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쌍용차 휴무(무급)자는 확약서를 폐기하고 당당하게 공장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일시: 2013년 2월 4일 오전 10시 40분

장소: 국회 정론관

■심상정 위원장 모두발언

국회 환경노동위원 심상정의원입니다. 오늘은 쌍용자동차 무급휴직자로 구성된 휴무(무급)자 위원회 기자회견을 소개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2009년 쌍용자동차 지부와 회사가 무급휴직자를 1년 뒤에 복직시키겠다고 합의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그 합의가 3년 동안 지켜지지 않다가 지난 1월 10일에 무급휴직자 455명을 3월 1일자로 전원 복직시킨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새누리당은 무급휴직자 3월 1일 전원 복직을 계기로 해서 마치 쌍용자동차 문제가 다 해결된 것처럼 호도하고, 국정조사 폐기의 근거로 홍보를 해왔습니다. 

하지만 3월 1일자로 복직하게 된 무급휴직자 455명은 또 다른 고통에 직면해 있습니다. 쌍용자동차는 약속 이행 합의에 꼼수를 쓰고 있습니다. 그동안 2009년에 이뤄진 노사합의를 이행하지 않아 무급휴직자들이 제기한 휴업수당 지급 소송을 포기한다는 확약서를 쓰는 조건으로 복직시키겠다고 협박하고 있습니다. 무급휴직자들을 다시 한번 고문하고 있습니다.

사실 무급휴직자들의 복직은 정확히 말하면 복귀입니다. 해고되지 않고 근로관계를 계속 이어왔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회사의 귀책사유로 무급휴직자들의 복직이 미뤄진 책임은 당연히 쌍용자동차가 져야 합니다. 그 책임을 묻는 소송이 2월 15일 법원 선고를 앞두고 있는 이 시점, 쌍용자동차는 3년 만에 이뤄지는 복직의 전제조건으로 소송취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저는 ‘3월 1일 455명 전원 복귀 결정’을 놓고 쌍용자동차와 새누리당은 꼼수를 부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쌍용자동차는 진정성 있는 합의 이행자세를 보여야 합니다. 무급휴직자들에게 확약서 요구하는 일체의 행위를 중단해야 합니다. 또한 455명 전원 복귀를 국정조사를 이행하지 않는 명분으로 삼았던 새누리당도 책임져야 합니다. 새누리당의 이한구 대표가 지금 벌어지고 잇는 무급휴직자들의 고통에 대해 답해야 합니다. 

<기자회견문 전문>

국민 앞에선 휴무(무급)자 전원 공장복귀, 뒤에서는 소송취하 겁박!

- 휴무(무급)자는 회사의 이중적 행태에 분노하며, 공장복귀와 체불임금 소송은 별개의 사안임을 분명하게 밝힌다. 확약서 폐기를 강력히 요구한다.

또한 쌍용차 국정조사 반대의 희생양으로 휴무(무급)자를 정치적 방패막이로 삼는 일체의 행위에 대해 분명하게 반대한다.

쌍용자동차 진실을 가리는 국회 차원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국정조사는 대선공약 이행 차원이란 사실을 우리는 강조한다.

쌍용자동차 회사는 지난 1월 10일, “2013년 3월 1일부로 휴무(무급)자 455명에 대해 전원 공장복귀를 실시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국민들 앞에 발표했다. 늦었지만 3년 6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고통 속에 살아온 우리 휴무(무급)자들은 전원 공장복귀를 결정한 쌍용자동차 회사 발표를 환영하며, 억울하게 해고된 노동자들의 공장복귀도 하루빨리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당연한 휴무(무급)자의 공장복귀에 정치적 거래와 꼼수가 존재했다.

이번 공장복귀 결정은 한편으론 반가우면서도 아무도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전격적이었기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복귀를 요구하는 휴무(무급)자들의 임금 청구소송 재판 선고가 막바지에 이르렀고, 특히 회사는 그동안 대형 로펌 변호사까지 동원하여 강경 대응하던 그동안의 태도와는 판이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더불어 쌍용자동차 국정조사 촉구 여론이 들끓고 있는 민감한 시기이기도 하여 복직 결정의 배경에 정치적 거래나 꼼수가 존재하고 있지 않을까라는 의구심이 든 것 또한 사실이었다. 

앞에서는 공장복귀, 뒤에서는 “소송취하”라는 확약서 서명을 강요하는 회유와 협박!

결국 이 의구심은 곧바로 사실로 드러났다. 쌍용자동차 회사는 휴무(무급)자 복귀 발표 며칠 지나지도 않은 지난 1월 19일(토) 평택공장(기숙사 세미나실)과 창원공장, 구로정비사업소에서 휴무(무급)자에게 1월 31일까지 확약서에 서명할 것을 강요했다. 확약서에는 “소송중인 자에게는 소송취하와 소송을 하지 않는 자에게는 앞으로 민?형사상의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하면서 ‘확약서에 서명을 하지 않을 경우 공장복귀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협박성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더불어 공장복귀만을 결정했을 뿐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은 채 앞으로 회사가 결정한 모든 사항에 무조건 따라야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휴무(무급)자 복귀 결정이 서릿발 같은 사회적 정치적 요구인 국정조사 요구 회피 꼼수에서 비롯되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또 회사가 대형로펌 변호인단까지 앞세워 휴직기간 동안의 임금을 주지 않으려 했으나 여의치 않자 최종선고일 며칠 앞두고 복귀를 선언한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정치권과 회사는 휴무자 복귀를 앞세워 국정조사도 막고 임금지급도 하지않는 일석이조를 노린 것이라 볼 수밖에 없다.

휴무(무급)자들은 확약서 서명 강요에 분노를 금치 못하며, 즉각 확약서 서명을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

휴무(무급)자들의 공장복귀는 너무나 당연한 결정으로 공장복귀와 소송은 별개의 문제임을 분명히 밝힌다. 3년 6개월이라는 고통의 시간을 보낸 휴무(무급)자에게 사과와 보상 보다는 모든 권리를 포기하는 확약서 서명 요구는 너무나 가혹한 처사로 우리는 이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무엇보다 확약서 서명을 통해 소송 취하를 강요하는 것은 공장복직의 의미를 퇴색시킬 뿐만 아니라 또다시 확약서 서명을 기준으로 휴무(무급)자간의 갈등과 구분의 경계를 짓겠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휴무(무급)자들이 받았던 지난 시간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즉각 확약서 서명 강요를 철회해야 한다. 

휴무(무급)자 공장복귀가 국정조사 반대 위한 여론몰이 수단으로 전락하는 일체의 행위에 대해 반대한다.

회사는 휴무(무급)자 공장복귀 발표와 동시에 대대적인 언론 홍보를 통해 국정조사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또한 공장안 노동자들과 협력업체, 국민을 대상으로 한 반대 서명을 통해 반대 여론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는 마치 휴무(무급)자들의 공장복귀와 국정조사 반대가 한 세트로 보이는 착시현상을 낳고 있다. 이 대목을 바로 잡아야 한다. 우리 휴무(무급)자들의 처지와 입장이 국정조사 반대인 것처럼 선전되는 것은 무급자위원회의 입장과도 맞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국정조사를 통해 그동안의 시시비비를 말끔하게 정리하는 것이 쌍용자동차 정상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우리들의 판단이기 때문이다. 우리 휴무(무급)자들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이해 당사자 간의 해결 모색이란 것이 얼마나 어렵고 시간 낭비였던가를 돌이켜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휴무(무급)자 복귀에 따른 실무 협의에 휴무(무급)자들의 의견이 배제되고 있다. 적극적으로 수용하라.

휴무(무급)자 위원회는 그동안 3년 6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휴무(무급)자들의 실질적 이해와 요구를 대변한 단체였다. 공장안 기업노조와 회사를 상대로 대표성을 갖고 면담과 협의를 진행시킨 바도 있다. 그런데 3월 1일 공장복귀와 관련한 일체의 논의와 실무협의에 휴무(무급)자들의 의견이 배제되고 소외되어 왔다. 이는 회사의 고압적 자세를 보여주는 단면임과 동시에 복귀이후 휴무(무급)자들의 녹녹치 않을 공장생활을 말해주고 있다. 우리는 공짜로 지갑 줍듯 공장복귀를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회사의 약속 불이행, 즉 사용자측의 귀책사유가 분명한 사안으로 당당하게 복귀하는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우리 휴무(무급)자 위원회는 이번 기자회견 이후 임금소송 선고가 예정된 2월 15일까지 서울남부지법 앞에서의 1인 시위는 물론 선전전을 포함 다각도로 우리들의 당당함을 알려나갈 것이다. 

따라서 쌍용자동차 휴무(무급)자 위원회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휴무(무급)자를 국정조사 반대의 희생양으로 삼는 일체의 행위에 대해 반대한다.

하나. 쌍용자동차는 휴무(무급)자에게 강요하는 확약서 서명을 즉각 폐기하라!

하나. 체불임금 소송과 공장복귀는 별개의 사안이다. 체불임금 소송 포기 강요 즉각 중단하라!

하나. 공장 복귀 실무협의에 휴무(무급)자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실무협의에 나서라!

2013년 2월 4일

심상정 노동자살리기 특별위원회 위원장

쌍용자동차 휴무(무급)자 위원회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