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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핑] ‘강제 발령’ 당한 정규직 전환 노동자의 극단적 선택 시도, 한국 노동 현장의 비참한 현실 [이재랑 대변인]

 

일시: 2023년 7월 19일 (수) 16:35

장소: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대법원에서 불법파견을 인정받은 기아 비정규직 노동자가 극단적 시도를 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노동자는 불법파견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 이후 정규직으로 전환됐으나 원래 일하게 된 곳이 아닌 다른 부서에 강제 배치된 데다 주기적으로 업무가 바뀌는 탓에 육체적·정신적 부담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10월 27일 기아 사내하청업체 노동자 271명이 기아를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에서 대법원은 불법파견을 인정하여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소송이 제기된 지 11년 만이었습니다. 대법원 판결 이후 기아 사측은 소송을 제기한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했습니다.

 

그러나 사측은 별다른 협의도 없이 원래 담당한 업무가 아닌 엉뚱한 조립공정에 노동자들을 배치했습니다. 또한 신체조건이 맞지 않는 작업장에 배치하거나 주기적으로 업무를 바꾸는 등 정신적·육체적으로 현장에 적응할 수 없도록 몰아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지난 5월 22일 부당전직임을 인정하고 해당 인사발령을 취소한다는 판정으로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주었고 사측이 이에 불복하여 재심을 청구한 상태에서 해당 노동자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비극적인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한국 사회 노동 문제의 종합 세트 같은 일입니다. 노동의 가치를 후려치는 불법파견을 인정받는 데만 11년이란 시간이 걸렸고, 그렇게 정규직으로 전환되니 사측의 집요한 방해와 괴롭힘이 이어졌습니다. 그와중에 사측은 노동자들을 향해 노동위원회 재심에서 지더라도 소송으로 대법원까지 갈 거라고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신의 노동을 정당하게 대우해달라는 너무도 인간적인 요구에도 사측이 이처럼 무도하게 대응하니 노동자는 목숨을 버리는 데까지 몰리고 있습니다.

 

사측이 이렇게까지 나오는 건 ‘그렇게 해도 되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윤석열 정부의 일관된 노동 적대 정책 역시 노동 현장에 산적한 문제의 해결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극단적 선택을 한 노동자의 쾌유를 빕니다. 또한 이번 비극을 낳은 기아차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책임자 처벌이 반드시 뒤따라야 합니다.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없도록 정의당은 노동의 가치가 정당하게 대우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23년 7월 19일

정의당 대변인 이 재 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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