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심상정 상임대표, 긴급 전략협의회의 모두발언
일시 : 2016년 9월 26일 08:00
장소 : 국회 본청 223호
심상정 대표는 26일 오전 8시 긴급 전략협의회를 소집해, “노기와 오기의 앙상블로 대통령도 국민도 행복할 수 없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해임안 거부를 비판했다. 아울러 새누리당의 국정감사 보이콧에 대해 “실력 행사에도 분별이 있어야 한다”며, “명분 없는 파업을 즉각 중단하고 일터로 복귀할 것”과, 파업을 하더라도 “국감이라는 필수업무는 유지돼야”한다고 말했다. 또 고(故) 백남기 농민의 죽음과 관련해, “칠십노인을 무자비한 폭력으로 쓰러트리고, 명백한 국가폭력을 감추고 비호하는 대한민국에 국민들이 분노하고, 절망하고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사과하고, 총리가 빈소를 찾아 조문할 것”을 촉구했다.
(이하 모두발언 전문)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국회의 해임결의안을 거부했습니다. 우리 헌법이 왜 국회에 국무위원 해임건의권을 주었는지, 저마다 다른 야당들이 왜 강경한 대응에 뜻을 모았는지, 대결정국을 해소하고 민생정치를 복원할 방안은 무엇인지, 대통령은 일각의 고민도 하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감히 니들이 내게’라는 노기와, ‘해볼테면 해보라’는 오기만 가득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밝힌 세 가지 사유는 말이 되지 않습니다. 도덕성과 청렴성은 고위 공직자의 중요한 직무능력입니다. 음주사고를 내고도 신분을 속여 징계를 피한 인사를 경찰청장에 임명하는 청와대의 참담한 기준을 우리 사회가 따를 수는 없습니다. 새누리당이 요청했다는 궁색한 이유는 안 들은 것으로 하겠습니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습니다. 대한민국이 백척간두에 서 있다는 것, 전 국민이 매일매일 몸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위기를 선전하는 사람이 아니라, 수습하는 사람입니다. 노기와 오기의 앙상블로는 대통령도 국민도 행복할 수 없다는 점 말씀드립니다.
새누리당이 많이 당황하고 화난 것 같습니다. 그러나 국정감사를 보이콧 하는 것은 너무 나간 것입니다. 실력행사에도 최소한의 분별이 있어야 합니다. 국회의장과 야당에 항의를 전달하는 방법은 많습니다. 국회 로비에서 철야 농성이나 무기한 단식을 하실 수 있습니다.
입법과 함께 국정감사(監査)는 국회의 양대 기둥입니다. 국정에 대한 감사와 조사가 없다면, 입법부와 행정부의 견제와 균형은 무너집니다. 그래서 국정감사는 국회의 존재이유이자, 필수유지업무입니다. 공익사업장의 필수유지업무 규정은 파업권을 무력화하는 나쁜 조항입니다. 그럼에도 노동자들은 다 지키고 있고, 안 지키면 처벌 받습니다. 새누리당이 ‘명분 없는 파업’을 즉각 중단하고, 일터로 복귀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굳이 파업을 하겠다면, 국감이라는 필수업무는 반드시 유지돼야 할 것입니다
정의당은 새누리당의 ‘벼랑 끝 정치’에 휩쓸리지 않고, 박근혜 정부의 위기의 실체와 책임을 규명하고, 대안을 제시하는데 주력하겠습니다.
어제 백남기 어르신이 317일간의 사투 끝에, 끝내 세상을 떠났습니다. 애석하고 분통합니다.
칠십노인을 무자비한 폭력으로 쓰러트리고, 명백한 국가폭력을 감추고 비호하는 대한민국에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절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검경은 어르신이 원한의 눈을 감는 순간까지, 천방지축 날뛰었습니다. 유족이 분명히 반대하고, 필요성이 거의 없는데도, 강제 부검을 하겠다며 병력을 집결시키고 끝내 영장을 청구했습니다. 다행히 법원의 저지로 최악의 상황은 막을 수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이 이렇게 막장일 수 없습니다. 선거로 권력을 잡았다고 민주정부가 완료되는 것이 아닙니다. 권력을 민주적으로 행사해야하고, 오류와 실수를 끊임없이 고쳐가야 민주정부입니다. 특히 시민을 상대로 한 국가의 범죄는 시민들 사이의 범죄보다 더 단호하게 처벌해야 합니다. 그것이 민주국가의 기본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진심어린 사과를 요구합니다. 또 황교안 총리는 정부를 대표해 빈소를 찾아 조문해야 합니다. 백남기 농민의 영전과 유족 앞에 무릎 꿇고 진심으로 사과해야 합니다. 또 지지부진한 검찰수사를 포함해, 정부차원의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아야 합니다.
2016년 9월 26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