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은 약자와 연대를 강조하며 고소인의 손을 잡겠다고 했다.
그 말에 토달고 싶지는 않다. 내가 알던 정의당스러운 것이니 딴지 걸고 싶지도 않다.
그런데 고소인과 지금 당장 가장 강한 연대는 담당 변호사 김재련이다. 정의당은 고소인과 연대한다고 했으니, 삼단 논법으로 정의당은 이제 김재련과 손을 잡아야 한다.
정의당이 고소인의 손을 잡는 것은 크게 두가지 이유일게다. 그녀가 '약자'라는 것이고, '젠더 폭력 피해자' 이기 때문이다.
약자의 권익 보호.
김재련이 누구인지 알아보면 깜놀할 것이다. 김재련의 프로필은 박근혜 정부에서 꽃을 피우는데 그중 여성가족부 권익증진국 국장을 지냈다. 문제는 그 시절 대한송유관공사 여직원 강간 살해 사건 피해자의 유족을 상대로 윽박지르고 갑질 논란을 일으킨 인물이다. 다시 말하지만, '무릎에 호~ 해주는 성추행'이 아니고 무려 '강간 살해' 사건이다.
약자이기 서러운 것은 강자가 그 힘을 바탕으로 약자를 무시하고 물어뜯기에 서러운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이것을 '갑질'이라고 부른다. 약자를 보호하는 변호사가 갑질논란 당사자인데 이제 정의당은 그 '갑질'과 연대해야 한다.
젠더 폭력 피해자
위의 대한송유관공사의 사례로도 충분하지만, 김재련의 젠더 폭력에 대해 짚어야 할 것은 '겨우' 저정도가 아니다.
단군 이래 이땅에서 일어난 가장 잔인하고, 피눈물 나는 젠더 폭력은 일제하의 위안부 문제이다. 여기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런데 김재련이 바로 위안부 문제를 뭉개는 것이 목적이었던 '화해치유재단'의 이사였다는 점은 놀라운 우연이 아닌가? 당시 김재련이 했던 말은 '우리 모두 조금씩 양보해서 평화로운 미래를 위해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적극적으로 해나가면 좋겠다' 라고 말한 바 있다. 무려 방송에 나와 카메라 앞에서 한 말이다. 일본의 극우가 늘 주장하는 '과거사는 묻어두고 희망의 내일로 나가자' 라는 말을 한국말로 번역해서 적당히 버무리면 딱 김재련의 말이 될 것이다.
이제 정의당은 일본 돈으로 만들어 일본의 젠더 폭력을 무마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재단의 이사와 연대해야 한다.
김재련의 남편 논란까지 얘기하자면 너무 길어지고, 고소 고발을 너무 좋아하는 살벌한 변호사라 하지 않겠다. 그래도 이거 하나는 짚고 넘어가고 싶다.
어제 김재련이 보여준 기자회견은 '위력에 의한 성추행 고소인의 변호인'의 자세라고 보는가?
성폭력 피해자가 고소를 결정하고 수사와 재판을 겪으면서 자주 하는 말은 성폭력 당시의 경험보다 수사와 재판의 과정이 더 수치스럽고 모멸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단둘이 일어난 사건이 세상에 드러나면서 느끼는 자괴감은 무엇과도 비교하기 힘든 치욕을 느끼게 해줄 것이다. 성폭력 자체가 '육체적 성폭력'이었다면, 수사와 재판의 진행은 '정신적 사회적 성폭력'이라고 비유한다. 해서 유능하고 고소인의 마음을 헤아리는 전문 성폭력 변호사라면 최대한 조용하고 빠르게 진행하는 것이 최대 미덕일 게다.
어제 김재련은 비밀 단톡방 초대 캡쳐 이미지 하나 들고 나와 온 세상에 알렸다. 더 주요한 증거는 다음주에 공개하겠다고, 말하자면 맛보기를 선보이고, 본편을 예고한 셈이다. 뭔가 '신나 보였다'면 내가 오바하는 것일 수는 있지만, 김재련의 어제 태도는 이 이슈를 결코 빠르게 끝내고 싶은 생각이 없어 보인다. 박시장에 대한 조문조차 고소인의 기억에 대한 2차 가해라고 하는데 담당 변호사는 마이크 앞에서 시리즈 기자회견을 하겠다는 것이 온당한 태도인가?
또한 특정할 수 없던 고소인에 대해 시장 비서실 근무 기간과 그만둔 시점, 그리고 현재도 공무원이라는 TMI 를 뿌려대며, 고소인의 신상에 대해 관심도 없던 사람들의 관심까지 끌고 있다. 이게 성폭력 전문 변호인이 취할 태도인가? 고소인의 신상에 대한 힌트를 주면서, 행여 호기심에 신상을 털면 고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김재련이 어쨌든 고소인의 법률 대리인이니, 류와 장은 저런 변호사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연대해야 한다. 이제 정의당이 무슨 낮짝으로 갑질과 위안부 보상 문제에 대해 얘길 할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