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17년 3월 18일 오후2시
장소: 일산 킨텍스
먼저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이연월 위원장님을 비롯한 제4대 지도부 출범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대한민국의 대전환기에 출범한 이번 4대 집행부는 공무원 노동운동의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다가오는 대통령 선거에서 친노동 개혁정부를 수립하겠습니다. 공무원의 자존심과 긍지를 회복하기 위해 과감한 개혁을 바탕으로 여러분과 함께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어가겠습니다.
오늘 날씨를 보니, 너무 따뜻한 봄날입니다. 이렇게 소중한 주말에 전국에서 많은 공무원분들이 이 자리에 오셨습니다. 공무원은 흔히 ‘신의 직장’이라 불립니다. 그런데 이 귀한 날, 무엇이 절박하고 무엇을 호소하기 위해 이 자리에 오셨습니까? 성과퇴출제에 시달리면서, 내 옆자리 동료와 성과를 다투는 서글픈 현실을 마주하면서, 매 순간 옳은 것과 쉬운 길 사이에서 갈등하면서 ‘이대로는 대한민국 공무원으로서 자존심을 지킬 수 없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오신 것 아닙니까?
성과연봉제는 결국 공공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려서 그 피해가 고스란히 우리 시민들에게 전가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밥통 공무원’이라는 낡은 사회적 편견에 기대서 성과연봉제를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공무원은 공직자이자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입니다. 공무원도 대국민 서비스를 담당하는 엄연한 노동자이며, 헌법의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요즘 모든 대선주자들이 적폐청산을 말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적폐가 무엇입니까? 민주사회에 걸맞지 않은 낡은 질서·제도·관행이 적폐입니다. 공직사회에 공공성보다 효율성을 들이 미는 행태야말로 낡은 적폐입니다. 성과연봉제는 이미 여러 선진국에서 실패한 제도입니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 성과평가제를 즉각 폐지할 것입니다. 또한 공무원에게 노동기본권과 정치기본권이 보장됐더라면, 그래서 공무원 노조가 힘을 갖고 정부와 대등한 협상과 견제를 할 수 있었다면 오늘날 국정농단과 대통령 탄핵 사태까지 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저는 이 부분을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설명해 나갈 것입니다.
많은 후보들이 공노총에서 제시하신 11대 과제에 동의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저도 11대 과제 전적으로 공감하고 책임 있게 실천할 것이라 답했습니다. 선거 때, 표를 얻기 위해 동의한 것이 아닙니다. 공노총의 11대 과제는 바로 정의당의 노선이고, 정책이고, 일관되게 주장해왔던 과제라는 점을 이 자리에서 다시 한 번 밝힙니다.
한발 더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날 공무원 사회가 피폐한 것은 지난 60년 우리 정치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성공시킨 나라다’, ‘세계10위권 경제대국이다’ 라며 자부심을 갖지만, 정작 오늘의 대한민국은 어떻습니까.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하고 아이를 낳기 힘들고 청년들이 헬조선을 부르짖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자본의 탐욕이 생명과 인간존엄성을 유린하고, 공직사회의 공공성을 훼손하고, 골목시장을 침탈합니다. 왜 그렇습니까? 민주화 이래 우리는 6명의 대통령을 뽑았고, 두 번의 정권교체가 있었지만 우리 서민들의 삶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적당히 정권교체 한다고 해서 새로운 대한민국 오지 않습니다. 근본적으로 바꿔야합니다. 지난 60년 동안 대한민국은 친재벌정부였습니다. 노동은 오로지 비용으로 취업되고, 기업의 발전과 재벌의 탐욕의 뒷전으로 내몰려 왔습니다. 따라서 ‘노동이 있는 민주주의’가 아니고선 새로운 사회, 새로운 대한민국은 불가능합니다.
이번에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래, 최초로 친노동개혁정부를 수립해야 합니다. 돈보다 생명이, 돈보다 인간의 존엄성이 중시되어야 합니다. 공직사회에는 효율성이 아니라 공공성이 중시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돈이 실력이 아니라, 땀과 노력이 실력인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여러분과 제가 힘을 합친다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이번 대선은 과거처럼 정권교체나 연장이냐를 다투는 선거가 아닙니다. 어떤 대한민국인가를 두고, 개혁구상과 의지를 놓고 진검승부를 벌이는 선거입니다. 과거에는 정의당 심상정을 선택하고 싶어도 정권교체에 지장이 될까 억눌려 계셨을 겁니다. 이번엔 그 억눌림 다 풀어주십시오. ‘심상정 옳다’, ‘심상정찍고 싶다’하면 과감하게 찍으시면 됩니다. 저 심상정에게 주시는 표만큼 다음정부의 개혁성이 담보될 것입니다. 심상정이 얻는 지지율만큼 공직사회의 공공성과 공무원여러분들의 자존감이 높아질 것입니다. 여러분과 함께 승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7년 3월 18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