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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심상정 상임대표·나경채 공동대표·정진후 원내대표, 37차 상무위 모두발언

 

심상정 상임대표 “현 정부가 말하는 법치는 ‘전도된 법치’…불법·폭력시위 엄단 말하기 앞서 노동자·서민의 절박한 목소리에 귀 기울어야”

“한중 FTA, 면밀한 피해보전과 보완대책 없이 벼락치기로 밀어붙인데 따른 책임 분명히 정부와 여당에 있어”

나경채 공동대표 “한국 OECD국가 중 노동시간 1위…노동시간 주 48시간으로 줄이면 150만 일자리 만들 수 있어”

정진후 원내대표 “국익협박에 시간에 쫓겨서 한중FTA 비준안 졸속 처리해선 안 돼... 양당이 총선 앞두고 생색내기 예산과 선심성 지역예산 늘리려 밀실담합 벌이는 건 아닌가 의심스러워”

 

일시: 2015년 11월 30일 오전 9시

장소: 국회 본청 216호

 

■심상정 상임대표

(2차 민중총궐기대회)

주말 경찰이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등이 12월 5일 열겠다고 신고한 집회를 ‘불법 폭력 시위 가능성’을 들어서 금지했습니다. 주최 측이 평화적 진행 의사를 거듭 밝혔고, 종교계가 종파를 초월해 중재 노력에 나섰지만 듣는 시늉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헌법상의 권리인 시민들의 집회·시위 자유가 정부 맘대로 줬다 뺏는 허가 대상으로 전락했습니다.

 

하루 앞서 김현웅 법무부 장관의 담화는 정권 안녕의 방패로 전락한 ‘법치’의 참담한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담화 대부분은 ‘응분의 대가를 치르도록 하겠다’는 식의 대국민 협박으로 채워졌습니다. 또한 ‘복면시위에 대한 양형기준을 대폭 올리겠다’는 월권적 발언으로 사법부의 독립성을 침해했습니다. 법무행정의 수장이 삼권분립의 개념조차 상실한 것입니다.

 

정부와 여당은 물 만난 물고기처럼 테러방지법과 복면방지법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국정원 등 법집행기관의 권력오남용과 인권침해에 대한 우려는 모르쇠로 일관하며, 국민들을 무장폭도와 테러리스트로 몰아갑니다. ‘대통령 심기’를 거스르는 창작물이 최근 2년 동안 매달 한 번씩 검열 논란에 휩싸였다는 문화연대 보고서도 발표됐습니다. 이정도면 이 정부가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10만에 달하는 국민들이 추운 겨울 거리로 나온 것은 정부의 정책실패로 인한 민생파탄과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노동개악 등 거꾸로 가는 국정 때문입니다. 국민들의 정당한 항의와 생존적 절규에 대해 공권력은 사전 불법 규정, 차벽, 물대포 직사라는 위법과 폭력을 자행했습니다. 현 정부가 말하는 법치는 ‘전도된 법치’에 지나지 않습니다.

 

불법·폭력시위 엄단을 말하기에 앞서 노동자·서민의 절박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어야 합니다. 지난 1차 총궐기에서 노동자들은 쉬운 해고와 평생 비정규직을 조장하는 노동개악 중단을 요구했습니다. 농민들은 쌀과 농산물의 적정가격 보장을 빈민들은 노점단속 중단을 요구했습니다. 청년학생들은 좋은 청년일자리 창출을, 시민들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계획 폐기를 요구했습니다.

 

또한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차별 및 혐오 중단, 남북관계개선을 위한 5.24조치 해제와 민간교류보장.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과 진상규명. 국립공원 케이블카 건설계획폐기와 신규원전 건설중단. 공공부문 민영화와 영리병원 추진 중단. 상시지속업무 정규직 전환과 하청노동자 직접교섭 참여 등 재벌의 사회적 책임강화. 이런 것들이 지난 민중총궐기의 요구사항입니다.

 

박근혜정부에 다시 한 번 ‘포고령 통치’를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시민의 분노와 항의를 불법적 권력남용과 반헌법적 조치로 억압하겠다는 시대착오적 발상을 거둬야합니다. 평화시위를 보장하고, 시민사회의 정당한 비판과 국민의 생존권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합니다. 그것이 민주주의입니다. 그래야 민주정부입니다.

 

(한중FTA 본회의 처리 관련)

오늘 국회 본회의가 열립니다. 일각의 보도에 따르면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이 한중 FTA 처리를 조건으로 서비스발전기본법 등 문제성 법안을 주고 받기식으로 처리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공익을 희생시켜 재벌에 특혜를 주는 법안은 거래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양당에 부당한 법안거래가 아니라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의 최우선 처리에 나설 것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공공기관의 청년 신규고용 의무비율을 현행3%에서 5%로 올리고 일정 규모 이상 민간 대기업까지 확대하는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은 청년고용을 위한 가장 실효성 있는 대책입니다. 이를 외면한 채 말하는 청년고용 확대는 립서비스에 불과할 것입니다.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이 통과돼 벼랑 끝에서 절망하는 우리 청년들이 작은 희망을 갖게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또한 양당은 오늘 한중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하기로 잠정합의 했습니다. 정의당은 그 동안 한중FTA의 경제적 실익이 크지 않고, 그마저도 특정부분에 편중됐으며, 국민안전과 경제약자의 생존을 위협한다는 점에서 ‘불량FTA’로 규정하고 신중한 처리를 요구해왔습니다. 특히 한중FTA는 이 땅의 을들을 죽이는 을사(乙死)조약에 다름 아닙니다. 농축수산업 보호 수준이 높다는 정부 주장과 달리, 농업 특별세이프가드 비도입 등 우리 농업에 위협이 될 내용을 여럿 포함하고 있고, 영세기업과 자영업 부문에서도 우리 시장은 개방하고 중국 시장은 보호하는 불공정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 동안 농민과 영세제조업 그리고 자영업 단체들은 깊은 우려와 함께 보완대책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FTA에서 이익을 보는 쪽이 있으면 손해를 보는 쪽이 있기 마련입니다. 지금까지 정부는 FTA 비준을 밀어붙이면서 피해보상과 이익공유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대책없이, 국익과 시간부족만을 강변하며 면피용 대책으로 일관해 왔습니다.

 

여야의 최종 협상결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한중FTA 비준안을 통과시키는 조건으로 기업들로부터 매년 1000억 원대 규모의 기부금으로 피해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무역협정에 따른 이득공유의 제도화가 아니라, 수출기업들의 자발적 기부에 맡긴다는 발상과 실효성 모두 큰 의문이 듭니다.

 

국민경제와 개별 국민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한중 FTA를 면밀한 피해보전과 보완대책도 없이 벼락치기로 밀어붙이는데 따른 책임은 정부와 여당에 있음을 분명히 지적하고자 합니다.

 

■나경채 공동대표

(한국 OECD국가 중 노동시간 1위 관련)

한국이 OECD에서 또 1위를 했습니다. 노동시간 얘기입니다. 어제 발표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김유선 선임연구위원의 보고서 연장근로시간 제한의 고용효과에 따르면 작년 한국 근로자 1인당 근로시간은 총 2285시간으로 OECD회원국 중 가장 많았습니다.

 

이 중 법정근로초과 근로한도인 주당 52시간을 넘겨 일한 노동자는 357만명으로 나타났습니다. 2013년도보다 35만명이 늘어났고, 이는 전체노동자의 19%에 달하는 숫자입니다. 작년 5명 노동자 중 한 명이 법정근로시간을 초과해서 일했다는 뜻입니다.

 

요즘 한국사회를 헬조선이라고 부릅니다. 이 헬조선 담론의 핵심에는 노동의 문제가 있습니다. 과도한 노동시간, 저임금, 불안정노동, 전방위적 갑질이 뒤섞여 있는 노동환경을 그냥 두고는 헬조선을 벗어날 방법이 없습니다. 이와중에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은 임금피크제와 쉬운 해고를 통해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구조개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효과는 분명하지 않은 반면,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이 더 후퇴할 것은 너무나 분명합니다.

 

오히려 위 보고서에서 지적한대로 현행법만 엄격하게 적용해도 30만개에서 5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서 노동시간을 주 48시간으로 줄이면 150만명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일자리 증가만이 아니라 저녁이 있는 좋은 삶을 수백만개 만들어낼수 있다는 말입니다. 한국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바로 이 방향입니다.

 

(KTX여승무원 해고무효소송 최종 패소 관련)

어제 드라마 송곳의 마지막회가 방영되었습니다. 송곳은 부당한 처우에 맞선 마트 노동자들의 싸움을 다룬 최규석 작가의 원작만화를 영상화한 것입니다. 2003년 까르푸 노동조합을 실제모델로 하고 있습니다. 송곳은 우리에게 익숙한 마트라는 공간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삶을 그렸습니다. 부당해고에 맞서 노동조합을 결성하는 과정에서 겪는 수많은 인간적 괴로움을 잘 표현했습니다. 너무나 현실적이었기 때문에 불편해서 보기 힘들다는 분들이 계실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불편함에도 눈돌릴 수 없는 이유에는 바로 그 불편함 때문입니다. 작품 송곳은 만화와 드라마지만 우리 주변의 수많은 노동공간에서 송곳은 실제입니다.

 

며칠 전 KTX승무원들이 해고무효소송에서 최종패소했습니다. 2005년말 코레일은 2년 넘게 고용하면 정규직으로 고용하도록 한 현행법을 피해서 승무원들을 사실상 해고했습니다. 이에 맞서 승무원들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10년을 싸웠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코레일의 직원이 아니라는 것이 법의 최종판단입니다. 이것은 또한 법적으로 비정규직을 확대해온 결과입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비정규직을 계속 늘리는 법안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2년 후 정규직 전환이 무소용인 것을 KTX승무원 판결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에 대한 대책이 4년 후 정규직 전환일 수 없습니다. 2년 후에도 안되는 정규직화를 4년 후에 무슨 수로 가능하게 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비정규직 확대는 노동자를 기업이 쓰고 싶을 때 쓰고 버리고 싶을 때 버리는 것을 더욱 폭넓게 보장하자는 것입니다. 지금도 전체 노동자의 절반에 달하는 비정규직을 더 늘리겠다는 것은 노동자의 삶에 대한 보호를 포기하겠다는 선언입니다. 당장 멈춰야 합니다. KTX승무원들은 비록 법정에서는 졌지만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저희도 승무원 노동자들과 함께 또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하겠다는 다짐을 위로 대신 전하며 모두발언을 마치겠습니다.

 

■정진후 원내대표

(국회 운영 관련)

양당이 오늘 본회의에서 한중FTA 비중동의안 처리에 잠정합의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습니다. 양당은 무역이득공유제 등 피해산업 구제대책에 의견을 모았다고 하지만 그 구체적인 내용은 전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정의당은 이번 비중 동의를 요구하고 있는 한중FTA가 국민안전과 경제적 약자의 생존을 크게 위협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중소ㆍ영세 자영업자들과 농어민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정부와 여당은 국익협박에 시간에 쫓겨서 비준안을 졸속 처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더욱이 양당이 맞바꾸기로 한 서비스발전기본법과 관광진흥법은 결코 다른 법률에 끼워 넣어 처리할 법률이 아닙니다. 그동안 국회 논의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이 노출되어 처리할 수 없던 법률입니다. 이런 법률을 한중FTA 처리에 끼워 팔기식 처리하는 것은 스스로 국회의 권위를 무력화시키는 행위이고, 국민을 우롱하는 행태입니다.

 

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예산안 심사 마지막 날입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막판 밀실협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양당은 정부 예산안에서 3조 7천억 원을 삭감해 3조 6천억 원을 도로 증액하겠다고 하는데 세부 내역은 전혀 알 길이 없습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양당이 정작 국민이 필요로 하는 예산은 뒷전으로 미뤄둔 채 생색내기 예산과 선심성 지역 예산을 늘리기 위한 밀실담합을 벌이고 있는 건 아닌가 의심스럽습니다. 이른바 ‘인간 쪽지’까지 등장한 마당이니 괜한 의심은 아닐 것입니다.

 

정의당은 ‘국민쪽지예산’ 공모사업을 벌여 ▲누리과정 및 아이돌봄 지원 예산, ▲청소용역근로자 인건비 증액 예산 등 국민이 가장 필요로 하는 곳에 예산이 쓰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왔습니다. 그러나 거대양당의 잇속 챙기기로 예산안조정소위에서 철저히 배제돼 왔습니다.

 

FTA 비준, 예산안 등 주요 의제에 대해서 비교섭단체는 논의과정도 결과도 알 수 없습니다. 왜곡된 선거제도가 민심의 왜곡을 낳고 있습니다. 다양한 민심이 반영되는 정치개혁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버려지고 가려지고 왜곡되는 국민의 마음을 대변할 선거제도, 올바른 선거제도를 위해 정의당은 더욱 더 힘차게 싸우겠습니다.

 

2015년 11월 30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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