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심상정 상임대표, 조명균 통일부장관 예방 대화
일시: 2017년 7월 5일 오후 4시 40분
장소: 본청 223호
심상정 상임대표(이하 심): 축하드린다.
조명균 통일부장관(이하 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하다.
심: 어려운 청문회 과정을 가장 쉽게 통과하셨다. 워낙에 남북관계 전문가이시니까, 의원들도 다 인정한 것 같다.
조: 제가 많이 부족한데도 국회에서 저에게 배려를 많이 해주신 것 같다. 그만큼 남북관계가 엄중하고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빨리 통일부장관이 임명돼서 대처해 나가는게 필요하다는 배려도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심: 보도를 보니, 2008년도에 통일부 그만 두셨다가 9년만에 복귀하셨다. 기분이 어떠신가.
조: 저로선 너무 기쁘다. 같이 일했던 후배동료들과 다시 일하게 된 기회를 만든 게 기쁘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이 있었고 10.4 선언이 나왔지만 거의 실천을 못한 상태에서 중단되었다. 상황은 많이 바뀌었지만, 조금이라도 다시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무거운 책임감과 함께 영광스러운 기분이다.
심: 지난 9년은 외교가 실종됐던 시기고, 그러다보니 남북관계도 얼어붙었다. 처음이라고 생각하고 다시 시작해야할 것 같다. 잘해주실 것으로 생각한다.
조: 말씀하신 것처럼 남북관계가 어떤 면에서는 9년 전과 비슷한 면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완전히 달라진 상황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 새로 시작하는 기분과 각오로 임하겠다.
심: 제가 사실은 박근혜 정부 때 가장 놀란 것이 남북관계의 마지막 보루인 개성공단을 우악스럽게 폐쇄한 것이다. 정말 깜짝 놀랐다. 참 생각하기도 싫은 일인데, 어쨌든 정부를 믿고 투자했던 기업인들과 노동자들 피해가 막심하다. 저는 그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보상책을 강구해야한다는 생각이다.
조: 이번 청문회 과정에서도 여야 없이 의원님들 전부 대표님 말씀과 같은 취지였다. 어떻게 보면 국가가 일방적으로 취한 조치에 따른 피해이기 때문에, 그 피해에 대해서는 전부 지원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말씀하셨다. 저도 같은 인식을 갖고 있다.
심: 양심이 있어야 한다, 양심이. 정부의 일방적 폐쇄, 극단적인 방법으로 폐쇄가 됐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한 배려가 있어야한다.
조: 만 하루만에 짐을 싸서 나와야 했던 것은 유래가 없는 일이다. 그런 인식에서 최선을 다해 방법 강구하겠다.
심: 여러 흔들림이 있을 수 있다. 남북관계 중 경협이나 인도주의적인 실천은 통일부가 흔들리지 말고, 중심잡고 쭉 밀고 나가셔야한다. 제가 대통령 선거 때도 공약을 냈는데,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 같은 폐쇄된 경협을 복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군사적 긴장이나 정치적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경제협력이 지속가능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제가 한 얘기가 양안 관계에서 체결했던 경제협력기본협정을 우리도 일정한 상황이 되면 추진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조: 예. 새 정부의 공약에서도 남북간 그런 장치를 포함한 기본협정 성격을 생각하고 있다. 꼭 기본협정까지 안 가더라도, 경협이라든가 교류협력, 정치적 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고 일관적으로 추진될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
심: 양안협정 이후 상황을 몇 차례 브리핑 받아 봤다. 기본협정을 하면 남북관계에 얽혀, 출발자체가 이미 정치적 구속력을 갖게 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아무리 얘기하더라도 정치상황에 의해 좌우될 수 있을 것이다. 처음부터 경제협력으로 한정해 국가-국가간의 조약으로 출발을 하는 것이 어떤가하는 생각을 해봤다.
조: 같은 인식이다. 지금 대표님께서 주신 의견도 적극 참고해 방안을 모색하겠다,
심: 보수정권 때 남북관계, 안보를 정치에 이용한 것을 많이 비판했다. 민주정부도 철저한 정경분리원칙을 효과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방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조: 지금은 북핵문제가 엄중하니 여러 제약이 있다. 남북경험을 재개한다면 북핵문제가, 국면이 전환된 상황이기 때문에 경협과 정치 문제가 얽히지 않도록 적극적 모색하겠다.
심: 지금 민간은 방북승인이 허가가 되고 있나?
조: 일단 방북승인은 북한쪽에서 와도 좋다는 동의가 있어야한다. 방북자체는 북한이 아직 남북간 상황이 좋지 않은 입장에서 수용하지 않는다. 지금 많은 민간단체들이 북한과 접촉을 통해 얘기하고 있지만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보고 있다.
심: 여러 가지 잘해주실 것이라 본다.
조: 최선을 다하겠다.
심: 저희 당이 남북관계 개선이나 통일에 대해 남다른 신념을 가지고 있다. 저희가 필요하면 언제든지 활용도 하시고 저희가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주시길 바란다.
조: 저희가 어떤 일을 추진할 때 사전에 긴밀하게 찾아뵙고 상의 드리겠다.
심: 저희 내부에서는 여러 토론이 있었다. 남북관계 개선하는 데 정의당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하지 않나 하는 지향들이 내부적으로 있었다. 장관도 임명되셨고 특히 남북관계문제는 국제적인 성격의 것이라 대통령께서 지휘해 나가시는 흐름 속에서 역할을 찾아야 한다. 지금은 이야기를 유보해놓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 당 안에서는 더욱 우리가 역할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조: 당 차원이나 대표님께서 생각하시는 걸 저희에게 어떤 형식으로든 전달해주시면 적극적으로 참고하며 정책 수립해가겠다.
심: 저희가 기회 되면 말씀드리겠다.
조: 늘 기다리고, 필요하면 먼저 찾아뵙겠다.
심: 저희야 통일부 편이고, 조 장관님에 대해 확고한 신뢰를 갖고 있다. 잘해주시기를 바란다. 제가 당대표 임기는 다음 주 화요일까지지만.
조: 그래도 여전히 도움 주시리라 생각한다.
심: 그래도 현역의원으로 있으니 필요하면 만나 뵙고, 누가 당대표 되더라도 잘 협력될 거다.
조: 감사하다.
2017년 7월 5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