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이정미 대표, 신년기자회견문
일시: 2018년 1월 22일 오전 11시
장소: 본청 223호
청년들에게,
“예, 그래도 세상은 바뀝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듭시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그리고 자랑스러운 정의당 당원여러분.
영화 ‘1987’에서의 연희의 이야기로 기자회견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그런다고 세상이 바뀔까요?” 라고 연희와 같이 묻는 청년들에게 “예, 그래도 세상은 바뀝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가.
2018년, 정의당만이 아닌 대한민국 전체에 던져진 과제입니다.
절망의 가계부, 지.옥.고, 고용빙하기로부터 청년을 지켜야 합니다.
얼마 전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문제가 타결됐습니다. 부당한 처우를 참지 못해 노동조합을 만들었던 20대 청춘들의 입에서 “야! 되는 구나!”라는 이야기가 터져 나왔습니다. 저는 불법을 바로 잡고 처우가 개선된 것 그 이상으로, 그들이 세상을 바꾸는 경험을 하게 됐다는 점이 감격스러웠습니다.
하지만 2018년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가능성’은 가장 낯선 단어입니다. 최근 가상화폐에 대한 논쟁은 둘째 치고, 청년들이 이에 열광하는 이유는 노동소득만으로는 도저히 내일을 꿈꿀 수 없는 비관적 현실 때문입니다. 지난해 통계청은 30대 미만 저소득 1인가구의 월평균 소득이 78만 원이라고 발표했습니다. 2007년 ‘88만 원 세대’가 나온 지 10년 만에, 청년들은 더 가난해지고 더 밀려났습니다.
‘청년고용의 빙하기를 견딜 청년복지정책’이 즉각 시행되어야 합니다. 저는 청년의 존엄과 인간다운 삶을 위해, 세 가지를 제안합니다.
첫째, <청년사회상속제>로 절망의 가계부를 바꿔야 합니다. 150만원 월급에서 5-60만원 월세를 내고, 3-40만원 학자금 원리금을 갚아서는, 빈곤의 악순환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증여세와 상속세를 재원으로 1천만 원의 배당을 실시해, 청년들의 독립과 인간다운 삶을 지원해야 합니다.
둘째, <지.옥.고 탈출을 위한 적극적 청년주거정책>입니다. 1인 가구 맞춤형 소형임대주택, 사회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2,000만 원 미만 소액 월세 보증금 대출 등 주거금융 지원을 확대하여 이른바 ‘지옥고(반지하, 옥탑방, 고시원)’ 같은 비주택에서 청년들이 탈출하도록 도와야 합니다.
셋째, <청년실업부조의 도입>입니다. 취업경험이 없어 고용보험에 가입조차 못 했거나 장기실업 중인 청년들처럼, 고용보험 밖에서 아무런 사회적 보장도 받지 못한 채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삶의 기본적 여건을 제공해야 합니다. 아울러 청년고용의 빙하기를 극복하기 위해, <5% 청년의무고용할당제>를 민간기업까지 확대하여, 질 좋은 청년일자리를 늘리는 특단의 대책을 함께 강구해야 합니다.
■ 정치개혁과 제1야당의 정치적 위상 확보
국민의 삶이 변화하기 위해 가장 먼저 정치가 변화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문재인대통령은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평범한 국민의 삶이 좋아지는 대한민국’을 제시했습니다. 적극 동의합니다. 평범한 국민의 삶이 좋아지기 위해서는 촛불혁명이 계속 전진해야 합니다. 비단 전 정권의 적폐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 만연한 양극화와 불평등을 넘어서는 데까지 촛불혁명이 나아가야, 비로소 국민의 삶이 좋아질 수 있습니다. 정의당은 국민의 삶이 좋아지는 촛불혁명의 2단계 전진을 위해 올 한해 매진할 것입니다.
촛불혁명의 전진과 국민의 삶을 바꾸기 위해서는 세 가지의 ‘정치적 선결과제’가 있습니다.
먼저 ‘중단 없는 적폐청산’입니다.
국정원 선거개입과 특활비 상납, 자원외교와 헌법 위배. 이명박 정권은 박근혜 정권이 국가권력을 사유화할 수 있도록 길을 닦은 정권입니다. 국정농단의 곁가지가 아닌 뿌리가 바로 이명박 정권이며, 이를 잘라내지 않는다면 적폐 청산은 반만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최근 정의당 김종대 의원의 끈질긴 추적 끝에, 결국 이명박 정권의 헌법을 위배한 비밀군사협정도 드러났습니다. 반드시 이명박 대통령이 처벌 받도록 할 것입니다. 연이은 전 대통령들의 구속은 불행한 일이기는 하나, 지체된 정의를 실현하는 길입니다. 국정농단과 권력 사유화의 뿌리를 뽑아야, 두 번 다시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거침없는 국회개혁’입니다.
정치와 국회에 대한 국민의 인내심이 한계에 달했습니다. 개혁은 대통령 한 사람의 의지만으로 이룰 수 없습니다. 국회가 법을 바꿔 제도화해야 합니다. 하지만 연말 국회에서 드러났듯이, 지금 국민들에게 국회는 ‘국가 기관’이 아닌 국가 발전의 ‘걸림돌’일 뿐입니다. 자유한국당은 권력에 대한 금단증상에 빠졌습니다. 가진 것은 머릿수이고 할 줄 아는 것은 비토권 밖에 없습니다. 방금 전 홍준표 대표는 신년기자회견에서 좌파국가주의로 인해 대한민국이 불안하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대한민국의 최대 불안요소는 자유한국당입니다.
안보불안을 말하지만, 세계가 염원하는 평화 올림픽에 홀로 반대하고 자체 핵무장을 선동하며 전쟁위기만 부추기는 당사자입니다. 최저임금 인상에는 반대하고 노동유연화로 비정규직을 더 늘리자면서, 서민경제를 불안 정도가 아니라 파탄에 빠뜨릴 정책을 고집합니다. 신년벽두부터 국민들에게 세상 막말은 다 쏟아놓으며 케케묵은 색깔론 밖에는 자신을 지탱할 어떤 명분도 갖지 못한 자유한국당이 아직도 대한민국의 제1야당이라는 것 자체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최대 불안요소입니다
안철수 대표는 벌써 4번째 창당에 나섰습니다. 이번에도 양극단의 정치를 비판하며 제3당을 내세웁니다. 하지만 지난 총선에서 국민은 이미 국민의당을 제3당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제3당으로서 견제와 개혁에 성공하지 못한 것에 대해 일말의 반성도 없이, 이번에는 유승민 대표를 파트너로 보수표심을 공략하려는 것입니다. 낡고 구태한 선거공학에 유능한 대안정치가 꽃필리 만무합니다.
더불어민주당에게는 집권여당의 위상과 크기에 맞는 책임정치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신정부 출범 8개월이 지나는 동안, 개혁을 성사할 주도력과 정치력은 발휘되지 못했습니다. 특히 속절없이 시간이 흐르는 동안 탄핵연대가 개혁입법연대로 발전되지 못했던 것은 대단히 안타까운 일입니다. 아직 개혁의 골든타임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여당은 위기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지지율과 기득권에 취해서 촛불개혁의 사명을 소홀히 하지 않았는지 철저히 되돌아 봐야 합니다. 정부는 보이는 데 집권여당은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을 귀담아 들어야 할 것입니다. 이제라도 집권여당다운 책임 있는 역할을 통해 개혁의 정치적 여건을 조성하는 데 만전을 기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민심그대로 정치개혁’입니다.
국회개혁은 선거를 통해 가능합니다. 따라서 정치개혁은 ‘좋은 선거제도’라는 ‘인프라’가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선거법 개정 논의는 굼뜨다 못해, 아예 멈춰버렸습니다. 자유한국당의 몽니만을 탓할 수 없습니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선거제도 개혁에 책임 있게 나서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혁의 전초전이라 할 수 있는 기초의회 선거구 문제만 봐도 그렇습니다. 서울과 광주에서 4인 선거구를 늘리려는 선거구획정위의 잠정안 대신 4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분할하려는, 철저히 반개혁적인 행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여야 대표 회동에 이어 국회 시정연설에서도 연이어 선거제도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집권여당 대표의 신년 구상 어디에도 선거제도개혁에 대한 언급을 찾을 수 없습니다.
멀리 내다보아야 더 높이 도약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30년 만에 맞이한 호기입니다. 선거제도를 손보지 않는다면 양당독점의 기득권 정치로 회귀하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다행히도 민심연대라는 정당과 정파를 뛰어넘은 모임을 통해, 각 정당 소속의원들이 선거제도를 이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는 데 공감대를 이루는 등 긍정적인 변화의 기류를 읽을 수 있습니다.
당장 이번 지방선거에서부터 광역단체장 결선투표제를 실시해야 합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벌어지는 인위적인 정계개편과 이합집산은 국민에게 또 다시 정치 불신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인위적으로 후보를 조정하고 권력을 나눠 갖는 기존 선거제도 대신, 유권자에게 소신투표와 전략투표를 각각 보장하는 결선투표제를 도입한다면, 정치 불신을 불러오는 어지러운 정당정치를 정상화할 수 있습니다.
결선투표제 도입과 민심에 따른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혁이라는 과제는 각 당 대표들이 결심만 한다면 못 할 것도 없습니다. 주요 정당 대표들이 모여 이 문제를 진솔하게 논의하고, 선거제도개혁의 청사진을 국민 앞에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도록, 대표 간 회동을 제안합니다.
지방선거에서 제1야당의 정치적 위상을 확보하겠습니다.
목에 걸린 고구마보다 답답한 한국 정치, 이제 사이다 같은 정치개혁으로 시원하게 바꿔야 합니다. 이번 제7회 동시지방선거는 ‘대한민국 정치구도를 바꾸는 중대한 전초전’입니다. 민주주의에서 1당 지배는 불가능하며, 모든 개혁에는 ‘경쟁자’가 필요합니다. 국민들께 여쭙겠습니다. 정부여당을 견제?견인할 제1야당으로 더불어민주당 옆에 어느 당이 어울립니까? 권력에 대한 금단증상에 빠져 사태파악도 못하는 자유한국당입니까? 목표도 운명도 불분명한 새로운 보수정당을 만들겠다며 내부의 사생결단에 빠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입니까?
이제 정의당은 지방선거에서 <제1야당으로서의 정치적 위상>을 확보할 것입니다. 대선에서 진보정당 사상 최초로 200만 표를 획득한 정의당은 ‘창당 이후 최초로 두 자릿수 지지율을 목표’로 뛸 것입니다. 특히 정의당은 수도권과 호남에서 새로운 제1야당이 되어, 정치 판도를 바꿀 것입니다.
경남도의회 새누리당 의석 90%, 광주시의회 새정치민주연합 의석 95%. 균형을 상실한 지방의회에서는 어떠한 견제도 있을 수 없으며, 지방의회는 지방적폐세력의 방패막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의당 의원이 단 한 명이라도 있는 곳은 사정이 다릅니다. 정의당 장태수 의원이 있는 대구 서구의회가 그렇습니다. 3선의 장 의원은 1명뿐인 정의당 의원이지만 구청장의 업무추진비를 투명화하고, 관변단체 보조금을 현금 지급에서 신용카드 결제로 바꾸는 등 많은 변화를 이끌었습니다. 그가 없었다면 바뀌지 않았을 적폐입니다. 이제 전국에서 더 많은 장태수를 만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정의당은 전체 광역의회에 1인 이상의 당선자를 내고, 모든 기초의회에도 당선자를 내서 지방적폐를 청산하는 데 앞장설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께도 요청 드립니다.
지난 대선, 정권교체에 대한 절박한 심정으로 차마 심상정 후보를 지지하지 못하셨던 분이라면, 이번에는 정의당을 선택해 주십시오.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의당 수백 명 후보 한 사람 한 사람이 바로 우리 지역의 심상정입니다. 국민 여러분의 선택으로 정의당이 제1야당으로 부상한다면, 이는 곧 대한민국 개혁으로 가는 고속도로를 놓는 일이 될 것입니다.
■ 삶의 변화를 이끄는 정책
노동이 좋아져야 국민의 삶이 좋아지고, 일자리의 질이 바뀌어야 국민의 삶도 바뀝니다.
‘증세 없는 복지’만큼 허구적인 말은 ‘노동 없는 혁신’입니다. 하지만 최근 정부 관계자의 말 속엔 소득주도성장 보다 혁신성장이 더 강조되고 있어 우려스럽습니다. 기업의 창조적 혁신을 지원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일이라면 백 번 찬성하지만, 그 속에 사람과 노동이 빠져선 안 됩니다.
최근 폭풍처럼 밀려오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동반자 또한 노동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 4차 산업혁명은 노동자에게 ‘무지와 공포’의 대상이 됐습니다. 백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질 거라는 전망만이 넘치고 있습니다. 모든 산업혁명은 기술혁신만으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좋은 노동을 위한 사회혁신이 동반돼야 진정한 혁명입니다. 더 늦기 전에 이 문제를 해결할 사회적 대화가 시작돼야 합니다. 이미 독일에서는 ‘산업 4.0’과 함께 ‘노동 4.0’이라는 이름으로 노동과 복지제도의 변화에 관해 노-정 간 대화가 시작됐습니다. 노-사 간 대화를 통해, 지멘스의 스마트 공장처럼 자동화 후에도 일자리를 줄이지 않고 생산성을 높여낸 사례에 주목해야 합니다.
곧 닥쳐오는 변화에 대비하고 시급한 현안을 해결하려면 올해엔 노-사-정 사회적 대화가 복원돼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양대 노총 지도부를 만난 것은, 노-정 불신 극복을 위한 의미 있는 시작입니다. 모처럼 조성된 대화를 통해, 기존의 노사정위를 뛰어넘는 새로운 노사정 대화기구로 발전을 이뤄야 합니다. 새로운 노사정 대화기구는 형식도 중요하지만, 의제와 그 책임성이 더 중요합니다. 조세, 경제정책, 사회복지 전반을 다루는 <선진복지국가형 대화기구>로 자리 잡아야 합니다. 권한과 책임을 분명히 하여 ‘사회적 권위’가 있는 기구가 되어야 합니다.
노동조합에도 말씀드립니다. 노사정 대화기구에 참여하느냐 마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이전과는 질적으로 다른 사회적 대화기구를 만들 수 있느냐 여부입니다. 노사정 대화기구는 노동자에게는 <사회 연대를 실현하는 장>이 될 수 있습니다. 노동조합이 고용보험과 건강보험, 재정확대 등을 과감히 의제로 올리고 복지국가 전환을 주도할 수 있도록 정의당이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선언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를 이제는 민간으로 확대해나가야 합니다. 10년 전 민주노동당만이 유일하게 기간제 허용을 반대했지만, 이제는 정의당만이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보수정당인 바른정당까지 비정규직 사용 제한을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지난 10년간 왜곡된 대한민국의 노동시장을 이제 정치권이 책임지고 바로 잡아야 합니다. 각 정당에서는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제> 입법에 동참해 주시길 요청 드립니다.
최대 현안이라 할 근로시간 52시간 적용과 휴일근로 중복할증 문제는 이전 정부의 노동적폐를 바로잡는 문제입니다. 이전 정부의 잘못된 행정해석을 되풀이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근로시간을 단축하고 일자리를 나눈다는 원칙에 따라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합니다.
최저임금 문제는 결국 경제민주화로 풀어야 합니다.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이 작년보다 16.4% 인상되면서, 최저임금 인상정책에 대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5개 정당이 모두 최저임금 1만원을 공약한 것을 망각한 듯, ‘배신의 정치’가 횡행하고 있습니다. 불로소득엔 눈 감고, 최저임금엔 성내는 보수정당의 괴담과 저주는 즉각 멈춰져야 합니다.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도 최저임금을 주는 자영업자도 경제적 약자입니다. ‘문제는 강자의 탐욕이며, 뒤틀린 한국경제’입니다. 자영업자들의 손익명세서가 그 생생한 증거입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주가 내는 임대료는 영업이익의 3배를 넘었고, 카드수수료는 10%를 넘나들었습니다. 가맹본부는 점주에게 가맹비로 영업이익의 2배를 챙겨갔습니다. 이런 불로소득은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최저임금만 문제 삼는 것은, 약자를 내세워 강자들의 탐욕을 은폐하겠다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최저임금 문제는 결국 경제민주화>로 풀어야 합니다. 하도급 관계에 있는 중소기업과 프랜차이즈 대리점·가맹점의 최저임금 인상분은 본사나 가맹본부가 부담하도록 제도화하고, 공공부문 입찰계약 시 최저임금 인상분이 계약금액에 반영되도록 자동 조정돼야 합니다. 상가임대료 상한제를 실시하고, 체크카드는 0% 신용카드 수수료는 1% 이하로 인하하며, 원청의 하청에 대한, 가맹본부의 가맹점주에 대한 불공정 행위를 엄단해야 합니다.
국민여러분,
불과 몇 달 뒤 지방선거를 마치고 나면 또 다시 2019년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대로 2020년 최저임금 1만원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올해 15.3%(8,650원) 인상을 이뤄내야 합니다.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우리 사회가 견디고 지켜내야 할 과제입니다. ‘자영업자도, 중소기업도, 저임금 노동자도 상생하는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위해 정의당은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
개헌은 지난 60년 적폐와 단절하고 <새로운 삶을 약속하는 시민계약>입니다.
국민의 삶을 바꾸는 과정엔 성역과 그늘이 없어야 합니다. 촛불혁명을 거치며 우리 민주주의는 새로운 단계에 도달했습니다. 국민은 더 이상 ‘민주주의 없는 보수’나 ‘민주주의 없는 진보’를 용납하지 않으며, 한 가지 가치나 시각만으로 사회를 재단하지 않습니다.
개헌도 마찬가지입니다. 시기보다 중요한 것은 내용입니다. 이 토론의 의제에는 규제도, 금기도 없어야 합니다. 그동안 터부시됐지만, 정작 당사자들에겐 커다란 고통이었던 문제들에 대해 토론을 시작하고 해결해야 합니다. ‘낙태죄 문제’와 ‘성소수자의 가족구성권’ 문제가 바로 그 예입니다. 원치 않는 임신에 대한 책임이 여전히 여성에게 전가되고 있으며, 성소수자는 삶의 동반자가 이성이 아니라는 이유로 사회의 보호에서 배제되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 민주주의가 이 토론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성숙했다고 믿습니다.
새로운 시민계약을 체결하는 데에는 당연히 시민의 열정과 열망이 담겨야 합니다. 광복 이후 새로운 삶에 대한 열망이, 1948년 제헌헌법에 노동자 이익균점권으로 담겼던 것은 좋은 예입니다. 이 ‘오래된 미래’를 되살려, 새 헌법을 노동자·농민, 일하는 사람의 권리를 지키는 ‘노동 헌법’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인권과 권력의 관계를 재정립해야 합니다. 다시는 ‘박종철의 죽음’도 ‘백남기의 죽음’도 일어나지 않도록, 시민 기본권이 함부로 침해받을 수 없는 ‘인권 헌법’을 만들어야 합니다. 피부색·성적지향·성별에 대한 어떤 차별도 금지하여, 그 누구도 포기하거나 배제하지 않는 ‘평등 헌법’을 만들어야 합니다. 또한 새 헌법은 민주적 정치 제도와 지방분권을 보장하는 현대적 ‘민주 헌법’이 되어야 합니다.
보수야당은 개헌 시기를 두고 펼치는 정략적 주장을 중단해야 합니다. 촛불혁명이 시작된 지 만 2년이 되어 가는데, 아직도 개헌을 하느냐 마느냐 옥신각신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입니다. 지방선거와 개헌안 동시 투표는 지난 대선 5당 공통 공약이었습니다. 국회는 국민과의 약속대로 조속히 개헌안을 마련하고, 6월 지방선거에서 국민의 결정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촛불혁명에 가장 앞자리에 서고자 했던 정의당은 국민의 삶을 바꾸는 개헌에서도 가장 헌신적으로 노력할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한반도 평화체제 실현을 위한 <포스트 평창 플랜>을 세웁시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곧 개최됩니다. 북한이 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히면서, 평창올림픽은 유례없는 평화의 제전으로 거듭날 전망입니다. 여기까지 상황을 이끌어온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며, 저 역시 야당 대표로서 누구보다 평창올림픽 성공을 위해 함께 노력할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중요한 것은 평창 이후입니다. 현재의 개선된 상황을 환영하면서도 다들 평창 이후에도 대화가 지속되고, 평화가 정착될 수 있을지 내심 걱정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런 우려를 불식하고, 남과 북, 동아시아의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포스트 평창 플랜>을 세워 한반도평화를 주도해야 합니다.
한반도 평화의 길을 닦기 위해 <평창올림픽 한반도 평화열차>의 운행을 제안 드립니다. 북측 선수들이 입국이 아닌 남과 북을 가로질러 입경한다면 이는 평화의 상징이 될 것입니다. 도라산역까지는 북측의 기차로, 이어 서울역까지는 우리 측 경의선열차로, 마지막 목적지인 평창까지는 KTX로 이동로를 열게 된다면, 이후 평창의 평화열차는 대륙으로 뻗어가는 항구적인 한반도 통일열차로 발전할 것입니다. 당국의 적극적인 검토를 부탁드립니다.
지금이야말로 중량감 있고 대북정책에 정통한 인사를 ‘대북특사’로 파견할 적기입니다. 이를 통해 연내에 ‘3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해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개선시켜야 합니다. 또한 주변 강국을 움직이는 대담한 평화외교를 전개해야 합니다. 북-미 고위급 대화를 주도적으로 중재하고, ‘서울이 평양과 워싱턴을 잇는 가교’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대한민국이 이렇게 북한이 세계와 만날 수 있게 안내한다면, 비로소 북한도 무기 대신 대화를 선택할 것입니다. 그렇게 ‘사실상의 쌍중단’을 이루어낸다면, 가까운 시기에 ‘제2의 9.19공동성명’으로 한반도 비핵화-평화체제의 길이 열리는 것도 가능할 것입니다.
한반도 평화체제로 가는 길에 ‘대담한 협치’는 필수적입니다. 공산권과 대화를 시작한 공화당 닉슨 정부는 “공을 독차지하지 않겠다”며 민주당에 협력을 요청했습니다. 서독의 브란트 총리, 이스라엘의 라빈 총리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일관된 평화정책은 국내정치의 단합된 힘에서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보수야당은 단일기 반대와 같은 냉전 논리를 앞세우며, 대북제재를 위해선 평화도 올림픽도 다 포기할 수 있다는 식의 현실부정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보수정권 10년의 대북정책이 철저히 실패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평화의 협력자가 될 때입니다.
야당은 변화된 한반도의 현실을 인정하고, 정부는 포스트 평창 플랜의 실천은 물론, 구상 과정부터 야당의 참여를 독려해야 합니다. 정의당은 정부가 적극적 평화정책을 추진한다면 기꺼이 협조하고, 주저하는 야당의 협조까지 이끌어내 얼어버린 남북과 동북아 관계를 뚫는 ‘평화의 쇄빙선’이 되겠습니다.
■ 정의당의 정당 만들기
청년들에게 응답할 수 있는 좋은 정당을 만드는 데 매진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정의당은 촛불혁명의 전진과 삶을 바꾸는 정치를 위해 <좋은 정당 만들기>를 지속해 나갈 것입니다. 지난해 말, 정의당에는 두 가지 일이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정의당의 정당후원금 모금액이 전체 정당 중 1위를 달성한 일입니다. 정의당이 평범한 국민들의 정치 참여를 독려한 시민참여정당이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두 번째는 정의당 대의원 700명 전체가 1박 2일 동안 성평등과 장애평등,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 등에 대한 정당교육을 수료한 일입니다. 모든 정당이 이합집산으로 물고 뜯을 때, 정의당은 정당교육으로 당의 일체감을 다지고, 당을 당답게 만드는 데 더 집중했습니다. 올해 저는 주간브리핑 등 당원들과의 직접적 소통을 대폭 강화할 것입니다.
정의당이 이토록 <정당 만들기>에 매진하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정당이 바로 서지 않으면 민주주의가 바로 설 수 없고, 정의당이 대변하는 일하는 사람들과 사회 약자들의 목소리도 지킬 수 없기 때문입니다. 촛불혁명의 진전을 위해 올해도 정의당에게 좋은 정당 만들기는 최우선의 과제입니다.
정의당은 지방 선거 이후 한국 정치에서 볼 수 없는 혁신을 단행해 청년정당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청년 정치의 변화를 정의당이 주도하겠습니다. 그럴싸한 전문직에 종사하다 정치에 입문하는 한국 정치 풍토는 엘리트 정치와 기득권 정치의 근원이 되고 있습니다. 정의당은 ‘보통의 청년들이 정치에 도전’할 수 있게 하겠습니다. 정당 사상 최초로 10년의 전망을 가진 <정치인 사관학교>를 설립하겠습니다. 청년 당원들에게 정치적 기회를 제공하겠습니다. 이미 청년 노동자들의 노동 상담 창구로 자리 잡은 정의당 비상구를 더욱 확대하는 한편, 대중적 청년 단체인 <청년정의당>을 곧 발족하겠습니다. 또한, 청년정당으로의 전환을 위해, 여성정치발전자금처럼 매해 정의당이 받는 국고보조금 일부를 청년 부문에 할당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국민의 삶을 바꾸기 위해, 그 누구보다 노력하는 정의당이 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한해 평안하시고 건강하십시오. 감사합니다.
2018년 1월 22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