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최석 대변인, 김학의, 지연된 정의의 실현은 의도된 불의 아닌지/전두환 광주행 헬기 탑승 목격 증언/강남역 살인사건 3주기
일시: 2019년 5월 17일 오전 11시
장소: 국회 정론관
■ 김학의, 지연된 정의의 실현은 의도된 불의 아닌지
김학의 전 차관은 6년간 증거 인멸과 도망이 가능했다. 6년이란 공백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주목해야할 것은 왜 6년간 가능했던 사유로 구속 수사를 하지 못 했냐는 것이다. 구속 혐의도 성범죄가 아닌 뇌물 관련이다. 왜 수사기관은 6년간 여러 차례의 수사로 혐의를 소명하지 못 했는가? 수사 능력의 부족인가?
국민들은 일선 수사기관의 수사 능력을 의심하지 않는다. 다만, 권력을 쥔 자를 신뢰하지 못 할 뿐이다.
지금은 6년 만에 구속된 사실에 기뻐해야 할 때가 아니라 누가 왜 김학의 전 차관에게 6년 동안 증거인멸과 도망갈 기회를 주었냐는 것에 분노하고 사실을 밝혀야 할 때이다.
지연된 정의의 실현은 의도된 불의가 아닌지 의심하는 것이 합당하다.
■ 전두환 광주행 헬기 탑승 목격 증언
5.18 광주민주화운동 39주년을 앞두고 용기 있는 증언들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증언들이 공통적으로 가리키는 진실은 하나다. 80년 5월 광주에 가지 않았다는 전두환의 말이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것, 전두환이 바로 집단발포를 명령한 최종책임자라는 것이다.
어제는 서울에서 전두환이 헬기를 타고 광주에 가는 것을 봤다는 당시 공군 운전병 오원기씨의 증언이 나왔다. 80년 5월 21일 정오쯤 광주비행장에 전두환이 왔다고 증언한 당시 미군 정보요원 김용장씨 증언과도 시간순서상 앞뒤가 맞아떨어지는 증언이다.
한 언론사가 보도한 미 국무부 비밀문건에서는 ‘전두환이 군사행동이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다고 한다’라는 내용이 들어있다고 한다. 전두환이 당시 실권자이자 계엄군 진압 작전을 최종 결정하는 위치에 있었다는 증거다. 결국 ‘그날 광주에 가지 않았다’는 전두환의 말은 시민학살의 최종책임을 피하려는 뻔한 속셈인 것이다.
오원기씨는 ‘진실을 거짓으로 자꾸 덮으려하니까’ 그간 진실을 밝히기 힘든 세상이었다고 털어놨다. 정의당은 5.18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왜곡하고 폄훼하려는 시도에 단호히 맞서 5월의 정신과 진실을 지켜내겠다.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과 망언자를 징계하기 위한 제도적 노력에 필사적으로 임할 것을 약속드린다.
■ 강남역 살인사건 3주기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여성이 일면식도 없는 남성에게 살해당한 '강남역 살인사건'이 3주기를 맞았다.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여성폭력과 혐오를 개선하자는 처절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후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여성들이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공포는 여전하다.
최근에는 버닝썬 사태 등 암암리에 자행되어왔던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나는 우연히 살아남았다'라는 여성들의 불안이 기우가 아니라, 눈앞에 닥친 현실이라는 점이 연일 뉴스를 통해 증명되는 것이다. 충격에서 벗어날 틈도 없이 주 혐의자들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는 처참한 상황이다. 우리 사회가 여성폭력과 혐오 문제를 제대로 뿌리 뽑을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만 쌓이고 있다.
강남역 살인사건은 우연한 죽음이 아니었다. ‘묻지마 살인’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이 사건에 대해 더 많은 질문을 던져야 한다. 우리 사회가 여성범죄를 방치하고 성차별적 구조를 해체하지 않는 이상, 언제든 다시 반복될 수 있는 문제다. 이제 우리 사회가 여성범죄에 철저한 법적 책임을 묻고, 성차별 구조를 해체하겠다는 의지를 제대로 보여야 한다.
정의당은 다시 한 번 여성들의 목소리에 연대할 것임을 약속드린다. 여성에게 자행되는 혐오와 폭력을 막고, 더 나아가 근본적인 성평등 제도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2019년 5월 17일
정의당 대변인 최 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