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이정미 대표·노회찬 원내대표·한창민 부대표 외 8차 상무위 모두발언
이정미 대표 "'전환의 계곡' 넘어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나아가야"
- 정치개혁 비전 명확히 밝혀야 할것.. 민의 배반하는 정당질서 바꿔야
- 소극적 조세전략, 과감한 복지증세로 전환해야.. 돌맞는다면 정의당이 먼저 맞겠다
- 국민, 공포의 평화 아닌 진정한 평화 원해..정부는 한미동맹 일변도 벗어나 자주적 외교 펼쳐야
노회찬 원내대표 "문재인 정부 100일 이후, 건강한 야당과의 경쟁·협력 속에서 성공할 수 있어" "정부 뿐 아니라 야당의 혁신과 분발 절실, 정의당이 진정한 야당 모습 보여줄 것"
한창민 부대표 "세월호 2기 특별조사위원회, 반드시 수사권과 기소권을 포함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해야"
윤소하 정의로운 복지국가 본부장 "정의당이 제안했던 아동수당 도입과 기초연금 인상 적극 환영, 하지만 줬다 뺏는 기초연금 문제는 반드시 함께 해결해야”
김영훈 노동이 당당한 나라 본부장 "이주노동자 잇따른 죽음, 명백한 사회적 타살" "사실상 강제노동인 '고용허가제'에서 '노동허가제'로 전환해야"
일시: 2017년 8월 17일 오전9시
장소: 국회본청 223호
■ 이정미 대표
(문재인 정부 100일 평가 메시지)
오늘로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습니다. 주요 정당과 언론 모두 100일 성적표를 매기기에 바쁩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 남은 1725일입니다. 국정농단이라는 폐허를 넘어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세우는 일에 1725일은 결코 길지 않은 시간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촛불민심의 열망에 부응하여 초심을 잃지 말고 개혁에 매진하기를 바랍니다.
현정부의 지난 100일에 대한 정의당의 구체적인 평가는 “왼쪽에서 바라본 문재인 정부의 100일”이라는 제목으로 오늘 발표됩니다. 이 자리에서 저는 별도로 몇가지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대한민국은 지금 ‘전환의 계곡’(valley of transition)을 건너는 중입니다. 정치학자 아담 쉐보르그스키가 사용한 이 용어는, 원래 권위주의국가가 민주주의국가로 변모할 때 겪을 수밖에 없는 여러 시행착오와 사회적 고통을 의미합니다만, 지금 대한민국의 경우에도 들어맞는다 할 것입니다.
‘전환의 계곡’에서 기득권 세력의 반격과 낡은 질서에 과감히 맞서야 합니다. 그래야 촛불 이전의 대한민국을 넘어 정상적인 민주공화국, 정의로운 복지국가로 나아갈 수 있고 촛불혁명 또한 완수할 수 있습니다. 이 정부는 ‘전환의 계곡’에서 반드시 넘어서야 할 중대한 과제 앞에 주춤거리거나 후퇴해서는 안되는 막중한 사명을 지녔습니다. 그러기에 오늘 100일을 맞는 새정부에 대한 평가는 몇가지 우려점을 전달하는 것으로 대신하려 합니다.
그 첫째는 정치개혁에 대한 비전이 명확히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촛불로 확인했고, 대선 이후 더욱 분명해진 것은 정당정치가 정상화되지 않는다면 새로운 대한민국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국민의 지지와 상관없이 107석의 거대의석을 가졌을 뿐, 오히려 민의를 왜곡하는 제1야당의 모습이 이를 생생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민의를 배반하는 정당질서를 만들어낸 현행 선거제도는 이제 바뀌어야만 합니다. 대통령과 여당은 비례성 높은 선거제도 개혁으로 정당정치를 정상화하는 정치개혁 구상을 속히 밝혀야 할 것입니다.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국가의 모든 비정상적 시스템을 정상화해 나가는 개혁의 최종 완성이자 국민주권시대를 온전히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치제도 개혁이라는 피할수 없는 숙제를 반드시 해결해야만 합니다.
둘째, 의욕이 넘치는 출발을 했음에도 결국 새정부 인사에서 결국 높은 점수를 줄 수 없게 하는 면면이 있었습니다. 그 대표적 인사가 바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입니다. 대기업과 미국의 이익에 경도된 10년 전 한미FTA 협상을 이끌었던 장본인에게 또 다시 협상을 맡긴다면 경제주권과 통상이익은 더욱 후퇴할 것입니다. 거대기업들의 기득권은 더욱 공고해 질 것입니다. 통상관료들의 엘리트주의적 통치 또한 더욱 강화될 것입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새정부의 국정철학과 맞지 않는 이런 식의 인사는 재고되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여전히 세금에 솔직하지 못한 소극적인 조세전략은 과감한 복지증세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아동수당 도입, 기초연금 인상 등 정부의 복지확대에 대해 정의당은 환영의 뜻을 표합니다. 하지만 제출된 세법개정안은 복지수요와 사회 변화에 맞는 재정지출 증가를 뒷받침하기에 턱없이 부족합니다. 후불제 복지국가는 있을 수 없습니다. 미루고 미루다가 이뤄지는 증세는 결국 복지국가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를 해치고 말 것입니다. 이것이 정의당이 계속해서 보편적인 복지증세에 과감히 나설 것을 주장하는 이유입니다. 지금이라도 정부가 증세를 위한 대담한 계획과 설득에 나서야 합니다. 그렇게 하다가 돌을 맞을 일이 있다면 정의당이 먼저 맞겠습니다.
취임 100일을 맞은 가운데 한반도의 정세가 엄중하기에 이 또한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반도에서 전쟁은 절대 안된다”는 정부의 입장이 확고함에도, 보수야당 일각에서는 “진정한 평화를 위해 우리는 전쟁에 완벽하게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강대강 무력을 통해 유지되는 ‘공포의 평화’는 국민이 원하는 진정한 평화가 아닙니다. 정부 또한 한미동맹 일변도를 벗어나야 합니다. 영리하고 자주적인 다방면의 외교를 펼쳐야 우리의 이익을 지킬 수 있습니다. 지금 시급한 것은 사드배치가 아니라 평화정세를 주도하는 것입니다. 정의당은 사드배치가 문재인 정부의 발목을 두고두고 잡을 것임을 이미 경고했습니다. 이번 주에도 성주에 가서 평화정당으로서 정의당의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지난 100일에 대한 정의당의 비판을 그저 야당의 상투적인 비판 중 하나로 간주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촛불정부를 함께 탄생시킨 정의당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전환의 계곡”을 넘어서는 디딤돌로 여겨주길 바랍니다. 앞으로 문재인 정부의 남은 1725일 동안 정의당은 정부가 미처 다 대변하지 못하는 촛불의 정신을 지키는 데 자신의 사명을 다할 것입니다.
※ 첨부파일: 왼쪽에서 바라 본 문재인 정부의 100일
■ 노회찬 원내대표
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입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오늘 받는 축하가 앞으로 다가올 취임 1주년에도 같은 무게, 같은 열기로 이어지기를 희망합니다.
문재인정부의 100일은 혼자 힘으로 이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걸어갈 길은 문재인정부 혼자 힘만으론 되지 않을 것입니다. 건강한 야당과의 경쟁과 협력 속에서 문재인정부의 성공이 보장될 수 있습니다. 그것은 곧 대한민국의 성공으로 이어집니다.
다들 문재인정부의 100일은 평가하고 있습니다만, 야당으로서 야당의 지난 100일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100일을 며칠 앞둔 지난 8월 14일과 15일, 양일간 조사된 YTN·문화일보·중앙일보 세 여론조사를 평균으로 환산해보니, 민주당은 52.1% 자유한국당은 8.8% 정의당 6.2% 바른정당 5.6% 국민의당 3.3%입니다. 민주당을 제외한 야당의 성적표는 초라하기 그지없습니다. 어쩌면 북핵 위기의 다음 위기는 지금 한국 야당이 처한 현실을 가리키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5월 9일 대선후보 지지율과 비교해도 그렇습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대선에서 24%를 얻었지만, 지금은 8.8%, 1/3수준으로 지지율이 내려갔습니다. 국민의당 후보는 21.4%를 얻었지만 이제 그 1/7에 불과합니다. 대선후보 지지율 6.2%얻고 현재 6.2% 기록하는 정의당만이 그나마 현상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고, 모든 당이 하향추세입니다. 여전히 국민 지지에서 멀어지고 있는 것이 야당의 현실입니다. 야당이 추락할 때, 그것이 대한민국에 이로울 수 없습니다. 여당에도 도움이 될 수가 없습니다.
야당의 혁신과 분발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정의당이 제대로 된 야당의 모습을 보여주겠습니다. 정의당이 여당과의 생산적인 경쟁 속에서 제대로 된 협력관계로 한국정치를 개혁할 수 있는 모범을 보일 것을 문재인정부 취임 100일을 맞아 다짐합니다.
■ 한창민 부대표
어제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 출범 100일을 하루 앞두고 세월호 유가족과 생존자 가족 207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면담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에 대해 공식사과하고 "늘 잊지않고 있다"며 유가족을 위로했습니다. 세월호 진실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았습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 "강력한 법적 권한을 갖는 2기 특별조사위원회가 정부보다 더 효율적”이라며 "특별법의 국회 통과가 잘될 것으로 믿고 노력하겠다"다고 약속했습니다. 더 늦기 전에 대통령의 약속을 다시금 확인하게 되어 참으로 다행입니다.
박근혜 정권과 자유한국당의 지속적인 방해로 1기 세월호 특조위는 지난 해 9.30일 강제 종료되고 사실상 해체되었습니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포함,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가능한 2기 특조위가 꼭 필요한 이유입니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은 안전사회의 건설을 향한 출발점이자 새로운 대한민국의 시작을 알리는 지표입니다. 국회는 잠들어 있는 진실을 깨우기 위해 2기 특조위를 올해 안에 반드시 출범시켜야 합니다. 그것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할 국회의 의무입니다.
국민들의 바람과 유가족들의 희망이 현실이 되길 바랍니다. 자유한국당의 파렴치한 몽니가 다시는 없어야 할 것입니다.
■ 윤소하 정의로운 복지국가 본부장
정부와 여당은 16일 당정청 회의를 열고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에 지급하는 기초연금을 내년 4월부터 현재 20만6050원에서 25만원으로, 2021년 4월부터는 월 30만원으로 인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내년 7월부터 6세 미만 아동에게 월 10만원씩 아동수당을 지급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밝혔습니다.
정의당은 이미 아동 수당과 기초연금에 대해, 대선 공약과 아동복지법 개정안 입법등을 통해 제안한 바 있어, 이를 적극 환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선공약 공통공약이었던 이 정책을 정의당 외 야3당이 벌떼처럼 일어나 IMF를 운운하고, 재정포퓰리즘을 또다시 들먹이며 공통공약마저 이율배반하는 언행을 일삼는 것에 유감을 표합니다.
다만 정부도 5년간 36조(기초연금 23조, 아동수당 13조)에 이르는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제출되어야 합니다. 이는 정의당이 주장해 온 부자 증세와, 사회복지세등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또 한 가지 보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줬다 뺏는 기초연금’ 에 대한 것입니다.
정부는 기초연금 인상을 발표하면서도, 기초수급 노인에게 행해지는 20만원을 줬다가 이를 소득으로 보고, 다시 빼앗는 문제에 대해서는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기초수급 노인에게 기초연금을 더 준다면 차상위 계층과의 역전 현상이 일어난다거나, 기초수급 노인은 의료비가 가장 큰 소비이기 때문에 줬다 뺏어도 된다는 것은, 그 논리 자체도 엉성하거니와 여전히 복지를 최소한의 생존권을 유지하는 수준으로만 보고, 조금이나마 어르신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방도로는 보지 않는 잘못된 시각입니다. 아울러 정부가 얘기하는 소득주도 성장과, 포용적 복지국가가 가장 빈곤한 계층부터 소득을 확대할 때만이 가능해 질 수 있음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입니다.
정의당과 본 의원은 다시 한번 정부에 촉구합니다. 기초연금이 말 그대로 65세 이상 모든 어르신들에게 국가가 지는 최소한의 책임입니다. 기초연금은 어떠한 이유도 없이 모든 어르신들에게 지급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정의당이 제안한대로 ‘줬다 뺏는 기초연금’ 문제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합니다.
■ 김영훈 노동이 당당한 나라 본부장
파독간호사, 파독광부가 대한민국의 애국자이듯, 이주노동자 역시 그 누구의 사랑하는 가족이고 이웃입니다. 얼마 전 네팔출신 케샤브 슈레스터는 1년6개월 동안 일해서 모은 돈 320만원을 아내와 여동생에게 보내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는 한국에 오기 직전 결혼한 27세의 청년노동자였습니다.
과로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 고인은 직장을 옮기지도 못하고 네팔로 돌아가서 치료를 받는 것도 어렵게 되자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습니다.
6월 이후 네팔 출신 노동자 4분이 자살했습니다. 한 이주노동자는 양돈분뇨처리장에서 질식사했고 또다른 노동자는 폭염의 건설현장에서 열사병으로 사망했습니다. 우리사회 가장 낮은 곳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의 억울한 죽음은 명백한 ‘사회적 타살’입니다.
우리 헌법과 국제노동기구(ILO)기준협약에서 규정하고 있는 직업선택과 이주의 자유는 국적을 불문하여 누구나 지켜야 할 인류 보편의 가치입니다. 직업선택의 자유가 없는 ‘고용허가제’는 사실상 강제노동에 불과합니다. 노동자 스스로 직업을 선택할 ‘노동’허가제로의 전환은 지난 대선 정의당의 주요 공약이었습니다. 노동자는 자본에 의해 고용당하는 객체가 아니라, 스스로의 삶을 결정하는 주체입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파독광부와 간호사 노동자들에게 애국자라고 칭송했듯이, 그들 역시 자국의 애국자이며 서로를 배려할 평범한 이웃들입니다. 체류 외국인 200만, 이주노동자 100만 시대입니다. 노동부 장관도 취임한 만큼, 더 이상 억울한 ‘또 다른 우리’의 죽음을 막기 위해 정부당국은 즉시 노동허가제 도입과 관련해 공론화를 시작해야 합니다.
2017년 8월 17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