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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심상정 상임대표·이정미 부대표, 11차 비상대책회의 모두발언
 
심상정 상임대표 “검찰, 녹취파일 국정조사특위에 제출해야”

“친박 조기퇴진, 국회 탄핵안 가결 방해하려는 꼼수...형사 피의자가 경찰 인사를 하는 것은 코미디”

“국정교과서, 아이들 책상이 아니라 대통령과 집필진 집으로 보내질 것”
 
이정미 부대표 “친박은 한국 정치 후퇴시키고 망친 책임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지고 퇴장해야”

“국정교과서, 박근혜 대통령 단 한사람 위한 교과서...진실 가르치기 위한 교과서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 가문의 영광 기록한 족보에 불과“

 
 
일시: 11월 29일(화) 09:00
장소: 본청 223호
 
■ 심상정 상임대표
 
(국정조사)
내일 기관보고를 시작으로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가 시작됩니다. 이번 국정조사는 지난 4년 ‘대리통치’ 시기 국정이 얼마나 망가졌는지, 또 최순실 일당과 재벌이 얼마나 국부(國富)를 훔쳐갔는지 확인하는 중요한 계기입니다.
 
이런 중차대한 국정조사에 임하는 정부와 새누리당의 태도가 대단히 불성실합니다. 증인채택과 자료제출에 비협조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것입니다. 이는 부처 고위공무원들이 국정농단의 조력자였음을 고백하는 일입니다. 새누리당의 거듭된 사과도 빈말에 불과하다는 말입니다.
 
이번 국정조사는 유린된 헌정질서를 복원하고 국가를 조속히 정상화하는 첫 관문입니다. 어떤 제한도 성역도 있어서는 안 됩니다. 검찰 역시 수사를 핑계로 자료제출을 거부해선 안 됩니다. 국민적 의혹을 낳고 있는 이른바 녹취 파일도 국정조사특위에 제출하는 것이 맞습니다. 청와대와 문체부 등 언론과 검찰에서 다뤄진 부처는 물론이고, 외교안보 부처에서 일어난 국정농단 역시 철저히 밝혀져야 합니다. 정의당은 사명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친박 조기퇴진 건의)
전직 국회의장 등 정치원로들에 이어, 어제 친박 중진들까지 대통령의 조기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정의당은 한 달여 전부터 대통령이 ‘하야’ 민심수용선언을 하고, 과도내각 등 권력이양절차에 적극 협조하는 내용을 담은 로드맵을 제시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한 달 동안 대통령은 민심을 철저히 무시했습니다. 여론호도용 수습안을 찔끔찔끔 내놓았고, 거짓과 변명으로 채워진 사과를 했고, 국민이 하지 말라는 일만 골라서 밀어붙였습니다.
 
어제 대통령은 검찰 조사를 끝내 거부했습니다. 대통령도 변호인도 너무 바빠서 조사받을 수 없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기가 찹니다. 그러면서 경찰 고위직 인사는 한 달이나 앞당겨 단행했습니다. 형사 피의자가 태연스레 경찰 인사를 하는 코미디 같은 상황에 말문이 막힙니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대통령에게 ‘민심수용선언’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친박의 퇴진 건의를 고심하는 모양새를 연출해, 국회 탄핵안 가결을 방해하려는 꼼수가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정의당은 대통령의 정국전환 시도에 말려들지 않겠습니다. 두 야당과 함께 탄핵안을 가장 빠른 시간 내에 통과시키는 데 매진하겠습니다.
 
(국정역사교과서)
말도 많고 탈도 많던 국정 교과서와 이를 만든 사람들이 공개됐습니다. 예상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결국 우려대로 국정 역사교과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아버지에게 바친 사부곡(思父曲)이었습니다. 빗나간 효심입니다. 아이들 교과서를, 그리고 국가 백년대계를 사적 목적에 활용한 것입니다. 또 하나의 국정사유화이자, 국정농단입니다.
 
이번 국정 역사교과서는 역사학계의 이단이라 할 뉴라이트 사관을 철저히 추종했습니다. 건국절 주장을 반영한 ‘대한민국 수립’이라는 기술로 임시정부의 법통과 항일독립운동을 부정했습니다. 친일과 독재라는 부끄러운 역사를 감추고, 교묘히 미화했습니다. 노동자, 농민 등 국민의 피와 땀으로 이룬 경제발전이 독재정권과 재벌의 공인 것처럼 호도했습니다. 이번 국정 역사교과서는 헌법과 국민에 대한 도발입니다. 역사에 대한 린치입니다.
 
교육현장은 한 목소리로 국정교과서 수용거부를 선언했습니다. 결국 국정교과서는 교실에 배포되지도 못하고 폐기 될 것입니다. 이는 대통령만의 잘못이 아닙니다. 한 줌 영혼도 양심도 없이 대통령에 부화뇌동한 교육부 관료와 집필진의 죄는 대통령만큼이나 무겁습니다. 특히 여론과 대통령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 끝내 대통령 편에 선 이준식 교육부장관의 책임은 엄중히 따져 물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정부에 경고합니다. 폐기될 국정 역사교과서 찍지 마십시오. 시대착오적 국정교과서 만든다고 우리 사회가 지불한 비용이 너무나 큽니다. 끝내 찍어낸다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교과서는 아이들 책상이 아니라, 대통령, 교육부 장관, 집필진의 집으로 보내질 것입니다.
 
■ 이정미 부대표
 
(친박계의 명예퇴진 건의 관련)
친박 핵심인사들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탄핵보다는 질서 있는 퇴진이 적절”하다면서 명예퇴진을 건의했습니다. 불과 며칠 전까지 하야는 위헌이라며 극구 반대하던 친박들입니다. 마지막 보루가 사라진 대통령에게는 어떤 비빌 언덕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왜 갑자기 하야를 요구한 것인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혹여 반기문이라는 동아줄이 내려올 시간을 벌기 위한 것이라면, 꿈 깨기 바랍니다. 그 동아줄 벌써 썩었습니다. 온갖 정치공작과 정치 이벤트로 권력을 연장하겠다는 그 탐욕이 지금 친박세력의 몰락을 가져왔습니다. 아직도 정국을 주도하고 정치를 주무를 수 있다는 오만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소위 친박세력은 한국 정치를 수십년 후퇴시키고 망쳐버린 책임을,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지고 퇴장해야 합니다.
 
(한국사 국정교과서 발표 관련)
어제 정부가 제가 지금 손에 들고 있는 이 한국사 국정교과서를 공개했습니다. 어제 교과서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괴물교과서였습니다. 현대사에 가장 많은 부분을 할애했지만, 정작 현대사를 연구한 저자는 없는 정체불명의 교과서입니다. 임시정부의 법통과 독립운동의 역사를 부정하고 건국절을 기어이 집어넣어 우리 헌법정신을 부정한 위헌교과서입니다. 이 국정교과서는 뉴라이트 지식인을 동원한 보수적 역사선전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직접 교과서를 보면, 8페이지에 걸쳐 박정희 정권을 찬양하고 있으며, 심지어 5.16쿠데타 세력의 소위 혁명공약까지 꼼꼼하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5.18 민주화 항쟁은 단 한페이지, 87년 6월 항쟁 또한 한페이지 반에 불과합니다. 전태일 열사는 박정희 정부 항목에서 작은 사진과 함께 단 서너줄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국정교과서는 175만 고등학생과 145만 중학생을 위한 교과서가 아닙니다. 이 교과서는 박근혜 대통령 단 한사람을 위한 교과서입니다. 진실을 가르치기 위한 교과서가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 가문의 영광을 기록한 족보에 불과합니다. 이 부끄러운 교과서를 나라의 미래를 짊어질 우리 청소년들에게 감히 건내 줄 수 없습니다.
 
이준식 교육부장관은 대통령 탄핵의 촛불이 불타는 것을 보고도 국정화 강행의지를 천명했습니다. 교육자이자 교육공무원으로서의 양심을 버리고 국민에게 탄핵된 대통령을 지키고자 한 것입니다. 마땅히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합니다. 버티고자 한다면, 분노한 촛불민심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빠르면 이번 주 대통령의 직무는 정지되고 박근혜 정부는 사실상 종료되게 됩니다. 대통령 탄핵이 가결되고 직무정지가 시작되면, 국회와 야당은 박근혜 정부가 저지른 잘못된 정책을 남김없이 탄핵해야 합니다.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 바로 이 국정교과서 폐지입니다. 어제 말씀드렸듯 정의당은 대통령 탄핵에서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국정교과서부터 시작해서 노동개혁, 사드까지, 박근혜 정부가 저지른 잘못과 범죄들을 빠짐없이 바로잡고 폐기할 것입니다.
 
2016년 11월 29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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