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심상정 상임대표, 토론회 <보수와 진보, 함께 개혁을 찾는다> 모두발언 전문
일시: 6월 7일(화) 09:00
장소: 중소기업중앙회 2층 릴리홀
안녕하세요. 정의당 대표 심상정입니다. 오늘 이렇게 귀한 자리에 초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정치를 하면서 늘 여러 국가 현안에 대한 진정한 보수와 진보의 인식과 해법이 치열하게 토론되는 자리에 대한 갈망이 매우 컸습니다. 아마 우리 국민들도 대결 정치를 비판하는 진정한 뜻은 결과적으로 국민에게 득이 되는 제대로 된 해법의 치열한 경쟁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김광두 원장님과 김상조 선생님의 치열한 노력에 항상 늘 감사드리고 저도 많이 배우고 있다는 말씀드립니다.
우리 대한민국 사회의 핵심 과제는 불평등 해소입니다. 그런 점에서 특별한 이견은 없을 것 같습니다. 제가 진보정치인이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IMF나 OECD도 최근에 불평등이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는 보고서를 연달아 내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로도 신자유주의적인 여러 의제들에 대한 성찰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금 OECD 국가 평균으로 볼 때 상위 10%와 하위 10% 격차가 5-7배 인데 우리나라는 지금 11배에 이르고 있습니다. 출산율은 1.24명으로 공동체 재생산이 위기에 처해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심각한 상황입니다. 자유경제 창시자인 애덤 스미스가 ‘이기심이 가득한 사회에서는 시장경제마저 제대로 돌아갈 수 없다’고 말했던 그 경구를 떠올리게 하는 그런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치권이 여,야를 불문하고 과연 이 심각한 현실에 대해서 얼마만큼 인식하고 책임을 갖고 있느냐 하는 것이 제가 정치인으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목입니다. 왜 그런 해법이 나오지 않느냐하면, 우리나라 정당 체제가 정치적 주소를 또렷이 갖는, 정체성을 가진 노선과 정책 대결의 정당 체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외람된 말씀입니다만, 지금의 정당 체제는 수구 정치 대 반 수구 정치의 구도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말하자면 기득권 세력들이 그것을 지키기 위한 정치와 그것을 반대하는 정치 정도의 성격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시장의 실패와 국가의 실패를 정치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시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성찰을 하는 것이 개혁보수이며 또 국민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키는 것이 진보의 사명이라고 인식하는 합리적이고 유능한 진보, 이렇게 개혁 보수와 유능한 진보의 경쟁 구도가 국민에게 가장 이익을 주는 경쟁체제가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대선을 앞두고 이른바 중도 경쟁으로 치닫는 것이 극심한 양극화 현실을 개선하는데 얼마만큼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입니다.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리면 19대 대통령 선거 때를 기억해 보면, 보수정당 후보자부터 진보정당 후보자까지 슬로건은 하나였습니다. 경제민주화와 복지, 이렇게 아마 보수에서 진보까지 대통령 후보의 슬로건이 같은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 정도로 시대정신을 공감했다면 무언가 변화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 경제 민주화의 필요성이 더욱 더 절실해 지고 있습니다. 이 현실을 우리가 주목해야 합니다. 이미 집권 세력 내에서 경제 민주화라는 말은 고사성어가 됐고 야당은 항상 ‘우리가 소수이기 때문에’라는 변명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경제민주화 달성은 몇 가지 경제 프로그램이나 징벌을 강화하는 식으로 이루어지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경제주체간의 균형 발전이 이루어지려면, 경제주체의 균형 참여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모두다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이야기하는데, 정의당이 주장하는 정의로운 경제의 다른 점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저는 단호히 경제 주체들의 균형적인 참여라고 말할 것입니다. 힘의 불균형을 시정하려는 집요하고 끊임없는 노력이 함께 이루어지지 않는 경제민주화는 공허한 말잔치로 끝날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 노동조합이라든지 협동조합이라든지 각종 사회경제적 주체의 조직화를 위한 법제도,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점을 마지막으로 말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6년 6월 7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