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천호선 대표·정진후 당 세월호대책위원장, 세월호 참사 긴급토론회 인사말
일시: 2014년 5월 8일 오후 2시
장소: 국회 의원회관 1소회의실
■천호선 대표
안녕하십니까, 정의당 대표 천호선입니다. 사실 모든 국민이 아직 마음도 추스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발견되지 못한 희생자들이 계시구요, 참 무거운 주제, 오늘 참석한 분들의 면면을 볼 수 있듯이 크고 넓고, 무거운 주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토론회에 시간을 내주신 것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세월호는 대한민국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월호 사태를 극복하고 수습하는 것은 대한민국을 새로이 만드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크게 봐서 건국 이후 몇 번의 시대가 변해왔지만 줄기차게 성장과 이윤만을 향해 달려온 우리 사회를 대한민국을 근본적으로 바꿔나가는 그런 큰 울림이 있는 절규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 그냥 잊혀지게 하고 마느냐, 그것이 우리, 여기에 있는 분들의 책임이라고 생각하고 또 정치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제 우리 당에서는 네 가지 제안을 했습니다. 그 중 하나가 규제완화, 전반적으로 중단하고 재검토해야한다, 그리고 관료마피아, 척결되어야 한다, 청와대에서부터 내각까지 전면적인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국회에서 국정조사특위를 만들고 이것이 여야를 뛰어넘어서, 정부도 적극적으로 협력해서 이 문제의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저는 이 문제의 깊이, 심각성, 의미가 너무 크기 때문에 그저 국가의 부처 하나 만든다고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국정조사특위, 공개청문회 이런 것도 반드시 해야되겠습니다만 이 문제가 거기서 그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크게 두 가지 방향이 있습니다. 하나는 이 세월호 침몰사건이 발생하게 된 배경부터 그리고 사건이 일어났을 당시의 구조, 이후의 수습과정까지 전반적인 것을 새롭게 조사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검찰에 대한 신뢰도 땅에 떨어져 있고, 지금 합동수사본부에 그 문제의 당사자인 해경까지 포함돼 있는 상황에서 범국가적, 범국민적 조사위원회가 반드시 구성되어서 이 문제를 정말 종합적으로, 근본적으로 들여다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단지 해난사고뿐만 아니라 이 문제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대한민국 도처에 기생하고 있는 관료마피아 집단들이 어떻게 존재하고, 어떻게 해체할 수 있고, 그것을 위해서 어떤 제도적 대안이 필요할지, 또 이것을 위한 범국가적인 접근, 문제의식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저의 특별한 주장이 아니고요. 조금씩 다르지만 새정치연합도 제안했고, 제가 본 것만 해도 두 개의 언론에서 사설로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결코 정치공세가 아닙니다. 정치공세라고 비난하는 것이야말로 또 하나의 정치공세라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가 주는 의미는 굉장히 큽니다. 하물며 단지 안전, 국가의 위기관리 시스템의 문제만이 아니라 교육의 문제까지, 언론의 문제까지, 어제 KBS초년생 기자들의 양심선언같은 것이 있었습니다만, 사회문제의 모두를 드러냈다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를 제대로 파고들고 전반적이고, 전면적인, 전방위적인 개혁을 하지 않으면 우리는 이 희생에 대해서 정말 평생 짐을 지고 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이 토론회가 바로 그런 첫걸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아까 말씀 드렸듯이 각 분야의 분들이 다 모이셨는데요. 이 각 분야의 분들의 지혜가 모여서 정의당이 시작하고 또 정부, 여당도 마음을 열고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해나가는 그런 첫 번째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무거운 마음이지만 토론은 열띠게 진행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진후 당 세월호침몰사고대책위원장
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진후입니다. 제가 새벽에 안산고대부속병원에서 치르는 장례를 다녀왔습니다. 2학년 담임을 맡았다가 돌아가신 선생님의 장례였는데, 식장에서 가족들은 정말 큰 소리도 내지 못하고 숨죽여서 서럽게 우는 그런 모습을 아침 내내 보다 왔습니다.
마치 돌아가셨어도 죄인인 것처럼 여기는 이 상황이 대체 어떻게 이 지경, 이 모양이 되도록 돼버렸는가 생각해보면 정말 말문이 막혀서 그 이후에 저는 사실 얘기조차도 제대로 쓰여지지 않습니다. 그런 가운데에 대책위원회를 맡아서 다섯 차례에 걸친 심화회의를 했습니다. 지금까지의 모든 과정을 철저하고 꼼꼼하게 많이 들여다보고 그 속에서 주된 원인들을 찾아내고 있습니다.
세 차례에 걸쳐서 전문가들과의 간담회를 실시했습니다. 25년간 원양어선을 타신 선장님, 과거 정부에서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책임졌던 담당자, 가족들, 그리고 팽나무가 많은 마을이라서 팽목항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바로 그 항구에서 가족들의 모습, 그리고 체육관의 가족들의 모습, 그리고 촛불집회가 열리는 현장, 안산시문화공원, 단원고등학교, 이런 곳들을 다니면서 가족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이고, 절망과 분노에 빠져 있는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확인하고 있습니다.
정말 안타까운 것은 그렇습니다. 저도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만 조계사 부처님 오신날 대통령의 말도 역시 지금까지 안타깝게 하고 있었습니다. 과거의 적폐를 반드시 찾아내서 도려내겠다, 이것이 요지였습니다. 정말로 가족들이 절망하고 분노하고, 국민들이 절망하고 분노하는 것은 과거의 적폐는 당연히 찾아서 도려내야 할 것이지만 사고가 일어난 직후에 국가의 모든 기관이 총동원됐다고 하는데도 단 한 명도 구조하지 못한 국가에 대한 책임을 가족과 국민이 이야기하는데 여전히 과거의 문제들만을 가지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래서 더더욱 국민과 가족들은 절망하고 분노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진상에 대한 조사고 발견되는 문제에 있어서는 반드시 그 책임을 엄단하고 향후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국민들에게 안심할 수 있는 대책을 만들어달라는 것이 가족들과 국민들의 요구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마련된 오늘 토론회가 굉장히 유익하고 향후 대책과 활동을 하는데 있어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단 시일내에 땜질식으로 끝날 이런 조치나 처방이 아니라, 정말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고 믿을 수 있는 국가, 정부를 만들어줄 책임은 우리 모두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늦었지만, 죄스러운 마음까지 담아서 이런 활동에 더욱 충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오늘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2014년 5월 8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