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이정미 대변인, 朴 복지사각지대 점검 천명/국정원 직원 십알단 활동 관련
■ 박근혜 대통령 복지사각지대 점검 천명 관련
지난 주 세 모녀가 ‘죄송하다’는 유서를 세상에 남기고 동반자살한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주었지만 비슷한 자살 사건이 멈추지 않고 있다. 간암투병을 하던 50대 부부, 4살 아들과 함께 투신한 30대 주부 등 말하는 것만으로도 안타까움이 사무치는 죽음들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오늘 오전 국무회의를 통해서 세 모녀 자살 사건에 대해 기초수급자 신청을 했다면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몰라서 이용 못 하는 복지제도가 문제라고 했다. 정녕 이게 단순히 복지제도를 이용한줄 몰라서 벌어진 일이란 말인가.
문제의 본질적 핵심은 복지를 시민기본권이 아니라 사회적 낙오자들에게 주어진 혜택으로 여기게 만든 사회 구조이다. 몰라서 혜택을 외면한 것이 아니라 알면서도 이용하지 않는 것이다. 선량한 마음을 가진 이들이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도 죄책감을 갖게 만드는 제도 그 자체가 문제인 것이다.
과연 ‘있는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해결되는 문제인지도 모르겠다. 현재 심각한 사회양극화로 인해 복지 제도의 수급층보다 더 많은 비수급 빈곤층이 존재하고 사각지대에 가려진 차상위 계층의 숫자 역시 심각할 정도다. 거기에 불합리한 부양의무자 기준과 부정복지수급자 솎아내기 등으로 복지수급자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이 현실이다.
긴급복지지원제도 같은 것이 있다하지만 턱없이 부족한 사회복지 공무원들은 연일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고, 이들의 또 다른 자살을 불러와 커다란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복지사각지대 일제점검을 천명하면서 야당의 비협조, 민생방기를 운운했다. 그러나 오히려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거나 방기한 대통령에게 책임을 따져 물어야겠다. 지금 박근혜 대통령이 할 일은 이와 같이 절박한 문제들에 대한 해결을 위해 무엇보다 복지공약 파기를 사과하고 기초연금, 중증질환치료, 무상보육 등 기본 복지선에 대한 확보 노력과 아울러 부양의무자 기준 합리화 등 실질적인 개선책을 내놓는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 도처에서 벌어지는 복지민생파탄의 책임자는 누구도 아닌 박근혜 대통령이다. 더 이상 남 탓일랑 그만 두고 야당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구해 더 이상 끔찍한 죽음이 이어지지 않도록 절실하고 절박한 마음으로 결단해야 한다. 정의당 역시 이를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할 것을 약속한다.
■국정원 직원 십알단 활동 관련
국정원 직원이 대선 기간 중 ‘십알단’으로 활동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해당 직원이 사용했던 트위터 계정에는 당당하게 ‘십알단’이라는 호칭이 붙어있었다.
십알단은 새누리당 SNS단장 윤정훈 목사가 대선 기간 중 운영했던 댓글 알바단이다. 사실상 박근혜 대선 후보의 선거운동 조직이었다. 국정원 직원이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인터넷 여론 조작 활동을 벌였고, 그 중 일부는 박근혜 후보 캠프의 이름을 달고 있었다. 이 정도면 국정원 등의 국가기관과 박근혜 후보 측과의 관계는 더 이상 설명할 것도 없지 않은가.
국정원과 국가기관의 조직적인 대선 개입은 이제 사실을 밝혀내야할 문제가 아니라, 사실 그대로를 인정하는 문제가 됐다. 이제 대선불법 개입에 국정원과 박근혜 후보 측이 연계되어 있다는 점이 확실히 밝혀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에 대해 조속히 입장을 밝히기 바란다. 국민들은 더 이상 ‘개인적 일탈’을 핑계삼는 가당찮은 해명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반드시 명심해야할 것이다.
이제 검찰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비롯한 국정원 관계자들 뿐만 아니라 박근혜 후보 대선 캠프 관계자들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 그간 제기된 모든 석연찮은 문제들을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말끔히 해소해야 할 것이다.
2014년 3월 4일
정의당 대변인 이정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