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김종민 대변인, 천안함 사건 5주기 / 서울총장포럼 총장들의 발언 / 해군 골프장 성희롱 사건 관련
■ 천안함 사건 5주기
오늘은 천안함 사건 5주기이다.
국방의 의무를 다하다가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46명의 국군장병들을 애도하며, 아직도 가족을 잃은 슬픔을 가슴에 안고 살아가는 유족들에게도 마음 속 깊은 위로를 다시 한 번 전한다.
오늘 우리는, 이런 비극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평화적인 방법으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유일한 길이라는 교훈을 다시금 되새겨야 할 것이다.
지금 한반도는 6·15공동선언에서 합의한대로 남북한 상호존중을 바탕으로 하는 실질적 대화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으며, ‘서해평화협력지대’로 나아갈 것을 합의한 10·4선언의 정신이 실천되어야 할 시점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 서울총장포럼 총장들의 발언 관련
서울지역 주요대학의 총장들이 어제 열린 서울총장포럼에서 기여입학제 허용과 재정운영 자율권 부여, 재단적립금 수익사업 투자 허용 등의 규제 완화를 주장했다고 한다. 또한 일부 대학총장들은 반값 등록금 때문에 재정위기가 온다고 주장했다.
도대체 총장들이 생각하는 대학의 개념이 뭔지 묻고 싶다. 대학은 하나같이 인재를 양성하고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다고 말한다. 그런데 총장들이 주장하는 바는 대학을 그냥 기업으로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먼저 반값등록금에 대해 대학 총장들의 망언에 개탄스럽다. 반값등록금이라도 한번 해보고 이런 말을 한다면 이해라도 하겠다. 청년실업이 심각하고, 학자금대출이 매년 늘어가는 이 때, 여론을 무시하고 눈치 보며 등록금을 올린 대학 총장들이 할 말인지 묻고 싶다.
기여입학제 같은 것은 대표적인 사다리 걷어차기 제도다. 그렇지않아도 계층간의 고착화가 심화되고 있는 와중에 그나마의 발판이 되어줄 대학조차 있는 사람들에게만 가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대학조차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서야 되겠는가.
그리고 현재 대학들은 인재를 육성한다는 본연의 목적도 도외시하고 있다. 비인기학과나 취업률 낮은 학과들을 통폐합하는 등 학문의 다양성을 파괴하고, 학생들의 학습선택권을 침해하는 등의 행동을 저지르고 있다.
대학이 스스로의 책임도 다하지 않으면서 돈 벌 궁리만 하는 모습을 보니 참담하기 그지없다. 이런 대학들의 모습에서 학생들이 도대체 뭘 보고 배우겠는가.
아울러 운영상의 이유를 핑계 삼는 것도 말짱 거짓말이라는 것은 해마다 늘어만가는 재단 적립금의 액수로 확연히 드러난다. 가진 돈은 풀 생각도 않으면서 어떻게든 긁어모으려는 생각이 좀 뻔뻔하지 않은가.
대학 총장들에게 고한다. 돈을 벌고 싶다면 그냥 기업체를 하나 차리시라. 왜 애꿎은 학생들과 학부모를 쥐어짤 생각만 하나. 대학의 경쟁력은 학교에서 가르치는 학문의 질과 배출한 학생들의 교양수준에서 결정된다. 눈에 보이는 취업률과 학교건물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질을 개선할 생각부터 하기 바란다.
대학 총장들은 제발 자제하길 강력히 촉구한다.
■ 해군 골프장 성희롱 사건 관련
정치개입, 방산비리, 인권침해, 성군기위반 등 군이 총체적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특히 해군의 기강해이, 도덕적 해이는 매우 심각한 상황인 듯하다.
해군교육사령부 소속의 중장이 골프장 캐디들에게 수차례 노래와 춤을 시키고 차마 입에 담기도 민망한 말로 성희롱한 사건에 대해 해군은 해당 간부를 징계위에 회부했지만 성희롱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갖고 있는 듯하다. 해군은 도대체 성희롱, 성추행이 뭔지를 아는지 조차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참으로 안타깝다. 해이해진 기강을 바로잡고 해군의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일벌백계의 조치를 취해도 모자랄 판에 어떻게든 사태를 축소하고 왜곡하려는 태도는 현재 해군의 기강해이, 도덕적 해이가 어느 정도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해군의 성군기 위반 사건은 이 뿐만이 아니다. 작년 해군사관학교 영관급 장교가 여 부사관을 성추행한 사건, 함정 내 여군 성추행 사건, 함장이 여군 장교를 성추행하는 사건 등의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일련의 사건들은 해군의 성군기 문란이 개인의 일탈이 아닌 조직적 문제라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특히 최근 해군의 위기는 방산비리를 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현재 방산비리로 구속되거나 입건된 7명 중 6명이 해군 출신이고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 중 두 명이 전직 해군참모총장이라는 것이다. 해군의 조직적 해이가 국가의 안보를 흔드는 수준까지 와있는 것이다.
해군은 현재의 위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지금과 같은 안일한 인식과 태도로는 실추된 명예는 물론 무너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해군은 기강확립에 대한 분명한 의지와 자정능력을 보여주어야 한다.강도 높은 개혁에 스스로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15년 3월 26일
정의당 대변인 김 종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