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천호선 대표·심상정 원내대표 88차 상무위 모두발언
천호선 대표 “지체없이 유가족이 원하는 제대로된 특별법 통과되도록 해야. 그렇지 않으면 방한 내내 유가족들의 고통과 절실한 요구 끌어안은 교황과 또 위로받은 우리 국민 모두 무시하는 것”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밀실합의를 다시 밀실에서 손보는 방식으로는 유가족이 동의하는 특별법 제정할 수 없어. 내용과 형식 모두 결단 필요”
“바로 오늘, 내일이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참사를 대통령답게 풀어 갈 수 있는 마지막 시한”
심상정 원내대표 “오늘 국회가 가장 서두르고 시급히 처리해야 할 법은 세월호 특별법”
“매듭의 정점에 있는 박근혜 대통령, 결자해지해야”
일시 : 2014년 8월 18일 08:00
장소 : 국회 본청 217호
■ 천호선 대표
(교황 방한과 특별법 관련)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오늘 방한을 마치시고 떠나십니다. 지난 방한 기간 동안 교황께서 보여주셨던 말씀에 많은 국민들이 감동했습니다. 대화와 관용에 대한 촉구, 약자에 대한 연대와 불의한 현실에 대한 참여, 불평등한 경제 체제에 맞선 인간성의 회복. 가톨릭 신자가 아니더라도 절실하게 공감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그러나 특별히 교황께 감사드리는 점은, 가는 곳마다 세월호 가족들을 위로해 주시고 그들을 위해 기도해 주셨다는 것입니다. 공항에서부터 세월호 가족들을 만나 인사하고, 도보 순례단의 십자가를 바티칸에 가져가시기로 했으며, 세월호 가족 한 분은 직접 세례를 받기도 했습니다. 특별법 제정을 위해 목숨을 건 단식 중인 김영오 씨의 손을 잡기 위해 교황께서 차에서 내렸던 장면은 잊기 어려울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 환영행사에서 교황께 세월호 유가족을 위로하고 기도해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감사할 일이 아니라 스스로 풀어야 할 일을 풀지 못한데 대해 교황께 부끄러워해야 할 일입니다. 대통령은 이제 세월호를 말하지 않습니다. 국정운영의 기조를 밝히는 광복절 기념사에서도 언급이 없었습니다.
오늘 교황께서 바티칸으로 돌아가시고 난 후, 지체없이 유가족이 원하는 제대로된 특별법이 통과되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방한 내내 유가족들의 고통과 절실한 요구를 끌어안은 교황과 또 위로받은 우리 국민을 모두 무시하는 것입니다.
(세월호 특별법 관련 제안)
남은 시간은 별로 없습니다. 유민 아빠 김영오 씨의 단식이 36일째에 이르렀듯, 기다리고 있는 유가족들은 가슴이 다 타버렸습니다. 국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유가족이 원하는 것은 진실을 규명하자는 것뿐입니다. 그래야 책임자를 처벌하고 안전사회로 가는 대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청와대도 4월 16일 이후 최선을 다했다면, 진심으로 최선을 다했다면 두려워할 이유가 없습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밀실합의를 다시 밀실에서 손보는 방식으로는 유가족이 동의하는 특별법을 제정할 수 없습니다. 내용과 형식에서 모두 결단이 필요합니다. 양당의 기존 합의를 과감하게 털고 입법을 책임지는 정당과 세월호 가족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정의당은 이미 진상조사위원회에 특별검사 추천권을 부여해 사법체계 논란을 최소화하고 특별법의 취지에도 부합하도록 하는, 합리적 방안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진상조사위원회에 특별검사 추천 권한을 부여하는 정의당의 특별법안을 적극 검토할 것을 촉구합니다. 그래야 국민이 그 결과를 납득할 수 있는 성역없는 조사가 가능합니다.
양당의 빠른 결단을 바랍니다. 청와대의 전향적인 태도를 촉구합니다. 지금이, 바로 오늘 내일이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참사를 대통령답게 풀어 갈 수 있는 마지막 시한이 될 것입니다.
(故 김대중 대통령 서거 5주기 관련)
오늘은 또한 김대중 대통령 서거 5주기를 맞는 날입니다. 어느 때 보다 엄숙한 마음으로 김대중 대통령의 추도식에 참석하게 됩니다. 고 김대중 대통령은 전 일생을 걸어 민주주의와 평화 통일을 위해 살아 오셨으며, 돌아가시는 순간까지 이를 잊지 않으셨습니다. 만약 대통령께서 살아계셨다면 박근혜 정권에 의한 민주주의 위기와 남북관계의 위기를 개탄하며, 행동하는 양심이 될 것을 촉구하셨을 것입니다.
다행히 북한에서도 조화를 보내어 추도에 함께 하기로 했고, 어제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이 이를 받기 위해 방북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방북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정의의 결과"며 "상호 비방, 무익한 비판이나 무력시위가 아니라 상대방의 말을 참을성 있게 들어주는 대화를 통해 이뤄질 수 있다"는 교황의 말씀을 남북 모두가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 심상정 원내대표
(세월호 특별법 관련)
7월 임시국회가 이틀 남았습니다. 어제 새누리당,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가 협의에 돌입했다는 얘기는 있었으나, 타결 소식은 아직까지 전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틀 남은 임시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법안들 중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분리국감을 지원하는 법부터 단원고 특례입학 지원법, 민생법안에 이르기까지 모두 중요합니다. 그러나 오늘 국회가 가장 서두르고 시급히 처리해야 할 법은 세월호 특별법입니다.
세월호 가족들이 왜 극단적인 단식 투쟁을 하고 있습니까. 비록 내 자식은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갔지만 우리 국민, 우리 이웃은 다시는 이런 고통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바로 정치가 제 역할을 다 하라고 계신 것입니다.
단식 유가족들이 쓰러져가고, 유민이 아빠 김영오씨는 무려 36일째 단식을 이어가면서 이미 인간 한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위험천만한 지경입니다. 행여 우리 유가족들이 잘못될 경우 이것은 ‘정치적 살인’입니다. 우리 정치권은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것이고, 국회는 그 존재이유가 부정당하는 것입니다. 오늘 중에 바로 이 세월호 특별법까지 포함하여 처리 될 수 있도록 양당의 결단을 촉구합니다.
오늘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한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가십니다. 계시는 동안 세월호 유가족, 쌍용자동차 해고자, 용산 참사 희생자, 그리고 위안부 할머님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의 고통받고 소외된 이들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격려해주신데 대해 깊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노란 리본을 늘 가슴에 달고 계시면서 우리 세월호 가족에게 특별한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해주신데 대해 감사드리고 그 뜻을 깊이 새기겠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독일 유학중에 ‘매듭을 푸는 마리아’ 성화에 깊은 감명을 받은 바 있다고 하셨습니다. 바로 이 매듭을 푸는 것이야말로 정치의 본령입니다. 이런 점에서 ‘정치가는 성직자와 닮아있다’는 교황님의 말씀을 우리는 깊이 유념해야 합니다.
의미 있는 진상규명이 보장되는 세월호 특별법, 최소한 수사, 기소권이 보장되는 세월호 특별법이 오늘 안에 타결되서 예정된 안건들과 함께 처리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합니다.
세월호 특별법, 새누리당이 풀 수 없다면 결국 박 대통령이 결자해지해야 합니다. 매듭의 정점에 박근혜 대통령이 있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유가족의 뜻이 가장 우선이다’라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세 번이나 약속한 바 있습니다. 원칙과 신뢰를 강조해왔던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자식들을 잃은 세월호 가족들의 그 고통을 다시 한 번 새겨주시고 최소한의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 5주기 관련)
오늘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님 서거 5주기가 되는 날입니다. 한국 현대 정치사의 거목 김대중 대통령님의 명복을 빌며, 그 분이 생전에 이루셨고, 또 실현하고자 했던 높은 뜻을 기리겠습니다.
수많은 죽음의 고비와 투옥, 가택연금과 망명으로 온갖 고초를 겪어온 그 분의 생애는 한국 현대사의 질곡, 그 자체였습니다. 그 고난을 끝내 이겨낸 불굴의 투지는 오늘의 후배 정치인들에게 귀감이 될 것입니다.
민주주의와 인권 보장, 지방자치 확대 등 국민의 정치, 사회적 권리 향상에 이바지한 김대중 대통령님의 공헌을 역사는 잊지 않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남북화해 협력과 교류 정책을 과감히 추진하여 평화와 통일의 시대를 열고자 열정과 헌신을 다하셨습니다.
그럼에도 역사적인 6.15선언의 정신이 퇴색되고 대화와 협력이 중단된 채 남북대결로 치닫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 후배 정치인으로서 부끄럽고 죄송스럽습니다.
김대중 대통령님의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 평화통일에 대한 열정, 서민경제에 대한 책임 깊이 새기겠습니다.
무기력한 야권에 국민의 실망이 점증되고 있는 요즘입니다.
김대중 대통령께서 통합의 정치력과 탁월한 리더십으로 강력한 야권을 형성하여 끝내 집권에 성공했던 것은, 그 분이 시대정신의 한복판에서 행동하는 양심으로서 정치지도자의 사명에 온몸 던져 실천하셨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점, 명심하겠습니다.
2014년 8월 18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