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추혜선 수석대변인, 성심병원 장기자랑·갑질 논란/서촌 본가궁중족발 강제집행과 젠트리피케이션
■ 성심병원 장기자랑·갑질 논란
최근 간호사들에게 선정적인 장기자랑을 강요해 물의를 빚은 한림대 성심병원이 이번에는 ‘갑질’과 더불어 지역구 의원인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에게 정치후원금까지 내도록 강요한 것으로 알려져 국민들을 경악케 하고 있다.
성심병원의 신규 간호사들은 재단과 병원 측에 의해 재단의 행사에서 선정적인 의상을 입고 ‘유혹적인 표정과 제스처’가 담긴 춤을 추라는 강요를 받았다. 이와 같은 폭력적 행위 아래 간호사들은 직업에 대한 회의감과 함께 극도의 수치심을 견뎌야만 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었다. 시간 외 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임신부에게 야간 근무 동의서에 서명할 것을 압박하는 ‘갑질’을 행한 것으로도 모자라 춘천 성심병원에서는 수간호사를 시켜 지역 정치인 후원금까지 조직적으로 강요했다. 강원도 선관위에서는 이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서면 경고’조치까지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잇따른 갑질 파문에도 불구하고 성심병원 측은 “이러한 사실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다”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문제는 하나의 병원에서 벌어진 안타까운 사건이라고 할 수 없다. 혹독한 근로 조건 아래서 일어나는 간호사들에 대한 병원의 갑질을 다룬 뉴스를 수도 없이 접해 온 것은 비단 이번 한 번의 일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에서는 성심병원에서 일어난 전반적인 문제들을 집중적으로 조사해야만 한다. 이를 통해 관련자들이 온당한 죗값을 치를 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도록 관련 제도 역시 마련되어야만 한다. 또한 조직적으로 강요된 후원금을 받은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의혹에 대한 입장을 조속히 밝혀야 할 것이다.
■ 서촌 본가궁중족발 강제집행과 젠트리피케이션
지난 9일 서촌에 위치한 본가궁중족발의 퇴거를 강제집행하는 과정에서 사장인 김우식씨의 손가락이 절단되는 끔찍한 사고가 벌어졌다.
김 사장 부부는 수년간 쉴 틈도 없이 일하며 지역에서 자리를 잡아왔고, 임대료 또한 성실하게 납부했다고 한다. 그러나 2016년 건물주가 바뀌면서 3500만원이던 보증금과 297만원이던 임대료는 각각 1억원과 1200만원이라는 납득할 수도, 감당할 수도 없는 금액으로 바뀌었다. 김 사장은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에 의해 오랫동안 갈고 닦은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빼앗기게 된 것이다.
생존권을 지키고자 하는 힘없는 상인에게 공권력은 건물주의 손을 들어주었다. 김 사장이 용역직원으로부터 손가락을 절단당하는 상해를 입는 와중에도 경찰은 현장을 수수방관하며 사태를 키웠다. 음식을 만들어 파는 이에게 손은 가장 중요한 도구이건만 김 사장은 졸지에 삶의 터전과 더불어 도구까지 송두리째 잃어버린 것이다.
아무리 조물주 위에 건물주가 있다는 푸념이 넘쳐나는 시절이지만, 이런 일들이 연거푸 벌어지는 것을 마냥 지켜만 볼 수는 없는 일이다. 최근에도 문제가 되었던 공씨책방이나 곱창집 우장창창 사태 등이 지역만 바뀐 채로 똑같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임차인의 정당한 권리금 등의 보호를 위해 계약갱신요구권을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고 임대료 인상의 상한선을 물가상승률에 연동하게 하는 등의 법안 개정이 필요하다. 우리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올해 초 이같은 내용을 반영한 임대차보호법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국회는 서둘러 해당 법안을 처리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강제집행 절차 역시 전반적으로 개혁해야 할 것이다. 건물주의 무분별한 탐욕과 폭력적인 퇴거조치를 공권력이 보호하는 기형적인 행태가 더 이상 존재해서는 안될 것이다. 오늘도 살인적인 임대료를 감당하며 눈물흘리는 소상공인들과 정의당은 연대할 것을 다시 한 번 밝힌다.
2017년 11월 13일
정의당 수석대변인 추 혜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