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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천호선 대표·심상정 원내대표, 대표단-의원단 연석회의 모두발언

 

천호선 대표 “朴 대통령 결단하고 세월호 유가족 만나야…결단하지 않는다면 거짓말 대통령·피도 눈물도 없는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

“세월호 유가족, 국가 대상으로 국민 대변…유가족에 대한 SNS상 흑색선전·유언비어 조직적 유포 당장 중단해야”

 

심상정 원내대표 “세월호 특별법 처리없이 국회정상화 어려워, 새누리당은 즉각 유족들 만나야”

 

일시: 2014년 8월 25일 오전 9시

장소: 청와대 앞 분수대

 

■천호선 대표

억울하게 자식을 잃은 한 아버지가 왜 아이가 죽어갔는지 밝히려고 스스로의 목숨을 걸고 호소해왔습니다. 이제 그 목숨마저 경각에 달려 일분일초를 다투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대통령과 정치권은 꿈쩍도 않고 서로 책임만 떠넘기고 있습니다.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이는 죽음을 방조하는 잔인한 범죄적 행위입니다.

 

정의당도 무력하다는 것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가장 먼저 세월호 특별법안을 제출하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총회 장소 앞에서, 또 양당의 협상장 앞에서도 항의하고 호소하고 첫 번째 밀실야합을 막아내는데 최선을 다했습니다. 하지만 가족의 뜻이 무시된 또 한 번의 밀실야합이 벌어졌습니다. 그래서 정의당의 대표단과 의원단은 마지막 수단으로 단식농성을 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늘로 6일째 단식을 하며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고 양당이 밀실합의를 과감히 벗어던지고 성역 없는 진상조사가 가능한 특별법을 조속히 만들 것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제 이 절박한 상황을 풀 수 있는 방법은 거의 남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이 결단해야만 합니다. 가족을 만나고 그 뜻을 받아들여 새누리당을 설득해야만 합니다. 국회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 김영오씨의 목숨이 위태로워진 이 절박한 상황에서 국회가 알아서 하라는 것은 국정최고책임자이며 여당의 실질적 지도자인 대통령의 직무유기입니다.

 

아니 직무유기 이전에 유가족들에게 했던 스스로의 약속을 공공연히 어기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 결단하지 않는다면 박근혜 대통령은 거짓말 대통령, 피도 눈물도 없는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몇 번의 선거는 이길지 몰라도 국민의, 역사의 심판을 면하지 못할 것입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에게도 엄중히 촉구합니다. 두 당 모두 상설특검법과 양당협상의 틀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합니다. 특히, 입법은 국회의 고유 권한이라는 새누리당의 핑계는 유가족을 무시하는 것입니다. 유가족들은 국회의원을 대신해 입법을 하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대통령이 약속한대로 유가족들이 진상규명에 여한이 없는 특별법을 만들기 위해서는, 입법부, 행정부, 청와대 모두의 책임을 한 점 의혹없이 밝혀야 하기에 당사자의 의견이 반영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지금 유가족들은 달래야할 민원인이 아니라 국가를 대상으로 국민을 대변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대의민주주의입니다.

 

지난 주말부터 SNS상에서 일제히 유가족에 대한 흑색선전과 유언비어가 난무하기 시작했습니다. 전방위적으로 제보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물론 새누리당 어떤 의원은 SNS에서 스스로 루머를 퍼뜨리는 일을 직접 벌이기도 했습니다. 누구든 이를 조직적으로 유포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당장 중단하십시오. 유가족과 다른 의견을 가질 수는 있지만 인격과 사생활을 매도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유가족들은 특혜를 요구한 바 없고, 목숨을 걸고 단식하고 있는 유일한 이유는 진실을 밝히자는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해두고자 합니다.

 

새누리당 유가족과 당장 만나 허심탄회하게 만나 논의하십시오. 이는 정치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정치에 대한, 여당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길입니다.

 

정의당은 이곳 청와대에서, 광화문 광장에서 더욱 더 많은 국민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되는 제대로 된 특별법 제정을 위해 끝까지 저희의 소임을 다할 것입니다.

 

■심상정 원내대표

국민 여러분, 저희 정의당은 오늘 단식 6일째입니다. 미력한 힘이지만, 성역없는 진상조사를 위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해서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금 청와대 앞은 팽목항의 비극이 재현되고 있습니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청운동 주민센터에서 3일째 노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단식 43일 째를 맞이하고 있는 김영오씨가 며칠 전, 간곡한 면담 요청을 했지만 대통령에게 일언지하에 거절당한 뒤에 지금 유가족들이 대통령 면담을 위해 답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유가족들은 청와대로부터 문전박대 당한 것도 모자라서 마치 고사작전이라도 펼치듯 경찰에 의해 차벽으로 둘러싸여 고립되어 있습니다.

 

유가족들과 ‘언제든 만나겠다’던 박근혜 대통령은 마치 유가족들을 죄인 취급하며 내치고, 민생행보를 한다며 민생행보를 한다며 부산 자갈치 시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조선 정조는 무려 100미터에 달하는 길이의 만인소를 벼슬도 없는 이에게 밤새서 듣고는 눈물을 흘리며 그 뜻을 모두 들어주었습니다. 어쩌다가 민주주의 대한민국은 조선 봉건시대만도 못한 지경이 되었는지 통탄스러울 따름입니다.

 

세월호 특별법은 다시는 반복되지 말아야 할 참사가 어째서 일어났는지 규명하자는 것입니다. 우리 국민의 생명과 인권이 존중되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유가족들이 그 밑돌이 되겠다고 하시는 아닙니까.

 

박근혜 대통령은 조속히 유가족을 만나야 합니다. 유가족의 뜻을 존중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 대통령이 책임져야 합니다.이번 사건과 관련한 정부의 무거운 책임과 대통령의 거듭된 약속을 상기할 때 ‘국회가 결정할 일’이라는 대통령의 말은 국정 포기 선언이나 다름없습니다.

 

세월호 특별법을 제쳐두고 국회 정상화는 어렵습니다. 국민들 생명을 보장하지 못한 정부가 무슨 민생을 말할 자격이 있습니까. 국민과의 약속을 밥 먹듯이 어기는 대통령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면서 국정감사는 또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4.16 참사 이후 ‘대한민국은 바뀌어야 한다’, ‘성역 없는 진상조사로 안전사회로 나아가자’는 국민적 합의를 받드는 것이 의회민주주의를 살리는 길입니다.

 

세월호 특별법부터 먼저 제정될 수 있도록 정치권은 힘을 모아야 합니다.

 

지금 세월호 정국을 돌파하기 위한 해법으로 ‘3자 합의체’니, ‘제3의 중재기구’ 같은 방안이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습니다.

 

저희 정의당은 처음부터 이 세월호 특별법은 제정당과 유가족, 시민사회계가 함께 참여하는 사회적 합의기구를 통해서 만들어져야 한다고 제기한 바 있습니다만은 지금까지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에 의해서 거부당했습니다.

 

어쨌든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에 대해서 유가족의 참여와 사회적 합의절차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의미를 갖기 위해서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집권 세력으로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새누리당은 수 백 명의 국민들을 속절없이 죽이고도 또 다시 경제논리로 생명과 인권을 덮고 갈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십시오. 야당에게 책임전가하고 여론을 호도해서 밟고 갈 수 있다는 얄팍한 유혹을 떨치십시오.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 그리고 대통령의 적반하장식의 태도에 대해서 유족들에게 무릎을 끓고 용서를 구하십시오. 지금 당장 유가족을 만나서 유족의 의견을 경청하고 수용하십시오.

 

김무성 대표, 나서야 합니다. 국정 최고 현안을 원내대표에게만 미뤄두고 있는 것은 무책임한 일입니다. 제대로 된 세월호 특별법에 대해 용단을 내리는 것이야말로, 수평적 당청관계를 강조해왔던 김무성 대표의 평소 소신이 실천적으로 입증되는 일입니다.

 

덧붙여, 딸을 잃은 슬픔과 극한의 단식으로 쓰러진 김영오씨를 사생활까지 들먹이며 비난하는 일부 세력의 패륜적 망언은 당장 중단되어야 합니다. 유가족이 거론조차 하지 않은 갖가지 보상 정책에 대해 유언비어를 유포하고, 유가족을 능멸하는 언동은 더 이상 묵과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의견이야 달리할 수 있겠지만, 사람으로서의 기본 도리마저 팽개친 언행은 자제되어야 합니다.

 

2014년 8월 25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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