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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심상정 상임대표·노회찬 원내대표 외, 105차 상무위 모두발언
 
심상정 상임대표 “이번 추석 민심 요약하면 ‘불안’, 개중 제일은 안보 불안…정부는 안보 포퓰리즘서 벗어나 냉엄한 현실주의로 돌아와야”
“北 수해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고려에 앞서 인간의 예의 다하는 행위…불량국가라는 점은 지원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아닌 지원 절실한 이유”
 
노회찬 원내대표 “경주 지진사태 계기로 원전 줄이기 나서야”
“사상 최악의 북한 수해피해, 인도적 차원 지원해야”
 
이정미 부대표  “경주 지진, 정부 및 산업계의 거짓말·안일한 대처 드러내… 국회, 912 지진특별위원회 구성해 종합점검·대응방안 마련해야”
“김천역 KTX 사고, 간접고용에 의한 위험의 외주화 결과… 여·야, 관련법 개정 착수해야”

 
윤소하 국민건강복지부 본부장 “정부당국, 전제조건·좌고우면 없이 동포애 하나로 즉각적 北수해복구지원 나서야”

 
일시: 2016년 9월 19일 오전 9시
장소: 국회 본청 223호
 
■심상정 상임대표
(모두발언)
이번 추석 민심을 한 단어로 요약하면 ‘불안’이었습니다.
 
불안은 계층과 지역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불안은 성별과 연령을 따지지 않았습니다. 서민들에게 일상이 돼버린 경제적 불안에 북핵 위협과 지진 공포가 더해졌습니다.
 
부동산 투기심리만 자극한 가계부채 대책, 아무런 준비 없이 단행된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상 유례 없는 강진에 정부는 국민보다 더 허둥지둥 됐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국민을 안심시키기는 것이 아니라, 불안을 조장하고 있습니다.
 
정치의 본령은 국민을 편안하게 하는 데 있습니다. 우병우 수석 감싸기로 국민의 화를 키운 데다가, 불안마저 증폭되니, 정부에 대한 신뢰는 무너지고 있습니다.
 
개중에 제일은 안보 불안입니다. 북핵 실험 이후 박근혜 대통령은 연일 격정적인 발언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전쟁가능성을 언급하고, 여당 소속 몇몇 의원들이 덩달아 핵무장론, 선제타격론을 꺼내들고 있습니다.
 
호전적 발언은 국민 불안만 키울 뿐입니다. 지금 정부가 해야 될 일은 냉철한 자세와 이성적인 대책입니다. 페리프로세스로 잘 알려진 페리 전 미 국방부장관은 핵·미사일 동결을 의제로 대화에 나서는 길 밖에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이보다 더 강경한 전략을 주장하는 사람들에게는 지난 15년 실패의 역사를 직시하라며 꼬집었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안보 포퓰리즘에서 벗어나 냉엄한 현실주의로 돌아올 것을 촉구합니다.
 
(북한 홍수)
북한 두만강 지역에서 해방이후 최악의 홍수피해가 났다고 합니다. 북한 정부는 다급히 유엔과 국제 구호단체에 구호를 요청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 국제적십자사 등이 긴급 지원에 나섰습니다.
 
북핵 실험에 따른 충격과 분노가 채 가시지 않은 상황입니다. 정부는 북한과 민간단체의 공식 요청이 있으면 검토해보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내놓고 있습니다.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고려에 앞서, 인간의 예의를 다하는 행위입니다. 북한이 불량국가라는 점은 지원을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아니라, 지원이 절실한 이유입니다. 불량국가의 주민들이기에 재해가 남긴 기아와 병마에 방치되기 때문입니다.
 
수해지원을 계기로 남북 당국이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한반도를 휘감은 전운을 물리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럴 마음이 없다면, 적어도 민간단체의 인도적 지원이라도 풀어줄 것을 정부에 간곡히 촉구합니다.
 
■ 노회찬 원내대표
(경주 지진 관련)
최근 경주에서 일어난 리히터 규모 5.8의 지진으로 더 이상 우리나라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이 증명되었습니다. 특히 대규모 지진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경주, 울산 인근은 우리나라 원전의 80%가 밀집돼 있는 지역으로서 지진사태가 대형 원전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지역입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기존 원전이 내진설계가 돼 있음을 강조하며 원전 정책을 바꾸는데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습니다. 원전 사고는 한번 발생하면 그 물질적, 정신적 피해가 상상을 초월할 만큼 큰 재앙입니다. 아무리 제대로 설계가 돼 있어도 사람의 실수로 인한 사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데, 이번 지진으로 인해 자연적인 요인으로 원전 사고가 생길 가능성도 높아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대재앙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원전 정책은 바뀔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최근 발간된 미국 에너지정보청의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의 원전 발전규모는 해마다 0.1%씩 감소하는 추세이지만 우리나라는 해마다 2%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대재앙의 규모가 해마다 2%씩 증가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는 경주 지진을 계기로 하여 신규원전을 중단하고 장기적으로 핵발전소를 폐기하는 정책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다른 선진국들이 핵발전을 줄이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잘못된 전력산업구조를 개편하여 에너지 소비를 정상화하고, 그 과정에서 원전도 줄여나감으로써 국민 안전도를 더욱 높여야 할 책임이 정부에 있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북한 수해 관련)
함경북도 지방에 대규모의 수해가 발생하여 수백 명이 사망, 실종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UN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역시 북한의 수해상황이 50-60년 만에 최악의 수준이라며 북한 당국의 적극적인 대처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엄청난 피해를 입은 북한 주민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현재 남북한이 여러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상황이고, 북한의 핵개발이나 미사일 발사 등은 당연히 규탄해야 하지만 인도적인 지원마저 외면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수해의 피해규모와 북한 당국의 지원요청 등을 고려해 인도적 지원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우리 정부가 먼저 나서서 인도적 지원을 북한에 타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설사 그것이 북한 당국에 의해 거부된다 하더라도 우리 정부의 그와 같은 노력이 남북간 대화의 물꼬를 틀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 회장단체인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북한 수해 지원을 위해 19~20일 제3국에서 대북 접촉을 신청한 상태입니다. 이러한 인도적인 움직임에 정부가 힘을 보탬으로써 남북 관계가 개선되고 한반도 평화정착이 한발 더 진전되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 이정미 원내수석부대표
(경주 지진 관련)
추석연휴, 350회 이상의 여진으로 온 국민은 공포에 떨었습니다. 역시 기상청도, 국민안전처도, 정부 차원의 재난 관리 시스템도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경주지역 주변의 많은 활성단층에 대해서 원자력계는 이제껏 부인으로 일관해 왔습니다. 그러나 12일 발생된 지진은 원자력계의 수십 년간의 거짓말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주었습니다.
 
2011년 도쿄도 지진이후에 마련되어야 했던 지진종합대책은 건설업계와 원자력계 등에 의해서 축소되거나 은폐되어 왔습니다. 그리고 정부는 지진을 방치해왔습니다.
 
지진전문가들은 언제든지 규모 6이상의 강진이 한반도를 강타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대재앙을 예견하고 있지만, 우리정부와 산업계는 너무나 안일합니다.
 
정의당은 국회차원에서 “9.12 지진피해조사와 안전대책마련을 위한 특별위원회”(가칭)을 구성할 것을 제안합니다. 이 위원회는 지진재난에 대해서 실질적인 종합적인 점검과 대응체계를 마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첫째, 원자력발전소와 방사성폐기물처리장 등 주요 원자력관련시설에 대한 공개적인 피해조사 및 안전성 점검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원전 ‘스트레스 평가’와 ‘중대사고 관리계획’에 대한 지침서 마련 또한 공론화 과정을 통해 수립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 항만, 교량, 저수지, 댐, 지하철 등 사회간접자본시설 및 화학공장, 철강제련소 등 주요공장시설에 대한 종합적 점검이 실시되어야 하고 도시의 고층빌딩과 아파트 등의 주거시설, 학교와 병원 등에 대한 지진 안전점검과 제도개선방향을 새롭게 마련해야 합니다.
 
셋째, 국민안전처에 작성된 ‘지진재난 위기관리 매뉴얼’에 대한 점검과 훈련을 통한 실질적인 초기대응 강화방안을 마련해야합니다.
 
넷째, 지진재난 대응을 위해 필요한 국가재정 확보와 행정체계 개선도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진재난은 이제 언제 어떻게 발생할지 모를 재난입니다. 태풍처럼 예측 가능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전에 충분한 대응체계를 마련해 놓아야 합니다. 특히 9.12 경주지진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의 핵심은 더 이상 원자력은 안 된다는 것입니다.
 
(경북 김천역 KTX 사고 관련)
경주에서 지진이 일어난 다음 날 새벽, 경북 김천역 부근에서 노동자 2명이 목숨을 잃고 2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야간 선로작업 중이던 노동자들이 경주 지진으로 인해 지연 운행 중이던 KTX 열차에 치인 것입니다. 평소처럼 자정 이후에는 열차가 다니지 않는다고 여기고 작업을 하다가 지연 운형과 관련 정보를 미처 듣지 못하고 변을 당했다고 합니다. 자세한 조사결과가 나와야겠지만 현재 나온 정보대로라면 노동자들은 자기 목숨과 관련된 가장 기초적인 작업정보조차 듣지 못하고 현장에 나와야 했습니다. 바로 그들이 코레일의 협력업체 노동자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구의역 사고에서부터 최근 일어난 장안철교 사고 등 올해 들어 발생한 잇단 사고의 특징은 사고의 희생자가 비정규직 간접고용 노동자였다는 것입니다. 제가 지난 주 발표한 바도 있지만 최근 4년간 조선업 대형3사 사망사고를 조사해 보니 37명 사망주 중 29명 78%가 하청노동자였습니다. 이제 간접고용 비정규직이 단지 낮은 임금과 고용불안의 문제가 아니라 생명의 문제일 수밖에 없습니다. 위험의 외주화와 간접고용 문제를 그냥 두고서 산업현장에서 정상적인 안전관리를 기대할 수 없고 세계 최고의 산재국가라는 오명을 벗기는 더더욱 어렵습니다.
 
이와 관련해 위험업무의 외주화를 방지하고 비극을 막기 위한 법안들이 20대 국회 개원과 함께 연달아 제출됐습니다. 다음 주부터는 국정감사가 실시되고, 곧 법안심사 역시 시작됩니다. 여야 정당 모두가 사소한 당익을 뒤에 두고 책임 있게 관련법 개정에 착수해야 합니다. 이는 구의역 사고와 함께 시작한 20대 국회의 책무이고, 세월호 이후 첫 국회의 책무입니다. 모든 정당들의 성실하고 책임 있는 논의를 바랍니다.
 
■윤소하 국민건강복지부 본부장
가족과 함께, 이웃과 함께 정을 나누는 추석 명절에 우리는 어쩌면 안타깝고 무거운 마음 한켠을 어찌 할 수 없었습니다.
 
온국민을 불안에 떨게 했던 경주지진 사태가 그러했습니다. 계속되는 여진소식에 마음을 조였습니다. 뒤늦게 알게 된 북한의 홍수 피해소식과 참혹한 영상을 접하면서 한숨을 지으며 안타까워했습니다. 지금 시골 고향 마을에서는 들판은 풍년인데 쌀값대폭락에 40킬로 한 포대당 1만원씩 떨어지고 있는 이 현실에 명절기운은 반토막 나고 걱정과 허탈감, 어쩌면 분노로 가득 했습니다.
 
저는 우리 정부당국에 북한에 대한 즉각적인 수해복구지원에 나설 것을 촉구합니다. 그 어떤 전제조건이나 좌고우면없이 동포애 하나로 가장 먼저 적극 나서야 합니다. 자발적인 민간단체 돕기 활동이 있다면 발빠르게 연결해 주어야 합니다.
 
저는 특히 정부가 여러 지원 방법 중 지금 즉시 쌓여있는 쌀을 보내 북한 동포들의 고통을 감싸주는데 나서주길 바랍니다. 이것은 홍수 대참사로 고통받고 있는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도움이고 우리 농민들을 살려내고 맞대결로 치닫고 있는 한반도 위기에 한줄기 평화의 평화의 숨통을 틀 것입니다. 남과 북 모두를 이롭게 하고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내는데 주저함이 없어야 합니다.
 
먼저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야 합니다. 사상 최악의 홍수사태에 유엔과 외국구호 단체들까지 나서고 있는 지금 우리 정부가 아무런 조건 없이 먼저 나설 때입니다. 이제 북한의 대홍수피해지역인 함경북도는 곧 추위가 다가 올 것입니다. 수인성 질환이 창궐할지도 모릅니다. 이를 위한 의료기기 및 의약품 지원 등 정부와 우리 모두가 마음으로 그 추위를 조금이라도 막아주고 마음을 녹여낼 수 있도록 합시다. 얼어붙은 남과 북 상황에 따뜻한 화해와 협력의 기운을 불어 넣읍시다.
 
2016년 9월 19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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