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추혜선 대변인, 역사는 검찰을 기억한다/청와대의 ‘네 살짜리’ 변명, 웃프다 관련
■ 역사는 검찰을 기억한다
오는 9일, 대한민국은 주권자의 힘으로 쓰는 위대한 민주주의의 새 역사 앞에 서게 된다. 국민들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라는 미증유의 헌정유린을 평화롭게 그리고 품격 있게 헤쳐 나가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국민적 성숙함으로 써내려갈 새 역사에 검찰은 함께 하지 못하고 있다.
김기춘 전 실장은 국정농단의 최대 부역자이고, 박근혜-최순실의 호위무사였다. 하지만 검찰은 아직까지도 김 전 비서실장에 대한 구속·수사에 미온적이다. 칼끝이 무딘 정도가 아니라, 칼자루를 잡을 의지조차 채 보이지 않는다.
고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비망록을 통해 작금의 사태에 있어 김 전 비서실장이 몸통이었다는 증거와 민낯이 만천하에 드러난 즈음이다. 김영한 전 수석의 ‘기록’을 관통하는 요체는, 집요하게 김 전 비서실장을 향하고 있다.
김 전 비서실장은 박근혜-최순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언론에 ‘상응하는 불이익이 가도록’ 지시했다. 또한 법원과 헌재가 응당 갖춰야 할 권위와 독립성을 거리낌 없이 유린했다. 그는 ‘법원을 길들이도록’ 김영한 전 수석을 종용하고, 대법관과 판사 인사에도 개입했다.
최근에는 국정원 댓글사건 관련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1심 무죄판결을 비판한 판사를 ‘비위법관’으로 몰아세우며 직무배제 시켰다는 의혹까지 일고 있다.
김 전 실장이 행했던 부역의 개인사와 헌법 파괴의 범죄행위 앞에서 검찰이 언제까지 침묵을 지킬지 지켜볼 일이다. 애초 그의 호가호위는 침묵하는 사법기관과의 공모가 만들어 낸 일이었다.
비망록은 문자 그대로 ‘잊지 않기 위해 적어 두는 것’이다. 검찰이 지금 해야 할 일은 진정 자성하는 마음으로, 오늘의 치욕을 잊지 않고 반복하지 않기 위한 비망록을 쓰는 일이다. 조직의 모든 것을 걸고 자정의 길을 찾아 나서는 것이다.
단언컨대 그 시작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구속·수사에 있을 것이다.
명예와 자존을 먹고 사는 검찰에게 묻는다.
비루한 오욕 속에 머물 것인가, 국민과 함께 새 역사를 쓸 것인가.
명심하라, 역사는 검찰을 기억할 것이다.
■ 청와대의 ‘네 살짜리’ 변명, 웃프다
이선우 청와대 의무실장이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백옥주사와 태반주사 등을 처방한 사실을 시인했다. 치료가 아닌 미용 목적의 주사는 처방한 적 없다던 거짓과 꼼수는 그 바닥을 드러냈다.
해당 주사를 “일반직원들에게는 처방하지 않았다”는 대목에서는 더 큰 의문이 증폭된다. 수백 개의 주사를 대통령 단 한 사람이 모두 사용한 것이라면 ‘온전한 국정운영’은커녕 정상인으로서의 삶도 기약할 수 없는 일이기에 그렇다.
백옥주사, 태반주사, 감초주사부터 향정신성 의약품, 비아그라와 남성용 탈모제까지…. 도대체 쉬이 납득할 수 있는 것이 단 한 가지도 없다.
세월호 당일 주사 처방과 진료가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이미 청와대의 ‘모든 것’은 신뢰를 잃었다. 삼척동자도 청와대를 믿지 않는다. 되도 않는 거짓과 변명으로 일관하는 청와대의 해명은, 마치 네 살짜리 어린아이가 제 눈을 가리면 제가 보이지 않는다고 믿는 수준의 그것 같다.
국정의 최고 콘트롤타워가 보여주고 있는 유아적 행태 앞에, 국민은 웃지도 울지도 못하고 그저 ‘웃플’ 뿐이다.
2016년 12월 6일
정의당 대변인 추 혜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