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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천호선 대표·심상정 원내대표, 36차 상무위 모두발언

천호선 대표 “대선 1년, 朴 대한민국 정치의 겨울 불러와”, “통상임금 판결 주목 받는 이유, 朴의 비상식적인 월권행위 때문”

심상정 원내대표 “국민들 차갑게 버림받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 1주년, 이제는 국민과 함께 가야할 때”

 

일시: 2013년 12월 19일 오전 10시

장소: 국회 본청 217호

 

■천호선 대표

(대선 1년을 맞아)

18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지 오늘로 1년이 되었습니다. 지난 1년간 정치도 얼어붙었고, 민생도 얼어붙었습니다. 대선 이후 국민들은 박근혜 정권에게 승자의 여유와 따뜻한 보수를 기대했지만, 지난 1년간 단 한 순간도 그러한 온기를 느낄 수 없었습니다. 대한민국은 겨울 공화국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낡고 위험한 통치관이 대한민국 정치의 겨울을 불러왔습니다. 국가기관의 불법대선 개입 문제는 보수와 진보 이전의 민주주의 기본과 관련한 문제입니다. 하지만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 전부를 악다구니를 써가며 위험하고 불온한 세력이라는 낙인을 찍었습니다. 검찰총장과 수사팀장 찍어내기로 검찰수사를 와해시키고, 그 공작에 청와대가 개입되었다고 충분히 생각할 만한 사실까지 드러났습니다. 민주공화국의 기본인 견제와 비판을 못참아 부르르 떨며, 반대와 이견을 용납하지 않는 공포정치만이 남았습니다.

 

민주주의가 실종되면서 민생도 실종됐습니다.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약속했지만, 1년 동안 아무것도 한 일이 없습니다. 사실 지난 일년은 공약 파기의 연속이었고 경제민주화와 복지는 사라졌습니다. 기초노령연금 두배 인상, 5세까지의 국가책임보육, 4대 중증질환 국가보장, 반값 등록금 등 핵심 대선공약은 폐기되거나 그 본래 모습을 찾을 수 없게 초라해졌습니다. 경제민주화 대신 민영화가 그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KTX 민영화를 시작으로 의료민영화 교육민영화가 예고되어 있습니다. 단 1년만에 시장만능 경쟁만능의 줄푸세로 복귀하고 있는 정부를 보며, 정권창출에 기여했던 인사들이 떠나가고 있습니다. 정책에서 신뢰와 원칙은 없고, 거짓과 기만이 남았습니다.

 

이대로 간다면 박근혜 정부의 실패는 예정되어 있습니다.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국민통합과 경제민주화 복지로 복귀하지 않는다면, 국민의 삶은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대통령이 지금 귀를 기울일 이들은 충성심에 불타 돌격 앞으로만 외치는 낡은 친박 인사들이 아닙니다. 안녕하십니까 라고 용기있게 묻기 시작한 젊은이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이 나라는 박근혜 대통령만 안녕한 나라입니다. 더 큰 것을 바라지도 않습니다. 1년 전 자신의 공약을 돌아보고 그것만이라도 지키십시오. 치부를 숨기려고 사람을 쫓아내고 반대세력을 제거하려는 무모한 시도를 중단하십시오. 더도 덜도 말고 자신이 한 약속을 지키고 국민에게 최소한 거짓말은 하지 않는 정권이 되십시오. 국민들은 인내의 마지막 고비에 서 있습니다.

 

(대법원의 통상임금 판결 관련)

어제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종래 판결과 다르지 않으며, 지극히 상식에 부합하는 판결이라고 할 것입니다.

 

이번 판결로 그간 통상임금에 대한 실질적인 기준을 제공하고 유권해석을 해 온 고용노동부의 지침이 틀렸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법률에 부합하지 않는 기존의 시행지침을 고용노동부는 즉각 시정해야 할 것이며, 산업 현장에서 대법원의 판결이 준수되도록 제대로 관리감독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이번 판결이 낮은 기본급과 장시간 노동이라는 우리 임금체제를 근본적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판결은 이미 원심에서 통상임금으로 인정된바 있는 복리후생비를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고, 특히 기업에게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의 존립이 위태롭게 될 경우, 기업이 미지급된 통상임금을 지불하지 않도록 허용하여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는 점에서 유감입니다.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이라는 점은 상식에 속하는 데도, 이번 판결이 주목받게 된 이유는 대통령의 비상식적 월권행위에 있습니다. 지난 방미 기간 GM CEO에게 이를 바꾸겠다고 약속하는 상식을 벗어나고 대통령의 권한을 벗어나는 발언을 해서 논란을 불러 일으켰기 때문입니다. 일방적인 기업 편들기도 문제이지만, 대통령이 앞장 서 엄청난 사회적 갈등을 유발했다는 점에서, 국민에게 죄송해해야 하고 사과와 반성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심상정 원내대표

1년 전 오늘 많은 국민들은 국민대통합을 이루고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의 약속에 큰 기대를 가졌습니다. 원칙과 신뢰를 트레이드마크로 삼아온 박근혜 대통령이기에, 그에 걸맞는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불과 1년이 지난 지금,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불통과 독선, 약속파기와 같은 불명예스러운 수식어만 가득합니다.

 

특히, 국가기관 불법 대선개입 문제에 대한 책임회피로 지난 1년 내내 정치를 파국으로 몰고 가고 민생은 실종시켜버린 점은 박근혜 대통령의 가장 큰 과오가 아닐 수 없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동안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며 국정 최고책임자로서의 책임을 한사코 부인해왔습니다만, 최근 들어 채동욱 전 검찰총장 찍어내기 정치공작과 관련한 조오영 청와대 행정관의 연루사실, 또 군사이버사령부 사령관이 청와대에 보고를 해온 정황 등을 볼 때 이제 청와대까지 의혹의 물이 차오른 상황입니다.

 

의혹을 잠시 덮어둘 수는 있지만, 영원히 땅 속에 묻을 수는 없는 법입니다. 이런 상태로 당선 1주년을 넘어 새해를 맞이할 수는 없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제 특검수용의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또, 지난 1년간 국민들에게 박근혜 정부는 너무 차갑고 매정한 정부였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따뜻한 약속은 여지없이 다 파기되었습니다. 복지공약 파기, 노동탄압과 환경파괴, 그리고 최근 철도민영화 추진에 이르기까지 박근혜 정부로부터 버림받은 국민들은 지난 1년 동안 너무 춥고 고단한 시간을 보내왔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미래지향적인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저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 1주년을 맞이해서 진심으로 충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이제는 국민과 함께 가야할 때입니다. 양극화로 고통 받고 있는 서민들과 실업자로 내몰리고 있는 수많은 고학력자들, 그리고 노령화 시대에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는 어르신들을 따뜻하게 보살피는 일에 머리를 맞대야 합니다. 이미 실패로 확인된 재벌중심의 성장주의 정책을 중단하고, 복지 대한민국의 길을 열어가기 위해서 다양한 국민들과, 또 야당들과 폭넓게 머리를 맞대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주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지난 1년 박근혜 정부 실패의 가장 큰 요인이 바로 ‘인사참사’에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그동안 민주주의를 흔드는데 일조하고 국민들을 불편하게 만들며 대통령의 길을 거꾸로 안내해온 청와대와 내각 인사들에 대해 과감한 인적쇄신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기조 대전환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면 저희 정의당도, 또 어떤 야당도 협력자가 될 것을 약속드립니다.

 

(통상임금 대법원 판결 관련)

 

어제 통상임금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습니다. 대법원 판결이 통상임금 범위와 관련 큰 틀에서 원칙을 세웠지만, 각론과 적용에서 또 다른 분쟁의 불씨를 남긴 것도 사실입니다. 또 이에 따른 중소기업들의 재정적 부담에 대한 우려, 임금격차 해소와 저임금구조 개선의 필요성 등 많은 후속과제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통상임금 문제에 관한 한 대법원 판결은 끝이 아니고 시작입니다. 판결에 따른 후속조치를 책임 있게 이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이미 통상임금과 관련해서 이번 대법원 판결을 기준으로 한 법안을 제출했고, 현재 환노위에 상정되어 있습니다. 국회는 통상임금법안을 시급히 법제화해야 합니다.

 

아울러 기업들은 비용 부담을 부풀려서 대법원 판결의 취지를 무위로 돌리려고 하는 시도를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오히려 이번 판결을 계기로 해서 통상임금 문제와 연계되어 있는 기형적인 임금 체계뿐만 아니라, 저임금 구조의 개선, 실질적인 부담을 갖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부담 완화, 그리고 노동시간 및 고용 문제에 대한 논의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다루기 위한 노사정 대화와 사회적 합의 모색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노사정위가 이런 큰 의제들을 주도할 상황이 아닙니다. 일방적으로 노동자들의 양보를 강요하고, 또 이번에 전교조 노조 아님 통보처럼 노사정 합의사항조차도 파기해온 노사정위원회라는 틀 안에서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 진정성 있는 논의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국회 차원에서 노사정 테이블을 구성해서 노사정 주체 간의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해 신뢰를 쌓아가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제안 드립니다.

 

(철도노조 파업사태 관련)

 

철도파업이 오늘 11일째로 역대 최장기 파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박근혜 정부는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거부하고 어제는 정홍원 총리까지 나서서 강경탄압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정녕 박근혜 정부는 국민들과 맞서 가겠다는 것입니까? 박근혜 정부는 철도노조의 파업이 힘 있게 지속되는 것은 철도노조의 철도 민영화 저지 의지가 확고한 것도 있지만, 그에 대한 국민들의 공감과 광범한 지지가 뒷받침되고 있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철도노조에 대한 탄압은 곧 국민들의 뜻을 힘으로 누르고 가겠다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역사적으로 국민을 이기려는 정부가 성공한 사례는 없습니다. 그동안 정부가 파업 때마다 반복해왔던 ‘국민의 발을 묶고 경제를 어렵게 하는 파업’이라는 상투적인 선동은 더 이상 국민들에게 통하지 않음을 빨리 인식하기 바랍니다.

 

그리고 정부의 분할시도는 위험하다는 국민의 우려를 직시하고 민영화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책임 있는 조처를 내놓는 것은 물론, 사회적 대화를 통해 철도산업의 미래를 재정립해 나갈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2013년 12월 19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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