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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핑] 언론개혁기획단, 케이블 ‘병.정’들의 수난사 - 태광 티브로드 비정규직 노동자 51명의 고용승계거부에 관하여

 

언론?미디어계의 노동조건은 헬조선에서도 가장 뜨거운 곳에 놓여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규직을 찾아보기는 하늘의 별따기이고, 노동시간은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한다. 도제시스템을 악용한 노동착취도 일반적이고, 낮은 직급의 임금은 생활이 가능한지를 의심케 할 정도다. 방송 컨텐츠가 외주제작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면서는, 기존에 있던 지옥에 지하로 한 층이 더 생겼다. 실태를 파악하고 개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높지만, 천차만별인 근무환경과 조직이 어려운 고용형태 때문에 난항을 겪고 있다. 한류가 국가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는 찬사를 받고 있지만 그 미래를 밝게 전망하기 어려운 것은, 그 화려한 무대를 만드는 노동자들이 열악한 조건 속에서 교체 가능한 부속품처럼 다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우려했던 문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설을 앞둔 지난 2월 케이블방송(MSO)1위 업체인 태광 티브로드가, 협력업체와 재계약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일부 협력업체가 직원들의 고용승계를 거부하거나, 기존에 고용되어있던 인력에게 1~3개월의 수습계약을 요구하는 등 전형적인 노동탄압의 행태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희망연대노조 케이블방송비정규직 티브로드지부는 설립이후 두 번의 파업을 통해 2013년 노사상생협약을 이끌어냈다. “티브로드와 협력사는 케이블업계 최고 수준의 근로 여건을 만들기 위해 서로 협력하고, 고객에게 업계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약속도 있었다.

 

그러나 원청인 태광-티브로드와 협력업체들은 이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버리고는, 기어코 51명의 노동자를 거리로 내몰았다. 고용승계거부와 해고가 집중적으로 일어난 두 곳의 사업장이, 노조 조합원이 가장 많은 곳이라는 석연찮은 정황도 함께 포착되고 있다. 협력업체는 강짜를 부리고, 원청은 모르쇠로 일관한다. 이 병폐에 찌든 구도가 오늘 우리 앞에 다시 반복되고 있다.

 

방송사업자가 노동자들을 탄압할 때 피해를 받는 것은 탄압받는 노동자에서 그치지 않는다. 소비자는 숙련된 노동자들이 제공하는 우수한 유지관리서비스를 받을 수 없게 된다. 해당 지역의 주민이기도 한 노동자들의 해고와 일자리감소는 지역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무엇보다도 방통융합으로 통신재벌의 방송진출이 본격화되고, 결합상품으로 인하여 점차 시청자를 잠식당하고 있는 케이블 산업의 미래도 더욱 어두워진다. 케이블방송이 구현해야하는 공공성과 지역성역시 노동탄압과 후려치기에 열중하는 사이 점점 멀어진다. 결국 유료방송 노동자에 대한 탄압은 스스로의 미래에 대한 탄압이나 다를 바 없다.

 

정의당은 언론?미디어산업의 악질적인 노동관행을 뿌리 뽑기 위해 정책적?입법적 대안들을 모색하고 있다. 20대 국회에서는 한국 문화산업의 잠재력을 갉아먹는 자본의 근시안적 행보에 반드시 제동을 걸어야 한다. 문화산업의 창작자들과 노동자들이 노동의 가치를 인정받고, 즐겁게 일할 때 진정한 문화강국으로의 길이 열릴 것이다.

 

2016년 3월 3일

정의당 언론개혁기획단(단장 추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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