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김종민 대변인, 박근혜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관련
일시: 2015년 1월 12일 오전 11시 55분
장소: 국회 정론관
이번 신년기자회견은 한마디로 도대체 왜 한 것인지 알 수 없는 기자회견이었다.
국민들은 이제까지 대통령 얘기와는 다른 얘기를 듣고 싶은데, 그간 정부부처의 말을 모아놓은 이전 얘기와 한 치도 다르지 않은 회견이었다. 박 대통령 얘기는 설날연휴 매번 보는 재방송 영화를 재탕 삼탕 보는 것 같았다. 모든 질의에 작심한 듯 깨알 변명으로 일관하는 모습에 참 안쓰러운 회견이었다. 미리 준비된 질문에 답하는 모습에 소통은 찾을 수 없고 일방적 불통만 확인한 회견이었다.
박 대통령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를 날려버린 것 같아 매우 유감스럽다. 정의당은 하나하나 깨알같이 논평하고 싶은 생각이 있으나 대통령과는 달리 그간 논평으로 대신하려 한다.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건은 한 치의 예상을 빗나가지 않았다. 찌라시 유출 사건이다, 정윤회는 비선실세 아니고 국정과 전혀 무관하다, 민정수석의 사퇴는 항명 아니다, 문고리 3인방 사퇴할 이유 없다, 김기춘 비서실장은 당면 현안을 수습한 후 거취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대통령 스스로 제시한 가이드라인과 뭐가 달라진 게 있나. 도대체 무엇을 송구스럽다고 생각하는가. 송구스럽다면 누가 무엇을 책임진다는 것인가. 유일하게 대통령으로부터 처음 들은 말은 ‘송구스럽다’는 말인데 이마저 김기춘 비서실장에게서 이미 들은 말에 지나지 않는다.
김 비서실장, 문고리 3인방, 민정수석에 대해 변명하는 모습에 인사권자로서 참 애틋하게 보이기는 하나, 청와대의 권력이 어디에 있는지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검찰수사 결과 세 비서관들이 문제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했는데 검찰수사 결과는 대통령만 믿는 모양이다. 김 비서실장의 거취가 거론될 때마다 당면현안 처리 후 한다고 하는데 도대체 그 당면 현안은 언제 끝나는 것인가. 대통령 물러날 때까지 끝나긴 하는 것인가.
국민들이 기대했던 남북관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관심사에 대해서만 말하고 상대방 관심사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이 없었다. 전향적인 제의는 눈을 씻어도 찾아볼 수 없다. 남북정상회담은 전제조건은 없지만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 비핵화 등 전제조건을 일일이 언급하며, 그간 남북관계의 주도성이 아니라 다자간협의로 물러서 버렸다.
경제, 역시 예상한대로 자화자찬으로 일관했다. 4가지 구조개혁 등 국민들이 희생해야 할 일은 버릇대로 구구절절 가이드라인을 깨알같이 지시했다. 그런데 정작 혁신해야 하는 청와대 권력에 대해서는 포괄적 얘기 밖에 없다. 책임은 없고 떠넘기기에 열중이었다.
한일관계, 당청갈등, 통진당 해산, 신은미씨 및 국가보안법과 관련한 미국의 반응 에 대해서도 다른 얘기는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기대가 없었지만 해도 해도 너무한 회견이었다. 대통령에 대해 걸었던 마지막 기회를 작심한 듯 걷어차 버렸다. 이제 박 대통령에게 다가올 강한 레임덕은 본인이 자초한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2015년 1월 12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