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천호선 PBC 라디오 <서종빈의 열린 세상 오늘> 인터뷰 “가족과 함께 테이블에 앉든 새정치민주연합 빠지든지 해라”
- 박근혜 대통령 지방선거와 보궐선거 이후 태도 돌변. "세월호 사건이 해상 교통사고가 되고, 유족은 민원인이 된 상황"
- “양당의 원내대표가 두 번이나 만났지만 실패, 김무성 대표 나서거나,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할 때”
- “양당이 제3의 합의, 재재협상을 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 이제는 틀을 바꿔야”
- "가족과 함께 테이블에 앉든, 새정치민주연합이 빠지든지, 대통령이 나서든지 결정해야“
-새정치민주연합 “(재협상안 못 받으면) 당이 흔들려버린다는 위기감들이 당내에 있는 듯”, “당을 살리면서 세월호특별법을 죽여서는 안돼”
- “세월호특별법 자체가 가장 시급한 민생법안. (통과시키려는) 크루즈산업법 규제완화”
[인터뷰 전문] (제공 : PBC 라디오 <서종빈의 열린 세상 오늘>)
세월호특별법을 둘러싸고 정국이 꼬여만 가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은 더 이상 추가협상은 없다는 강경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세월호 유가족들의 반대에 직면한 새정치민주연합은
여당에 세 번째 재협상을 요구할 수도
그렇다고 유족들이 반대하는 여야 합의안을 이행할 수도 없는
그런 진퇴양난의 상황인데요.
세월호특별법 정국에 대한 견해를
정의당 천호선 대표 연결해서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천호선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지금 단식 중이시죠?
▶ 네. 광화문 농성장에 있습니다.
- 지금 며칠째 단식 중이신가요?
▶ 저는 늦게 시작했죠. 3일 됐고요. 김영오 씨는 오늘로 40일째입니다.
- 김영오 씨와 가까운 곳에 계신가요?
▶ 네. 가까이 계셨는데 인터뷰를 위해 소음이 안 들리게 하려고 다른 데 와 있어서 이 순간의 상황은 모르겠습니다.
- 방금 세월호 가족대책위에서 문자가 계속 들어오고 있는데, 김영오 씨 건강상태가 상당히 안 좋아지신 것 같습니다.
▶ 그저께 청와대 면회신청을 하러 가셨는데 거절당했습니다. 몸을 부딪치는 실랑이가 있었고요. 항상 문을 열어놓으셨는데 어제 잠깐 텐트가 열렸다가 내내 닫혀있었어요. 페이스북에서도 건강상태가 안 좋다는 표현을 하셨었고요. 모든 사람들이 걱정이 많았었습니다.
- 어제 원로분들이 찾아갔는데 누워서 말을 거의 하지 못한 상태셨다고 들었는데요.
▶ 그렇습니다.
- 김영오 씨를 비롯한 세월호 유가족들은 꾸준히 대통령 면담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이 면담에 응하지 않는 이유, 어디 있다고 보십니까?
▶ 글쎄요. 지난 재보선 전까지만 해도 대통령께서는 유가족들을 만나셨었고 국가대개조라고 하면서 유족의 뜻을 다 들어줄 것처럼 말씀하셨습니다. 아무래도 지방선거·보궐선거가 끝나고 나서 입장이 많이 돌변하신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진심이 아니었던 것 아닌가. 예를 들면 8.15 경축사 같은 경우는 대통령의 국정 방향을 보여주는 것이거든요. 세월호 사건 이후 어떻게 해나가겠다는 것들이 당연히 표현됐어야 했는데 현장에서 저도 들었습니다만 사라져버렸습니다. 청와대에서는 세월호가 빨리 끝내버리고 싶은 일, 그래서 지금 세월호 사건은 그저 해상교통사고가 됐고 세월호 유가족은 보통 민원인 취급을 당하는 상황으로 변해버렸다고 생각합니다.
- 청와대는 ‘대통령이 나설 일이 아니라’며 ‘세월호특별법은 여야가 합의해서 처리할 문제’라는 입장입니다. 정치권에서 풀어야 할 문제를 청와대로 가져가는 게 잘못이라는 지적도 있는데요?
▶ 정치권에서 먼저 풀 수 있었으면 풀었어야죠, 그건 맞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두 번이나 밀실합의를 통해 유가족들의 동의를 얻는 데 실패하지 않았습니까. 유가족들의 압도적인 다수가 절충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마 두 당이 밀실합의를 할 때 유가족들의 중 일부라도 받아들여주지 않겠나 하는 기대를 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야당이 놀랄 정도로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이 반대의사를 표명했고요. 그렇다면 여야 정치권이 이대로는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양당의 원내대표가 두 번이나 만났지만 실패한 것 아니겠습니까. 이제 여당의 최고 책임자인 김무성 대표가 청와대와 약간의 갈등을 감수하더라도 추진하든지 아니면 대통령이 해결해야 한다고 봅니다. 대통령은 행정가가 아닌 정치가입니다. 이 문제를 풀어야 할 책임과 최고 권리를 지닌 사람이기 때문에 과거에는 만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못 만난다는 건 성립할 수 없다고 봅니다.
- 정의당은 그동안 어떤 입장이었죠?
▶ 일단 이 문제를 푸는 데 기본적인 특별법안을 제일 먼저 낸 당입니다. 지금은 이 두 당의 특별법과 따로 가는 것인데 저희는 특별법의 진상조사위원회가 구성돼 있고 어느 당 법안이나 그것이 있습니다. 그런데 진상조사위원회가 특검을 추천하자, 직접 수사권·기소권을 갖지 않더라도 특검을 추천하자는 것이고,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를 그때그때 특검에 의뢰해서 그것을 수사하도록 하자는 안을 제출해놓고 있었고요. 두 번째로는 양당의 밀실합의 자체가 근본적으로 잘못됐다, 저희가 단식을 시작하게 된 이유도 양당이 제3의 합의, 재재협상을 한다는 건 불가능한 것 아닌가, 이제는 틀을 바꿔야 한다, 대통령이 나서든지 양당이 가족들과 함께 테이블에 앉든지 새정치연합은 자신이 없으면 빠지든지, 그래서 새누리당과 가족들이 직접 합의하도록 해야 하는 비상한 상황이라고 보고, 지금 서로의 책임 떠넘기기로 시간을 보낼 수 없다, 조금 전 김영오 씨 건강을 말씀드렸습니다만 비상한 상황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 세월호 유가족과 여야가 함께 참여하는 3자협의체를 저도 생각해봤었는데요. 왜 그런 점들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건가요?
▶ 정의당도 완전히 배제되어 있습니다. 한 번도 의논한 적 없고요.
- 새정치연합 쪽에 정의당의 의견을 계속 개진하지 않았나요?
▶ 야당끼리 국정조사를 할 때 의사소통을 한 적은 있습니다. 저희 당 의원이 세월호 국정조사특위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그러나 이번 협상, 특별법안을 놓고 공식적으로 책임있게 의견을 물은 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새정치민주연합은 유족 설득에도 실패하고 재재협상을 결정할 수도 없는 진퇴양난에 빠졌다는 분석인데, 새정치민주연합이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보십니까?
▶ 가족도 배제돼 있고 설득의 대상 정도로만 파악한 것 아니겠습니까. 어제 청와대 앞에서 의원단이 농성하고 저희는 광화문 농성장에 있는데 언론에 입장을 발표했습니다만, 저는 두 가지 굴레, 하나는 두 당의 협상에서 벗어나자, 조금 전 말씀드렸듯이 가족과 함께 테이블에 앉든지 새정치연합은 자신없으면 빠지든지 대통령이 나서든지. 두 번째는 상설특검법이라는 틀에 얽매여 있는 것 아닙니까. 상설특검법을 전제로 하고 그 안에서 어떻게 할 것이냐로 밀고 당기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야 합니다. 똑같은 형식으로 같은 틀의 재재협상을 할 한가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촉구하고 싶습니다.
- 새정치연합에서 당내 강경파 목소리가 커지면서 지도부와 분열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무엇이 문제라고 보십니까?
▶ 글쎄요. 제가 다른 당 이야기를 일일이 꼬집어서 얘기하기는 어려운데요.
- 세월호특별법 협상과정에 파열음이 많이 생겼거든요.
▶ 지금 과두체제 아닙니까. 그런 한계가 있겠습니다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박영선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정말 첫 번째 과정에서 가족동의를 안 들어서 크게 혼이 났는데 두 번째마저 그러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마치 강경파가 상황을 극단으로 몰아간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는데 강경하다기보다 왜 원칙을 지키지 않는지를 지도부에 따져 묻고 세월호 가족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자는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이해가 잘 가지 않는 것 같습니다. 다만 이런 게 있는 것이죠. 당의 비상대책위 체제이고 박영선 대표마저도 정치적 책임을 지게 되면 당 지도부 자체가 흔들리고 당이 흔들려버린다는 위기감들이 당내에 있는 것 같아요. 그것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 같고, 그러나 제가 어제도 그런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지금 당을 살리면서 세월호특별법을 죽여서야 되겠느냐, 새정치연합의 강경파고 지도부고 세월호특별법을 살려야 새정치연합도 산다는 이런 각오로 임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싶습니다.
- 사실 지금 시간이 없습니다. 단식 중인 유가족, 김영오 씨도 위태로운 상황이고요. 유가족들을 설득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이 문제도 불투명하고요.
▶ 유가족 설득은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제가 옆에서 보고 듣기에도 저희가 무조건 강경한 입장을 가지려는 것이 아니라 이미 투표를 하지 않았습니까. 가족차원에서 압도적인 다수가 반대하고 있고, 유가족들은 이것을 받아야 한다는 의견이 일부에서도 조성되지 않고 있습니다. 유가족들을 설득하기 위해 시간을 보내겠다는 것은 굉장히 한가한, 지금 김영오 씨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설득불가능한 안입니다. 빨리 상황을 전환시켜야 합니다.
- 말씀하신 것처럼 정치권 분위기를 보면 유가족들의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거의 없어보이거든요.
▶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청와대에 의원단이 가서 농성을 하고 있는 것이고요. 대통령, 제1 당인 새누리당의 대표수준의 결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 그러니까 말씀하신 해법은 두 당의 협상에서 벗어나야 하고, 유가족이 협상에 참여하는 3자협의체를 만들든가 새정치연합은 빠져라, 그리고 대통령을 빨리 만나라, 이 말씀이시죠?
▶ 그렇습니다.
- 세월호특별법으로 정국이 꼬이면서 다른 주요 민생법안 처리 파행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은 분리처리할 것을 주장하고 있고, 새정치연합은 연계인 것 같은데 유가족들은 일단 연계하지 말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오늘 조간에 나오고 있는데요.
▶ 제가 그 부분은 아직 확인하지 못했습니다만, 유가족들은 기본적으로 다른 법안에 대한 의견개진을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문제는 소위 새누리당이 들고 나온 민생법안이라는 게 마치 세월호특별법과 전혀 별개의 것을 얘기하는데요. 세월호특별법 자체가 저는 가장 시급한 민생법안이라고 보고 있고요. 그런 입장은 제가 처음부터 밝혔었고요. 지금 민생법안이라는 걸 가만히 들여다보면 정말 민생에 도움이 되는 법안이라고 할 수 없는, 저희들이 볼 땐 규제완화법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눈에 띄는 게 크루즈산업법인데 2만 톤 이상의 여객선에 CASINO를 설치하자는 거거든요. 과연 지금 이런 선박사고가 난 상황에서 이런 법을 밀어붙이는 것이 도움이 될지, 거기 보면 9천 명 정도의 고용효과가 생긴다는 정부의 주장이 있는데 그 부분도 매우 불투명합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을 마치 민생법안인냥 통과시키려고 하는 것은 그것과 관계된 해피아, 관피아, 이런 이익집단을 위한 법안에 불과하지 민생법안이라고 할 수 있느냐, 이것을 내세우면서 세월호특별법은 처리하지 않는 것이 말이 되느냐, 저희는 그런 입장입니다.
- 지금 또 ‘방탄국회’논란이 이고 있지 않습니까? 오늘 결정이 나서 여야 의원 3명이 구속됐고, 2명은 영장이 기각됐습니다. 이 문제는 어떻게 보십니까?
▶ 방탄국회라고 비판받을만한 이유가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새정치연합이 했던 것도 그렇고 새누리당 의원도, 여야의 속내를 알 수 없지만 방탄국회, 자기네 의원들을 보호하려는 그런 측면들이 없지 않았다고 보고요. 사실 이 이면에 그런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의원 비리수사와 관련해서 세월호특별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여권 쪽에서 이것과 관련된 압력을 행사하고 있었고 이것이 새정치연합이 이 문제에 대해 조급하게 타협을 하게 된 배경을 -것 아니냐는 설도 정치권에 있을 정도로 두 가지가 관계된 것 아니냐고 보고 있습니다.
- 방탄국회를 막기 위해 서둘러 합의를 한 측면이 있다?
▶ 그렇습니다. 방탄국회를 피하기 위해서. 자기 의원들을 보호하되 방탄국회라는 비판을 받지 않기 위해 서두른 측면이 있지 않느냐는 해석이 떠돌 정도로 정치권의 여야 행태 모두 다 옳지 않다고 보는 것이죠.
- 천호선 대표께서 단식을 하고 계신데 저희가 인터뷰 요청을 했고요.. 김영오 씨 상황을 잘 지켜봐주시고요. 위급한 상황이니 일단 병원으로 이송되실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 네. 끝으로 대통령, 못할 것이 없습니다. 상식 논리에서 벗어나서 유가족들이 다가갈 수 있을 거라고 보고요. 한시가 시급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국민들께서도 마음을 모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2014년 8월 22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