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이정미 대표, 2/8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인터뷰 전문
유권자 의식해 피해자 외면, 조직 안위부터 걱정.. 이젠 달라져야
- 평등 강조하는 진보정당에서조차 다수의 성폭력 사건 발생
- 비난에 앞서 우리는 어떤가? 정치권의 자기고백과 성찰 필요해
- ‘왜 단호하게 대응 못했나’ 자책 금물, 반성은 가해자의 몫!
- 목소리 못 내고 있는 제2,제3 피해자들께 "죄송합니다"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8년 2월 8일 (목)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정미 대표(정의당)
◇ 정관용> 정의당의 이정미 대표 오늘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당 내의 성폭력 사건, 자진 공개했습니다. 피해자들에게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 이런 사과와 함께 정치권 내 성폭력 근절 필요성을 언급했는데요. 공당의 대표가 당내의 성폭력 사건 공개하고 사과한 기자회견, 아마 처음이 아닐까 싶은데 이정미 대표, 직접 연결해 봅니다. 안녕하세요.
◆ 이정미> 안녕하세요.
◇ 정관용> 이게 시작은 작년 10월 발생한 일이라면서요?
◆ 이정미> 오늘 제가 기자회견을 했던 것은 작년 10월에 있었던 어떤 특정한 사건을 말씀을 드리기 위한 것은 아니었고요. 정당 안에서 우리가 여러 가지 당규상 성폭력 피해를 예방하거나 발생했을 때 처리할 수 있는 규정도 있고 또 당내 성폭력 예방을 위한 의무교육이 진행되고 있지만 진보정당 안에서조차도 이러한 일들이 계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 이런 문제들에 대한 자기고백과 성찰 이것이 필요하다라는 취지에서 오늘 기자회견을 하게 된 것입니다.
◇ 정관용> 그런데 아무튼 기자회견을 하시면서 당직자의 직무정지 결정한 것을 먼저 밝히셨잖아요. 그거는 어떤 케이스입니까?
◆ 이정미> 작년에 우리 당 안에서 상당한 언어폭력을 행사했던 성폭력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당시에 성폭력 가해자인 전국위원들, 당에서 당기위원회를 통해서 제명하는 사건이 있었는데요. 이게 단순히 가해자 1명의 문제로 끝난 것이 아니라 그 주변에 있는 분들이 피해자를 고려하고 더 이상의 가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될 의무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또 다른 전국위원에 의해서 2차적인 정신적 피해를 주는 이런 일들이 벌어졌다는 걸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2차 가해의 전반적인 상황들은 당의 윤리심판위원회와 같은 당기위원회 안에서 조사를 해야 하지만 당으로서 주요한 당직을 맡고 있는 사람으로 인하여 이런 피해가 또 발생했기 때문에 당대표가 취할 수 있는 적극적인 조치로서 직무정지를 오늘 결정을 하게 된 것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작년 10월에 가해자는 이미 징계가 됐지만 2차 가해가 있었다는 얘기죠.
◆ 이정미> 네.
◇ 정관용> 그 2차 가해를 확인하고 오늘 조치를 취했다 이 말씀인 거고요.
◆ 이정미> 그 2차 가해라고 하는 명백한 규정은 사실은 당의 윤리심판기구에서 그것을 규정하게 되고 거기에 따른 징계를 내리게 됩니다. 하지만 분명히 현재 벌어진 상황을 저희들이 파악했을 때는 피해자에게 또 다른 정신적 고통을 주었다라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일단 당기위원회의 심판이 있기 전에 당이 빠른 조치를 취했다, 이렇게 봐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서 이런 일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성평등 실현을 목표로 하는 진보정당인 정의당 안에서 많은 성폭력 사건이 일어났고 가해자의 상당수가 당직자였다 이런 표현을 쓰셨죠?
◆ 이정미> 그렇습니다.
◇ 정관용> 많은 성폭력 사건? 도대체 얼마나 많다는 얘기입니까?
◆ 이정미> 제가 파악하고 있는 사건들 몇 가지를 오늘 말씀을 드렸고요. 당직자가 회식 자리에서 여성 당원에게 성희롱적인 어떤 발언을 했다든가 그리고 어떤 특정한 부문 위원장이 소속되어 있는 여성 당원에게 스토킹을 했다든가 이것은 제가 확인한 사항이고 아마도 이 이외에도 우리 당 안에서 말 못하고 아직 자신이 피해를 입었다라고 얘기하지 못하는 또 다른 제2, 제3의 피해자가 있을 수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미투 운동이라는 것이 피해자가 자기가 용기내서 나 이런 피해를 당했습니다라는 얘기를 하는 그런 운동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사실 그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를 복기하고 사람들 앞에서 그것을 드러낸다라는 것 그 자체가 엄청난 고통이 따르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분들에게 또다시 더 용기를 내셔서 더 얘기를 하십시오라고 하는 것이 과연 지금 시점에 정치인으로서 해야 할 얘기인가 그 고민을 하게 됐고요. 그래서 오히려 조직이나 단체 안에서, 우리 조직과 단체 안에서는 그런 일이 있었는가 없었는가 이런 것을 더 살피고 들춰내고 이러는 일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그리고 아직 다 드러내지 않은 그런 피해자가 있다면 당의 대표로서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고 싶어서 그런 말씀을 드리게 된 것입니다.
◇ 정관용> 하나하나 사실이 확인되면 당헌당규에 따라서 철저히 징계는 지금 다 하고 있다, 이런 겁니까?
◆ 이정미> 지금으로서는 제가 확인되고 있는 사항들은 그런 절차를 다 밟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서 또 지금 한국 정치에는 숨어 있는 안태근이 없는가. 여의도야 말로 성폭력이 가장 빈번한 곳으로 여성 정치인, 보좌인, 언론인에 가해지는 성폭력은 일상적이다, 이런 표현까지 쓰셨는데 정말 그렇습니까? 정치권이 그래요?
◆ 이정미> 그것은 각자 정당들이나 언론 기관이나 이런, 의원님들은 의원님들 대로 자신의 의원실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나 이런 것들에 대해서 면밀히 살펴보고 성찰하셔야 될 부분이라고 저는 봅니다. 제가 건너건너 들은 이야기들로도 상당 부분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 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요. 이번에 서 검사 사건이 터지고 난 다음에 의원실 각 보좌관들이 서로 소통하는 SNS상에서도 왜 이런 문제에 목소리를 높이면서 정작 우리 내부에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도 얘기하지 않는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여성 보좌관들도 저는 상당히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이것이 무슨 어떤 검찰 내부의 개혁을 왜 안 하냐, 어떤 당에서는 왜 그런 성폭력 문제에 대해서 눈 감느냐, 이렇게 남 탓을 하기보다는 자기가 소속되어 있는 곳, 자기가 몸 담고 있는 조직 안에서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분이 우리 안의 문제를 내가 덮으려고 하거나 해결하지 않으려고 하지는 않았는가, 이런 성찰을 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그 강조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여의도, 정치권은 그런 피해를 당한 사람들이 유별나게 내가 이런 피해를 당했다라고 하소연하기 어려운 구조입니까?
◆ 이정미> 이 모든 성폭력 특히 성희롱의 문제는 권력 관계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럴 때 사실 이 정치권이라는 것은 권력의 정점에 있지 않습니까? 어떤 때는 여성 기자가 의원으로부터 막말이나 반말, 하지 않은 이야기 이런 것을 들어도 쉽사리 그것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하거나 이러기 굉장히 어려운 곳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 여의도가 어떤 권력관계의 정점에 있기 때문에 훨씬 더 그 문제에 대해서 투철해야 된다라고 하는 그런 점을 강조를 드린 것입니다.
◇ 정관용> 서지현 검사도 검찰의 잘 나가는 고위 간부들, 나는 이쯤해도 괜찮아라는 식의 인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식의 증언도 하지 않았습니까? 사실 고위 검찰보다 정치인들은 더 권력이 세니까 정치인들이 그런 행동을 보이는 경우들이 있더라, 이런 얘기인 거죠.
◆ 이정미> 그럴 뿐만 아니라 사실 정당들은 다 유권자들의 표심을 가장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부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에 대해서 상당한 두려움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 정관용> 감추려고 하고.
◆ 이정미> 그렇기 때문에 피해자의 고통을 우선하다기보다는 조직을 외부적으로 어떻게 잘 보일 것인가 이런 것을 더 신경을 쓰기 때문에 오히려 그 피해가 가중되는 경우들이 더 많이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기자회견 하는 도중에 대표님이 울컥 눈물을 보이셨잖아요. 왜 그러셨어요?
◆ 이정미> 사실은 오늘 기자회견을 하면서 심적으로 굉장히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동안 아직까지 미투운동이 벌어지면서 여성들이 용기를 내고 있다, 이런 거에 박수 치는 분들도 많이 있지만 그 이야기 자체를 하는 것 그 자체가 고통스러운 피해자들도 상당히 있을 것이고 그분들을 정치가 제대로 보호하지 못했다라고 하는 것에 대한 자책감도 상당히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그동안 소홀한 것이 있어서 혹시라도 더 고통받고 상처 입었던 분들은 없었을까 이런 여러 가지 감정들이 좀 떠올랐습니다.
◇ 정관용> 이정미 대표도 정치하시면서 성희롱 피해를 입은 적이 있으시다면서요.
◆ 이정미> 여성으로 살면서 정치를 하든 안 하든 일상적으로 그런 문제에 굉장히 많이 직면합니다. 저도 20대 때부터 그런 경험들이 이렇게 저렇게 있었는데 정치를 하면서는 사실 선거운동 기간에 남성 유권자로부터 굉장히 감당하기 어려운 그런 성희롱이 있지만 또 그분들이 유권자이기 때문에 대응하기가 너무 어려운 그런 피해가 있었죠.
◇ 정관용> 선거운동하러 거리에서 유권자들을 만나는데 그 유권자가 그렇게 성희롱을 한다?
◆ 이정미> 네.
◇ 정관용> 거기도 단호하게 아무리 유권자라고 하더라도 단호하게 대응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 이정미> 그렇습니다. 그런데 제가 만약에 지금이라면 그분한테 같이 파출소로 갑시다 이렇게 하고 싶지만 그때는 너무나 당황스럽고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를 해야 될 것인지 거의 정신적으로 마비되는 그런 느낌을 받거든요. 그래서 많은 피해자들에게 똑같이 그렇게 질문할 수 있습니다. 그때 네가 그것을 저항하거나 문제제기를 분명히 왜 하지 못 했냐 이런 질문들을 많이 하시는데 실제로 피해를 당하는 여성들은 지나놓고 나서 내가 왜 그러지 못 했을까 이렇게 생각하지 그때는 그런 대응이 바로 나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내가 왜 그때 그러지 못 했을까 때문에 훨씬 더 2배, 3배 더 괴롭거든요. 그런데 제가 여성분들한테 하고 싶은 얘기는 그렇게 저항하지 못한 우리들의 책임이 아니다, 우리들의 잘못이 아니다. 거기에서 벗어나고 왜 그런 가해가 일어나는가 이 문제로 모든 것을 다시 초점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 정관용> 정의당 내의 사건에 있어서 진상규명 철저히 하겠다 이렇게 하셨는데 앞으로 구체적으로 어떻게 임하실 겁니까?
◆ 이정미> 일어나는 일부터 일단 제대로 처리하는 과정들이 필요하다고 보고요. 사실 오늘 기자회견을 하고 나서 또 한 분의 여성으로부터 문자를 받았습니다. 오늘 기자회견을 보고 용기내어서 저에게 자신도 이런 고통을 겪고 있다. 아마 이런 일들이 계속적으로 일어나게 될 텐데 당적으로 조금 더 면밀하게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더 힘을 써야 되겠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 정관용> 정의당이 출발이 되어서 정치권에 만약 이런 것들이 만연하다면 완전히 극복될 수 있는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 주시기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정미> 감사합니다.
◇ 정관용> 정의당 이정미 대표였습니다.
2018년 2월 8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