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심상정 대표, 대구 지역 순회 기자회견문 전문
일시 : 11월 20일 15:00
장소 : 정의당 대구시당
반갑습니다.
정의당 대표 심상정입니다.
제가 지난 보름 가량 전국을 돌면서 당원과 시민들을 만났습니다. 내일 모레로 예정된 진보세력 통합전당대회를 앞두고 저희 당이 더 크고 강한 정당으로 발돋움해서 새로운 진보정당의 시대를 열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다녔습니다. 대구는 그런 전국 순회의 종착지입니다.
대구에 들어서면 저는 살짝 긴장이 됩니다. 대구시민들께서야 여느 지역처럼 따뜻하게 맞아 주시지만, 이 지역이 지역인만큼 제가 몸에 잔뜩 힘이 들어갑니다.
존경하는 대구시민 여러분,
대구에 왔으니 먼저 박근혜대통령 이야기를 드려야할 것 같습니다. 박근혜정부가 크게 잘못 가고 있습니다. 거듭된 경제실패로 민생이 몹시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박근혜 대통령에게서 120만 청년실업자, 200만원도 못 받는 1100만 봉급장이, 600 자영업자 등 고단한 민생을 살피는 따뜻한 가슴을 좀처럼 찾을 수 없습니다. 재벌 퍼주기와 노동개악 그리고 부채양산 정책으로 노동자, 서민의 삶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민주주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일입니다. 국민들은 이 문제를 대통령의 바램대로 보수·진보의 문제로 보지 않습니다. 획일성 주입이냐 다양성 함양이냐, 과거냐 미래냐의 문제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 목소리로 반대하는 것입니다. 국민들은 박근혜정부의 역사교과서 강행 추진을 보면서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권위주의를 봅니다.
무엇보다 박근혜대통령은 대결정치를 조장하고 정치실종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독선으로 정치를 대하고, 불통으로 야당을 무시하며, 억압으로 비판적 시민을 짓눌러서, 남은 임기를 보낼 수는 없을 것입니다. 모든 사안에 대해 어떻게 대통령만 옳을 수 있습니까? 여.야당 모두 부분적 옳음을 인정하고 그 토대 위에 대화하고 협력하는 것이 민주정치입니다. 야당의 협력 없이 성공한 정부는 없습니다. 야당과 타협 없이 성과를 만들어낸 대통령도 없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제라도 야당과 대화하고, 국회를 존중하고, 정치를 복원하는 길로 국정운영기조를 전환하기 바랍니다.
특히 대통령을 왕으로 모시려는 인사들, 공작정치에 길들여진 사람들, 부패와 권력남용을 탐하는 사람들 이런 분들이 대통령 주변을 에워싸고 국정을 농단하고 대통령을 잘못된 길로 이끄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모리배를 내쳐야 합니다.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원하신다면 이제 대구시민들이 옐로카드를 꺼내들어야 합니다. 저는 박근혜정부의 역주행과 새누리당의 오만불손을 교정할 힘은 이곳 대구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보수의 아성, 새누리당의 정치적 진지, 박근혜 대통령의 든든한 후원자인 대구가 야단칠 때 화들짝 놀랄 것입니다.
가장 좋은 옐로카드는 선거에서 국민을 거역하면 내쫓긴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것입니다. 대통령 주변에서 호가호위하면서 상가집까지 찾아와 유세를 부린 인사들을 과감히 벌해주셔야 합니다. 박근혜정부 성공을 위해 충언했다는 죄 아닌 죄로 정치적으로 유배된 유승민을 지켜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사실 오늘 한국정치의 난맥상은 박근혜 대통령만의 잘못은 아닙니다. 정부와 협력과 견제로 국정을 바로잡아야 할 책무를 가진 야당도 잘못이 큽니다. 의석을 사실상 독점하는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양당은 정부의 반복된 실패와 민생의 어려움은 외면한 채, 당권다툼에 혈안이 돼 있습니다. 대통령 눈치만 보는 여당, 대통령 되는 일에만 매몰된 야당 모두 극복되어야 합니다. 특정지역의 일당 독점에 기반한 기득권 정치를 타파하고 국민을 두려워하고, 국민을 위해 경쟁하는 다원적 정당체체제로 나가야 합니다.
정의당이 새로운 대안세력이 되겠습니다. 더 커지고 강해지겠습니다. 노동정치연대, 국민모임, 그리고 진보결집 더하기 4주체가 새롭게 통합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진보대표정당으로 발돋움 할 것입니다. 이제 정의당은 준비됐습니다. 대구시민의 정치적 대안이 되겠습니다. 야권과 한국정치의 근본적 혁신을 이끌어 가겠습니다. 땀 흘려 일하는 사람을 위한 민생제일정치 선도하겠습니다. 한국정치를 근본적으로 혁신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정의당을 교섭단체로 만들어주시는 것이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정의당을 대구·경북의 제1야당으로 만들어주십시오.
사랑하는 대구시민여러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는 “새누리당이 혁신하면 대한민국이 혁신한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습니다. 저는 이 말을 “대구가 혁신하면 대한민국이 혁신한다”는 말로 바꾸어 이해합니다. 한국정치를 민생정치라는 본 궤도로 돌려놓는 가장 강한 힘은 이곳 대구 시민들이 갖고 있습니다. 정의당 대구시당은 지역민들의 신뢰와 지지를 얻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중앙정치에 매몰된 지역의 제1야당을 대체하고, 타성과 무기력에 빠진 대구정치에 다양성과 긴장감을 불어넣어 대구정치의 판도 변화를 이끌겠다는 각오로 부단히 노력해왔습니다. 비록 수는 적지만 정의당 소속 지방의원들은 실력 있는 의정활동으로 주민들의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다음 총선에서 정의당은 그동안 대구 지역 진보정치를 이끌어 온 대표주자들은 물론이고, 젊고 유능하고 참신한 인재를 출마시켜 지역 유권자에게 좋은 선택지를 제공할 것입니다.
대구가 언제나 보수의 아성이었던 것만은 아닙니다. 해방이후 한 때 대구는 저항과 진보의 도시였습니다. 빨강 일색의 대구에 작지만 강렬한 노란 점 하나 찍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15년 11월 20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