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당 지도부-세월호특조위 면담 발언 전문
일시: 2015년 4월 1일 오전 9시
장소: 국회 본청 217호
(발언순)
■천호선 대표
바쁘실텐데 찾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정부시행령안을 꼼꼼이 다 훑어봤는데요. 이건 진상조사시행령이 아니라 진상조사방해령이라고 이름 붙여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내용 같습니다. 인원 줄인 것 정도가 중요한 게 아니라, 역할 자체를 정부 조사 결과에 대한 분석과 조사라고 한 것은 결국 진상규명하지말고 정부조사 뒤처리나 하라는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또 기획조정실이라는 막강한 자리를 만들고 거기는 해수부출신들로 채우고 조사분과라는 중요한 부서에는 구 해경출신인 국민안전처 직원들을 배치했다는 것은, 사실 조사받아야 될 사람들인데, 당일 구조 상황과 정부의 재난안전체계가 제대로 갖춰졌는지를 해수부와 해경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야 되는데 거기에 고위공무원들이 와서 자리를 차지하고 앉는다는 것은 진상규명을 방해하겠다는 것, 정말 하나의 사고 정도로 취급하고 말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시행령이 해수부 단독 차원에서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봅니다. 솔직히 얘기해서 청와대의 검토도 받았을 것이 분명하고요. 이것은 단순히 해수부의 생각만이 아닌 정부와 청와대의 생각이라고 읽힐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어쨌든 저는 이 시행령의 일부를 수정 보완해서 될 일이 아니라 폐기하고 아예 원점에서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 지금 시행령은 오히려 모법의 상위에 있는, 위 아래가 바뀐 그런 상황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인양 문제를 말씀드리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인양 문제가 단지 아홉 명이 돌아오지 못한 분들을 찾는데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이번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는 매우 결정적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판단하고 있고, 저희가 이번 4월 29일 재보선의 10대 공약 중의 하나로 인양을 분명히 했습니다. 당론으로써 그런 것은 처음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래서 인양 문제에 대해서 저희도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갈 것이라는 약속의 말씀을 드리고요. 어려우시더라도 어떻든 1주년이 되기 전에 제대로 된 시행령이 통과되도록 저희도 노력하겠고, 제대로 된 진상조사가 하루바삐 시작되기를 기대합니다.
■이석태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
천 대표님 말씀 무척 감사하고요. 여러 가지로 바쁘실텐데 이렇게 시간을 내주셔서 고맙게 생각합니다.
작년에 여러 어려움 끝에 특별법이 11월에 제정이 돼서, 그 후에 특별법에 따라 특위가 구성이 돼서 그 후로 적잖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저희들은 어떻든 간에 그 특별법 정신에 맞춰서 특위에 주어진 사회적 사명을 다하려고 지금까지 무진 애를 써왔고요.
지금 1주기가 얼마 안 남았는데, 적어도 1주기 전에는 국민들이 보기에 제대로 진상을 규명할 그런 특위를 만들어서 일을 시작하려고 그러던 참이었습니다. 저희가 2월 초에 저희 안을 고심해서 마련해서 정부에 제출했는데, 이번에 정부로부터 공식적인 답변이 없다가 돌연히 저희가 예상하지 못했던 시행령안을 입법예고해서 천 대표님께서 말씀하신대로 굳이 저희가 여기서 거론할 필요도 없이 너무나 문제가 많은 시행령안이 돼서 어떤 특정 조항을 이렇다저렇다 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이 시행령안은 폐기되거나 철회돼야한다고 봅니다. 그런데 결국 그것은 안타깝게도 나름대로 여러 권한을 가진 특별법을 만들어준 국회에서 저희가 좀 알리고 국회에서 도움을 줘야 이 어려움을 풀어가지 않을까. 굉장히 바쁘시겠지만 그 사정을 공유하고 저희한테 도움을 주십사하고 그래서 이 자리에 뵈려고 왔습니다.
■심상정 원내대표
지금 1주기가 다 돼 가는데 아직 조사위원회가 정식출범도 못하게 된데 대해서 저희도 큰 책임을 느낍니다. 어떻게 통과된 특별법입니까. 199일 만에 엄청난 진통을 겪으면서 통과된 특별법이고, 500여만 명 이상의 국민들이 서명을 하고 유가족들이 목숨을 걸고 단식해서 확보한 특별법입니다. 정부가 국회의 이런 특별법을 무시하는 이런 안을 내놓은 것은 한마디로 말해서 입법기관을 능멸하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절대 국회에서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진상조사위에서 가장 강조한 것이 무엇입니까. 집권여당에서도 강조한 것이 바로 철저한 독립성입니다. 그런데 업무전반을 공무원들이 좌지우지하도록 구성한 것이라든지, 조직전반을 축소한 것은 진상조사가 제대로 되길 바라는 국민들의 바람을 정면으로 거스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4월 임시국회가 시작되니까 이석태 위원장님 말씀대로 특별법에 부합하는 시행령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저희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리고 특히 인양문제도 정부가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판단하겠다고 말만 하고 있지 정부의 의지가 실리지 않고 있습니다. 또 계속 연기되고 있습니다. 1주기 이전에 정부 의지가 분명하게 표명되어야 합니다. 만약 정부가 인양에 소극적이거나 전문가 의견을 핑계로 인양을 안 하려고 한다면 국회차원에서 촉구결의안을 만들어서 확실하게 인양을 할 수 있도록 국회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권영빈 세월호 특조위 진상규명소위원장
진상규명소위원장 입장에서 보면 시행령 입법이라고 흔히들 말할 수 있는데요. 특별법 정신에 반하는 시행령을 만들어서 입법예고 했다는 것은 그야말로 특별법 자체를 무력화하고 특조위 활동을 봉쇄하겠다는 의도가 표현된 것에 다름 아니라고 봅니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조사대상인 공무원인 특조위의 주요 지위를 차지하고 특조위 업무 내용을 완전히 장악함으로써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여러 활동을 근본적으로 봉쇄하는 것, 그것이 시행령의 핵심내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시행령 내용은 특조위 입장에서는 위원장 이하 위원들 대부분이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고, 따라서 이런 잘못된 시행령은 당연히 철회돼야 할 것이라고 봅니다.
■정진후 의원
제가 세월호 관련 특별법을 제일 먼저 발의한 바 있습니다만, 그런 특별법의 내용대로 됐더라면 이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 같은데, 정말 죄송합니다. 좋은 특별법을 만들어드렸어야 되는데, 특별법의 여러 한계나 제한들이 여러 빠져나갈 구멍들을 만들어주게 됐습니다.
어제 세월호 국정조사 후속으로 만들어진 국민안전특위에서 안전처 장관이 나왔길래 물어봤어요. 지금 돌아오지 못하는 분이 아홉 분 계신데, 인양은 실종된 인원에 대한 구조일 뿐만 아니라 이후 진상을 규명할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요인인데 어떤 의견을 국민안전처가 냈느냐,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느냐, 지금 아홉 분에 대한 수색은 누가 담당하느냐 물었더니 그건 해수부에서 담당하고 있고, 국민안전처 장관로서 자기는 인양과 관련된 어떤 의견도 내지 않았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이게 현실인 거 같아요.
이번에 1주기가 되고 그래서 안타깝게 됐습니다만, 이번에 임시국회가 열리면 특별법에서의 문제, 시행령의 문제, 후속조치의 문제 등은 본격적으로 질의도 하고 따지기도 하고 이렇게 하겠습니다. 아무튼 어려운 일 맡으셨는데 잘 되지도 않고 그래서 마음이 더더욱 무거우실 것 같습니다. 저희도 열심히 부족하지만 역할을 하겠습니다.
■김제남 의원
이석태 위원장님께서 최근 정부의 시행령안에 맞서서 여러 가지로 고통스럽지만 국민들이 요구하고, 통한의 아픔을 아직도 가슴에 안고 있는 세월호 유가족들의 뜻을 담아서 제대로 된 진상규명, 특별법이 제대로 시행되고 바로잡기 위해서 애쓰시는 부분에 감사드리고요.
권영빈 진상규명분과소위원장님께도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4월 16일 세월호가 진상규명을 하는 첫 시작은 잊지 않는 것입니다. 잊지 않기 위해서 저희가 특별위원회라는 기구를 만들었고, 그 기구에 제일가는 첫 번째 가는 임무가 진상규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성역없는 특별위원회가 자율적이고 전문성을 갖고 해야 되는데 벌써부터 시행령을 이렇게 만들어서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진상규명을 할 의지가 없다, 그리고 정부가 박근혜 대통령께서 세월호를 잊고 계신 거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이 잊으면 또 다시 제2의 4.16세월호와 같은 참사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진상규명을 하고 더 나아가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안전사회를 만들자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는 어떠한 정부의 잘못된 시행령을 강행하려는 의도에도 위원장님과 국회가 특별법을 처음 만들고 했던 소임을 담아서 제대로 된 특별법의 시행이 4.16 1주년 이전에 될 수 있도록, 우리 다섯 명의 의원이 있고, 천호선 대표님을 비롯해서 정의당의 작지만 강한 힘으로 대응해서 노력하겠습니다. 애써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2015년 4월 1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