부-대여정치에 임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박근혜 정부의 구상을 뛰어 넘는 보편적 복지와 구체적인 경제민주화 대안을 제시해 여야가 함께 경제민주화에 나서도록 하는, 대안 야당의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그런 입장에서 이미 쟁점이 되고 있는 기초연금도입 · 무상보육 · 4대 중증질환 100%보장 등 박근혜 당선인의 대표공약에 대해, 정부와 새누리당이 예산부족이라는 핑계 뒤에 숨지 말고 적극적으로 증세방안을 검토할 것을 여러 차례 제안한 바 있습니다. 또한, 진보정의당은 필요하다면 당선인의 공약인 비정규직 차별, 불공정하도급 등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등 여야가 합의할 수 있는 정책들에 대한 과감한 입법에 나서, 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 실현에 매진하도록 할 것입니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실현을 위해 미국 정부와 우리 정부의 전환적 결단을 요구합니다
경제민주화와 복지 실현과 함께 이명박 정권 내내 경색된 남-북 갈등을 풀고, 화해 평화 정책으로 전환하는 것 또한 새 정부의 과제입니다.
한반도 주변 정세는 지금 매우 긴박합니다. 지난 23일 유엔 안보리가 대북 제제 강화 결의를 채택한 이후 북한이 6자 회담과 9.19 공동성명의 사멸을 고하고 3차 핵실험을 예고했으며, 동해상에는 한-미 합동군사훈련이 실시되는 등 한반도의 불안정과 갈등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3차 핵실험 계획은 중단되어야 합니다. 북한의 3차 핵실험은 주변국 관계를 심각하게 악화시키며, 더 높은 수준의 제재라는 악순환을 가져 뿐입니다. 평화체제만 논의할 수 있고 비핵화를 위한 대화는 할 수 없다는 선언 또한 9.19 성명 이후 합의를 무시하는 것으로 사태해결을 진전시킬 수 없으며, 상대방의 호응을 끌어 낼 수도 없는 조치입니다.
이제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전환적 결단이 필요합니다. 새로이 출범하는 오바마 2기 행정부는 1기 당시 유지한 ‘전략적 인내’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등 한반도의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하는데 실패했음을 인정하고, 적극적인 한반도 정책 수립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합니다. 북한에 대한 무시-무대응의 전략에서 동아시아 냉전체제의 종식과 공존-공영의 평화질서 수립전략으로 이행하는 것만이, 역내 갈등을 완화하는 길이 될 것입니다.
박근혜 정부 또한 한반도 평화 실현을 위해 시급히 결단해야 합니다. 이명박 정부 내내 반복된, 핵실험에 대응하는 제재조치와 강도 높은 한-미 합동군사훈련은 사태 해결의 방법이 될 수 없습니다. 새 정부는 박 당선인이 천명한 북핵 불용과 인도적 지원 병행이라는 추상적 원칙에서, 구체적인 해법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 첫 번째 조치가 3차 핵실험 중단과 쌍방간 대화 복원을 위한 대북 특사 파견입니다. 진보정의당은 대북 특사 파견과 남북 문제 해결에 모든 협력을 다 할 것입니다.
진정한 사회통합을 위해, 박근혜 당선인께 긴급히 제안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양극화로 갈라진 우리 사회를 통합하고, 산적한 민생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박근혜 당선인께 긴급하게 제안을 드리고자 합니다.
박근혜 당선인께 <(가칭)경제민주화 실천을 위한 사회연대협의회>를 제안합니다. 경제민주화는 정부의 일방적 정책추진이나 재벌의 보여주기식 양보로 실현될 수 없습니다. 여·야·정, 노·사, 시민사회 등이 참여하는 사회연대 협약과 그것의 제도화를 통해 경제민주화 실천이 가능할 것입니다. 박근혜 당선인이 이 제안을 수용해 빠른 시일 내에 사회연대협의회가 구성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2월 25일 대통령 취임 전에, 현재 전국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동현안이 해결되도록 박근혜 당선인이 직접 나설 것을 제안합니다. 여-야가 합의하고, 대선 전 새누리당이 약속했던 쌍용자동차 국정조사는 반드시 실시되어야 합니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불법파견 노동자들의 복직과 정규직화도 즉각 실현되어야 합니다. 한 노동자를 죽음으로까지 내 몬 한진중공업의 손배가압류 문제도 빠르게 해결되어야 합니다. 유성기업으로 대표되는 노조파괴공작은 반드시 엄단해야 합니다.
당선인이 강조한 100% 대한민국에 저 노동자들이 포함되지 않는다면 이는 진정한 통합이 될 수 없습니다. 지체 없이 박근혜 당선인이 해결에 나서야 합니다.
희망을 만드는 정치, 더 평등한 세상을 진보정의당이 이루겠습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진보정의당이 여러분들의 희망 하나 하나를 모아 한국 정치의 희망을 만들겠습니다. 진보정의당에 보내주신 신뢰와 기대가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세상을 보다 더 평등하게 바꾸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3년 2월 6일
진보정의당 공동대표 노회찬.조준호
진보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