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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핑] 박경석 전장연 대표 체포, 민주주의는 가장 낮은 곳까지 내려와야 완성됩니다 [이재랑 대변인]

 

일시: 2023년 7월 17일 (월) 17:05

장소: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가 시내버스 운행 방해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하루 만에 풀려났습니다. 약 3분간 시내버스를 가로막아 버스 운행을 방해했다는 혐의로, 경찰은 업무방해 및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분명하게 말합니다. 이번 박경석 대표의 체포는 불법·과잉 대응이며, 부적절합니다. 경찰이 말한 소위 버스 운행 방해 혐의라는 것은, 장애인이 탑승하지 못하는 계단 버스를 향해 휠체어를 탄 채로 탑승을 요구했다는 것입니다. 대중교통을 누릴 수 있는 마땅한 권리를 행사했다는 것이 어떻게 긴급 체포와 구금의 이유가 될 수 있단 말입니까. 결국 대중교통에 탑승할 권리는 비장애인에게만 허락되었을 뿐 장애인들에겐 허락되지 않는다는 것이 이번 체포가 드러내는 진실입니다.

 

경찰은 체포 과정에서 장애인을 ‘장애자’라고 부르는 등 차별적 언행을 일삼았고, 박 대표가 요청한 장애인 콜택시 이동을 거부하고 일반 차량으로 연행하려다 박 대표가 나자빠지는 위험한 광경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장애인의 활동을 지원하는 활동지원사까지 공범이라는 이유로 체포했습니다. 활동지원사를 장애인에게서 분리하면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없는데, 경찰의 태도는 활동지원서비스에 대한 이해 자체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박경석 대표의 체포와 일련의 과정은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가 장애인 시민들에게는 허락되지 않았다는 무도한 진실을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모든 시민들이 누려야 할 권리를 장애인 시민들에게는 허락지 않았으면서 어떻게 민주주의 선진국을 자랑하고 ‘가치 외교’를 입에 담을 수 있단 말입니까. 부끄럽고 참담한 현실입니다.

 

장애인 시민들이 현실에서 겪는 차별과 실태에 대한 맥락 고려 없이 ‘박경석’과 ‘전장연’이 으레 나쁜 짓을 해서 혐의가 생겼겠거니, 단순하게 인식하고 보도하는 언론 현실에도 유감을 표합니다. 박경석 대표와 전장연의 시민 불복종 운동은 민주주의는 더 낮은 곳을 향해야 한다는 고결한 외침이자 행보입니다. 정의당은 장애인 시민들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고 우리 사회에 더 깊고 넓은 민주주의를 확립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박경석 대표와 전장연에 깊은 연대의 마음을 전합니다.

 

2023년 7월 17일

정의당 대변인 이 재 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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