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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핑] 이정미 대변인, 박근혜 대통령 시정연설 관련

 

일시: 2013년 11월 18일 오전 11시 10분

장소: 국회 정론관

 

30여분간 요란한 빈수레를 지켜보고, 알맹이 없는 동어반복만 들어야 했다. 딱 하나 새로운 것은 정기국회마다 시정연설을 하겠다는 것인데 오늘 시정연설을 들어보니 결국 매번 끌고 오실 뻔한 빈수레에 기대감조차 사라진다.

 

한마디로 국가수반에 대한 최대의 예우를 갖추고, 꼬일대로 꼬인 정국에 대한 대통령의 책임있는 답변을 듣고자 했던 국회와 국민들은 망연자실하고 있다.

 

후퇴한 민주주의, 폐기되어버린 복지 민생에 대해 어떤 해법도 들을 수 없었다. 적어도 국정원 개혁문제, 민생복지에 대한 책임있는 대책, 박근혜 정부하에서 벌어진 모든 인사사고에 대한 실질적인 개선방안을 내어놓고 이에 대한 국회의 협력을 구하리라는 상식적인 기대는 헛된 바람일 뿐이었다.

 

과거의 틀을 벗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길은 대통령이 막고 있다. 대선을 치른 지 1년이 되어가는데도 대립과 갈등이 계속되는 것은 대통령이 자기 소임을 방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선거에 정치개입이 지속될 것이라는 의혹도, 공직기강이 무너진 것도 지난 대선 불법개입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정부가 나서서 외압을 가하고 훼방을 놓았기 때문이다.

 

전직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불법 유출하며 있지도 않은 NLL포기발언을 왜곡 발설하면서 대선에 활용했던 대선의 책임자들이 대통령 측근으로 여전히 버티고 있으며, 국정원 개혁에 대한 단 한 번도 단호한 입장도 표명한 적이 없다. 그런 대통령의 인식을 오늘 다시 확인시켜 놓고서는 알아서 여야 합의를 만들라는 앞뒤가 맞지 않은 얄팍한 언급에 어떤 여당의원이 진정성을 가지고 이 문제에 임할 것인가. 대선불법 사건에 대한 특검 수용 등 여야간 합의를 이끌어내려면 그 문제의 당사자인 대통령의 의지로 여당을 설득해야 할 문제이다.

 

뒤로는 대선불법 개입 수사에 어깃장을 놓고, 앞에서는 당신들 뜻을 만들어보라는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오늘 연설은 결국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겠다,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선포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한 가지만 덧붙이겠다. 온갖 화려한 수사로 경제성장과 복지 문제에 대한 구상을 펼쳐 놓았지만 규제를 풀어 성장동력을 형성하겠다는 제2의 줄푸세 신호탄만 올렸을 뿐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경제활성화' 8번, '규제완화' 3번을 외치는 동안 '경제민주화'는 단 한 번 언급하고 '복지국가'는 사라졌다. 집권 10개월 만에 결국 대통령을 당선시킨 경제민주화와 복지는 내동댕이쳐졌다.

 

오늘 대통령은 국민이 듣고 싶은 말을 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하는 시정연설에 또 한 번 그치고 말았다. 소통과 책임이라는 것은 애초에 기대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불행한 정치의 정점이 바로 청와대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국민이 바라는 민생과 민주주의 회복에 대한 최소한의 기대마저 저버린 오늘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2013년 11월 18일

정의당 대변인 이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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