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하는 마음이었는데 불안한 정황은 비극적 사실로 드러나고 말았습니다.
조금씩 흘러나오는 성추행 고소사건얘기는 더욱 불길한 예감이 들도록 만들었지요.
얼마나 큰 죄이길레 스스로 목숨을 끊을 만큼 죗값을 치뤘어야 했는지 답답합니다. 아마 그런 일을 저지른 자신과 그로인해 상처입을 많은 사람들, 이를 기회로 공격해올 많은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그 길만이 최선이라고 스스로를 몰아갔겠지요.
사실 인간이 자기의 진실을 증명하기위해 걸 수 있는 것은 목숨뿐입니다.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는 그 사람의 깜냥이지요. 목숨을 내놓아도 그것마저 조롱꺼리로 만들수 있는 사람들도 많이 있지만 그럴 때 필요한 날벼락은 참 드문 일이고 그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죠.
몇 십년이 지난 일이 되었지만, 답답한 사회현실을 한탄하던 젊은 날 참여연대가 제안한 삼성주주운동에 환호하면서, 박원순 장하성 같이 기득권에 붙어먹지 않고 사회를 정상적으로 바꾸려 노력하는 능력있는 지식인들도 이 사회에는 있다는 것을 큰 희망으로 알고 살았습니다. 이들이 시장으로 청와대 참모로 일하며 능력을 인정받고 차기 지도자로도 거론되던 것을 큰 자랑으로 알았습니다.
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큰 빚을 졌습니다.
삼가 고통스러웠고 외로웠을 그의 마지막 길에, 그의 마지막 선택에 위로와 안타까움을 전합니다.
영원한 우리의 서울 시장 원순씨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