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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심상정 대표·정진후 원내대표, 7차 상무위 모두발언

 

 

 

심상정 대표 “이번 사태 책임 물어 최윤희 합창의장·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즉각 파면 요구”

“새누리당, 새정치민주연합 청년실업 해소 위한 긴급조치 나설 것 촉구. 청년고용촉진특별법 정기국회 제1호 법안으로 처리 할 것 제안”

 

 

정진후 원내대표 “아베, 엄마 손에 끌려나온 철부지 어린 아이 같은 태도... 박근혜 대통령은 ‘건국 67주년’에 담긴 저의 해명하고 사죄해야”

 

 

 

일시: 2015년 8월 17일 오전 9시

장소: 국회 본청 217호

 

 

 

■ 심상정 대표

 

(지뢰도발 관련)

 

비무장지대 지뢰 폭발 사건이 일어난 지 2주가 다 돼갑니다. 그러나 재발방지를 위한 정부당국의 책임 있는 조치는 찾아볼 수 없는 상황입니다. 말장난에 가까운 변명과 국방부와 청와대 사이의 책임전가, 그리고 적시성도 실효성도 잃은 분풀이성 대응 뿐 입니다.

 

저는 관계당국의 조사에 바탕해서, 우리 장병 2명의 신체를 중대하게 훼손시킨 북한의 도발을 반인도적 전쟁범죄로 규정하고 강력히 규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분노가 우리의 무능을 가리는 방패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번 사건은 현 정부의 안보·국방 영역에서 총체적 무능과 무책임을 고스란히 드러냈습니다. 철저한 진상조사와 관련자에 대한 엄중한 문책이 뒤따라야 합니다.

 

특히 전방에서 일어난 경계실패와 컨트롤타워의 위기관리의 실패에 대한 문책이 필요합니다. 정부 발표대로라면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우리 철책 앞에서 지뢰를 설치하고 사라졌는데도 감쪽같이 몰랐다는 것입니다. 노크귀순의 망신과 충분히 이상 징후가 보고된 점을 고려할 때, 명백한 주의 태만에 따른 경계실패입니다.

 

합참의장은 사고 다음 날, 그것도 북한 소행을 보고받은 상황에서 직원들과 폭탄주 회식을 가졌습니다. 이것이 현 정부가 말하는 안보제일주의의 모습입니까? 또 북한 소행 추정이 보고됐거나, 적어도 현장 지휘선에서는 확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사태의 심각성이 제대로 공유되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북한 도발 다음 날, 대통령과 통일부가 대화를 제안하고 거절당하는 희대의 촌극이 벌어졌습니다. 바로 열렸어야 할 국가안전보장회의는 4일이나 지나서 열렸습니다. 명백한 직무유기입니다. 저는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물어 최윤희 합창의장과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의 즉각적인 파면을 요구합니다.

 

총체적 안보무능에서 최고통수권자의 책임이 가벼울 리 없습니다. 적의 도발로 두 명의 장병이 다리를 잃는 국가안보상의 중대 사안이 발생했는데, 관련 지휘계통의 어느 누구도 대통령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이 서면과 유선으로 보고한 게 전부입니다. 실질적 책임자인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전화 한 통 하지 못했습니다. 대면보고 기피는 대통령의 취향 문제가 아닙니다. 국무위원의 국정보좌는 대통령이라면 누구나 준수해야 할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정부의 작동방식입니다.

 

세월호와 메르스 그리고 지뢰폭발 사건은 두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나는 정부의 무능에 가까운 초기 대처 때문에 국민이 죽고 다쳤다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사건 초기 대통령의 위치와 역할이 확인되지 않고 논란이 된다는 점입니다. 불통논란이 제기되자 청와대는 또 다시 대통령과 장관들의 티타임 장면을 공개하고 나섰습니다. 국민들이 보고 싶은 것은 대통령과 장관들의 친목이 아니라, 책임 있게 국정을 논의하는 모습입니다. 권위주의 체제에나 어울릴 법한, 비서들로 구성된 수석비서관회의가 국정의 중심이 되는 비정상을 끝내십시오.

 

(청년고용문제 관련)

 

어제 당정청이 모여 “노사정 대타협을 통한 연내 노동 개편 마무리”의 결의를 다졌습니다. 그 자리에서 나온 최경환 부총리의 “쇠는 달궜을 때 쳐라”라는 말은 노동을 대하는 박근혜정부의 권위주의적 자세를 압축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번 노동 개편이 겉으로는 청년 고용 창출을 위한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더 적은 임금과 더 쉬운 해고”에 있다는 점을 여러차례 지적한 바 있습니다. 또 청년실업이 10%에 치달을 때까지 사실상 방치해 온 정부가 별안간 “아들, 딸”을 부르짓는 것도 수상합니다. 오히려 해고를 용이하게 해달라는 재계의 소원수리를 위해서 세대 간 갈등을 부추겨 노동의 저항을 무력화하려는 술책이라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습니다.

 

고용문제는 우리나라에게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주요 선진국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직면해있는 고용문제와 우리나라의 고용문제는 질이 다릅니다. 선진산업국가의 경우, 자본주의가 발달하면서 국가의 개입과 중재로 자본의 탐욕과 시장의 폭주를 적절히 조정해 온 과정이 있었습니다. 유럽은 강한 노동을 바탕으로 사회적 합의 과정을 거쳤고, 미국은 뉴딜이라는 정부의 강력한 정책개입을 통해서 고용에 대한 합의를 이뤄낸 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이에 상응하는 계기를 갖지 못했습니다. 권위주의 시기는 물론이고 민주화 이후 정부도 불편부당한 중재자는커녕, 철저하게 기업과 자본 편들기로 일관해 왔습니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착취가 용이한 노동시장이 된 것입니다. 친기업정책과 약한 노동이 구조화 된 환경에서 양질의 고용이라는 기업의 기본적인 사회적 의무조차도 방기되어 왔습니다. 경제발전과 선순환하는 노동개혁, 그리고 생산적이고 민주적인 노사관계를 위해서는, 그 동안 방기했던 정부의 의무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데서 시작해야 합니다. 그런 전제 위에 제대로 된 노동시장 개혁, 노사관계 개혁을 위한 사회적 논의가 시작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새누리당, 새정치민주연합에게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긴급조치에 나설 것을 촉구합니다. 최소한의 선제적 조치로서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을 정기국회 제1호 법안으로 처리해서, 공기업과 대기업에서 연내 20만 청년일자리를 만들어주자는 제안을 드립니다. 이 법안은 공공기관과 300인 이상 대기업이 매년 정원의 5%이상 청년 고용을 의무화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은 기업에게는 청년고용부담금을 부과하고, 충실히 이행한 기업에게는 고용지원금을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정부와 여당이 진정 청년고용문제에 해결 의지를 갖고 있다면 당장 실효성이 있는 정책부터 결단해야 합니다. 또 700조를 넘어 사내유보금이 사상 최고치에 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기업들이 1% 정도를 청년고용에 돌리자는 저의 제안을 거부한다면 노동시장개혁은 무망한 일이 될 것입니다.

 

청년고용특별법은 노동시장개혁을 말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이며, 고용절벽에 내몰려 절망하고 있는 청년들을 구제하는 긴급조치가 될 것입니다.

 

■ 정진후 원내대표

 

(아베 총리와 박근혜 대통령의 8.15 담화 관련)

 

광복 70돌, 분단 70돌 8.15 광복절이 허무하게 지나갔습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을 떠올리게 하는 공허한 말잔치에 그쳤습니다.

일본 아베 총리의 담화는 우리 국민은 물론 전쟁과 식민지배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은 모든 이들을 상대로 한 말장난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마치 엄마 손에 끌려나와 억지로 잘못을 인정 하는 철부지 어린 아이 같은 태도였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경축사는 대통령과 이 정부의 인식이 국민 다수의 정서와 얼마나 동떨어져있는가를 다시 한 번 보여주었습니다. 우리 국민을 우롱한 담화에 대해 박 대통령은 ‘아쉬운 부분이 적지 않다’는 단 한 마디로 넘어갔으니 국민은 분통이 터질 노릇입니다.

 

게다가 “건국 67주년”이란 언급도 정부의 위험하기 짝이 없는 역사인식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는 대한민국 헌법을 대통령이 앞장서 부정해가면서까지 이념갈등을 부추기고 있는 꼴입니다. 일제 치하에서 목숨 바쳐 싸웠던 순국선열들에게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가 없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건국 67주년’이란 말에 담긴 저의를 해명하고 즉각 사죄해야 합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구상이나 제안도 기대에 한참 못 미쳤습니다. 여전히 북한을 향해 대화에 나서라는 말을 되풀이 했을 뿐,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된다’는 절박함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당장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실현 가능한 5.24조치 해제에 대한 언급조차 없었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정부는 광복 70돌, 분단 70돌인 올해가 갖는 의미를 가볍게 여기지 말고 더 늦기 전에 야당을 비롯한 각계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흔들리는 한국 외교의 위상과 자존심을 되찾고 통일을 향한 큰 한 걸음을 내딛어야 할 것입니다.

 

 

2015년 8월 17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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