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심상정 상임대표-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내방 공개 발언 전문
일시: 2016년 5월 11일 11:30
장소: 국회본청 217호
심상정 상임대표(이하 심): 두 번씩이나 연거푸 방문해주셔서 정말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희가 이렇게 보시다시피 좀 누추합니다. 정진석 원내대표님은 제가 언론을 보니 ‘인맥왕’‘으로 평가를 받고 계신데 정말 여야 두루 아주 합리적이고 잘 협력해 나갈 것이라는 기대가 높은 것 같습니다. 저희도 기대가 큽니다. 저도 정진석 원내대표님 국회 사무총장 하실 때 여러 가지 소수당으로서 어려운 점들 상의를 했고, 또 최선을 다해서 정성껏 협의를 해주셨기 때문에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제가 말씀을 들으니 원내대표께서 20대 국회에 ‘협치’를 가장 중요한 과제로 제시하셨는데, 이번 총선 결과가 한 마디로 말하면 국민의 말을 잘 들으라고 하는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아주 방향을 잘 설정하셨다고 생각합니다. 이 ‘협치’라는 것이 여야 간 잘 협의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국회가 대변하지 못하는 소외된 목소리를 어떻게 잘 담아내는가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에서 원내대표님께서는 원외에서도 계셨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소외된 목소리를 담아내는 그런 국회가 되기 위해 노력해 주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보통 ‘협치’하면 여야 대표들이 이렇게 손잡고 사진 찍는 것이 국민들에게 많이 보이는데 저는 여야가 협력하는 것은 야당을 위해서가 아니라 여당을 위해서 필요한 일이고 협치는 국민을 위한 정치를 위해서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짧지만 국회에서 이러저런 활동을 하면서 느낀 것은 적어도 이 국회에서 만큼은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가 vip라는 것입니다. 정치개혁 논의할 때도 제가 굉장히 답답하기도 하고 화도 많이 나기도 하고 했는데 여야 대표간의 상당부분 근접한 접점을 마련해도 그게 청와대가 한복판에 들어오면서 결렬되는 경우가 많이 있었습니다. 정진석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만큼은 집권여당의 원내대표가 vip라는 생각을 가지시고 잘 해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모두가 불행해집니다.
기왕에 오셨으니까 제가 한 말씀만 더 드리면, 19대 국회 때 가장 가슴 아프고 불행했던 사건이 세월호 사건과 가습기살균제 피해라고 생각합니다. 이 두 가지는 공통점이 있는데 이로 인해 많은 국민들이 생명을 잃었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것이 정부의 가장 1차적 책임이라는 것만, 그 사명만 자각을 했어도 피해를 많이 줄일 수 있었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점에서 국민들이 큰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왕에 오셨으니까 이 2가지와 관련된 사안은 19대 국회 내에서 국민들의 바람에 부응하는 결과를 만들었으면 합니다. 세월호특별법 문제가 있고 세월호 청문회 문제가 있는데 부족한 것은 20대 국회에서 또 연결해서 하더라도 이 2가지 사건이 지금 박근혜 정부 들어서, 또 19대 국회에서 가장 국민들에게 큰 충격과 트라우마를 준 사건이라는 점에서 마무리를 최선을 다해서 해주시길 바랍니다. 다시 한 번 축하드리고 작은 당도 챙겨주십시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이하 정): 심상정 대표님은 저하고 오래 됐죠. 늘 심상정 의원님이 보여주신 리더십에 대해서 많은 존경심을 갖고 있습니다. 제가 국회 사무총장으로 행정적인 지원하는 일을 맡았을 때도 자주 대화를 나눴던 사이입니다. 제가 크게 도와드리지는 못했어도 나름대로 정성은 다했다는 점을 말씀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렇습니다. 집권 여당으로서 비록 제2당의 신세가 되긴 했습니다만, 집권 여당의 입장이 바뀐 것은 아니고 또 집권 여당으로서의 책임 정치 구현을 위해서 사명감을 가지고 있고, 책임 정치를 구현하는 길에는 소위 교섭단체와의 대화, 교섭만이 전부가 아니고 소수의견을 듣고 존중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교섭단체가 아닌 비교섭단체의 원내대표를 경험했던 이력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잘 압니다. 아무쪼록 앞으로도 심상정 대표님 말씀을 자주 청취하면서 서로 이해를 좁힐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으면 합니다.
앞서 말씀하신 대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하는 정부의 책무, 정치권의 책무에 대해서 저도 크게 공감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가습기살균제 사태와 관련해서는 지금 사법당국에서 철저한 진상 규명을 위한 조사가 진행 중에 있기 때문에 반드시 한 점 오역 없이 국민들에게 그 진상이 규명되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그와 관련해서 필요하다면 국회차원에서도 청문회를 비롯한 조사를 얼마든지 이어나갈 수 있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원구성이 되어 현안 문제들에 대해서 논의할 때 폭넓은 대화를 가져서 의견을 모아봤으면 합니다.
심: 잘 해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김광림 위원장님도 전반기에 예결특위 여당 간사를 맡으셔서 저한테 예산도 많이 신경써주셨어요. 제가 지역구에서 압도적으로 당선되는 데 일조를 하신 분입니다. 하여튼 감사드리고 원내대표님, 정책위의장님, 수석부대표님 다 이번 총선에서 배출된 민심을 잘 받아 안는다면 국회가 우리 국민들의 민의의 전당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 축소판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제가 정의당 대표로서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은 지역구에서 듣는 절박한 목소리들이 국회에서는 모기 목소리만 하다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아까 제가 2가지 사건을 말씀드렸는데, 가습기살균제 특별법 청문회 문제는 아마 더불어민주당하고 새누리당에서 20대 국회에서 다루는 것으로 의견 교환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지금 그 피해자들이 5년을 버텨왔습니다. 그래서 적어도 총선을 통해서 표출된 민심을 생각한다면 19대 남아있는 기간에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고 그래도 미진한 부분에 대해서는 20대로 넘기는 것이 좋지 않겠나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19대 내내 가습기살균제 문제를 부여잡고 애를 써왔는데 20대로 넘어가면 또 의원님들 처음부터 다 다시 공부를 해야 하지 않습니까. 지금은 청문회 하는데 준비도 필요 없습니다. 청문회를 뭐 일주일 열흘씩 하는 게 아니니 결단만 하면 바로 실행이 되고 그것에 기초해서 법적 기반도 마련하고 그렇게 해서 검찰 수사 이후에 미진한 문제가 있으면 또 청문회를 할 수도 있는 것이니까 그 점에 대해서는 각별하게 검토를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역구에 제가 내려가 보니까 다 자리 나눠 먹는데만 관심이 있는 것으로 주민들이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민들이 가장 큰 상처를 받고 있는 이 2가지 문제에 대해서 깊이 한 번 숙의해 주실 것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우리 이정미 수석부대표 이번에 초선인데 김도읍 수석께서 잘 좀 도와주십시오.
2016년 5월 11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