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한창민 대변인, 박근혜 대통령 대국민담화 / 누리과정 지원중단·보육대란 현실화 관련
■ 박근혜 대통령 대국민담화
한반도의 긴장상황을 염두에 둔 대통령의 대국민담화가 있었다.
오늘 담화는 안보와 경제에 대한 총체적 위기를 진단하고 그 해법을 국민들에게 전하는 자리였지만, 담화 내용은 실망을 넘어 암담함을 느끼게 한다.
현실에 대한 심각한 인식의 차이를 보여주었고, 잘못된 인식에서 제대로 된 해법이 나올 수 없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북핵사태에 대한 엄중함과 달리 그 대책은 너무도 안일하고 실효성 또한 의심스러웠다.
안보위기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의 전환이나 실질적 해결에 대한 새로운 대안은 없고, 중국과 유엔 안보리에 대한 막연한 기대만을 나열하여 외교 안보에 대한 무능을 여실히 보여줬다.
경제위기에 대한 진단과 해법도 마찬가지다. 반복되는 남의 탓뿐 특별히 달라진 게 없었다.
노사정 위원회를 유명무실화 한 것도, 노동5법 등 쟁점법안 처리의 가장 큰 장벽도, 대통령 자신과 그에 무조건 충성하는 여당의 비민주적 행태라는 자각이 전혀 없다.
대통령의 부적절하고 위험한 정국운영에 대한 문제제기에 귀 기울이기보단, 여전히 모든 게 국회 탓이고 야당 탓이고 노동자 탓이라고 호도하며 국민들을 선동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일말의 반성과 책임은 없고,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에 동의하고 협력하지 않으면 반국민, 반국가적인 행태라고 낙인찍는 편향적이고 독선적인 대통령의 아집이 참으로 놀랍다.
특히 질의응답 시간에 나온 대통령의 답변들은 왜 대한민국이 이토록 위기로 치닫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줬다.
안보와 경제 위기에 대한 추가질의에 답하는 대통령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무책임과 자기합리와의 극치였고 적반하장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위안부 합의에 대해 위안부 할머니들의 주요 요구를 다 담았고 명예와 존엄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자랑처럼 말하는 대통령을 보고 할 말을 잃게 된다.
역사교사서 국정화 추진에 대한 변명은 말할 것도 없고 보육대란의 책임을 교육청에 떠넘기는 뻔뻔함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참으로 곤혹스러울 지경이다.
정의당은 이번 담화를 통해 대통령이 변하지 않으면 우리사회의 현 위기와 혼란상이 전혀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한다.
■ 누리과정 지원 중단·보육대란 현실화 관련
보육대란 현실화가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이다.
그런데 그 동안 재정효율화를 이유로 누리과정 예산책임을 교육청에 떠넘겨 온 교육부가 특별교부금을 눈 먼 돈처럼 펑펑 써온 사실이 밝혀지며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특별교부금은 전국적 차원의 교육관련 국가시책사업 등 그 용도가 정해져 있는 것인데, 이 돈이 제대로 쓰이지 않고 의원들 지역구 챙기기에 동원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황우여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이임식을 일주일도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연수구의 7개 학교시설 사업 등에 52억 9천만원을 배정한 것을 스스로 결재했다고 한다.
또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일부는 이 교부금을 자신들이 지역구 사업에 끌어왔다고 홍보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누리과정 문제로 부모들의 속은 타들어 가는데 일부 의원들의 이 같은 행태는 참으로 개탄스럽다.
누리과정 예산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면 당장 이번 달 부터 우리 아이들은 갈 곳이 없어지게 된다. 못난 어른들의 탐욕이 결국 아이들의 삶까지 뒤흔들려고 하는 것이다. 파렴치한 정치인들의 권력놀음에 아이들과 부모님의 가슴이 타들어간다.
누차 지적했듯, 누리과정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국정 과제이다. 국가가 책임지겠다고 약속했고, 국민의 52.5%가 누리과정 예산을 정부가 국고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도 바로 이것이다.
그럼에도 박근혜 대통령은 이런 엄중한 상황을 남 일처럼 바라보고 있고 심지어 교육청에 책임을 떠넘기고 압박하는데 열 올리고 있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정부와 여당은 더 이상 핑계대지 말고 예비비나 특별교부금을 투입하든 지방재정교부금 교부율을 상향 조정하든 조속히 사태해결에 나서야 한다.
대통령 또한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의 보육 문제는 원천적으로 국가의 책임이자 의무임을 명심하고 책임을 다 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16년 1월 13일
정의당 대변인 한 창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