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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천호선 대표·심상정 원내대표, 31차 상무위 모두발언

 

천호선 “선거구 쪼개기, 기득권 정당 횡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냐..민주당 동조한다면 개혁정치에 반하는 것” “與 예산단독처리, 사태 점점 악화시켜..野, 후퇴한 복지정책 다시 세우기 위해 제대로 심의하고 싸워야할 책임 있어”

심상정 “야당 없는 예산안 심사 불가능, 정부.새누리당 협의해 제출한 예산안 ‘셀프심사’는 심사 없이 일방통행 하겠다는 것” “민주당, 선택지 없는 상황 이해하지만 예산안 최종처리는 별개로 하더라도 심의과정엔 참여해주시길 당부 드린다”

 

일시: 2013년 12월 2일 오전 9시

장소: 국회 본청 217호

 

■천호선 대표

(기초의회 4인 선거구 쪼개기 관련)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초의회 4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쪼개기는 일이 다시 벌어지고 있어 우려스럽습니다. 이미 인천광역시과 대구광역시에서 이미 4인선거구를 단 1곳도 유지하지 않고 모두 2인 선거구로 쪼갠 선거구 획정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러한 선거구 쪼개기는 어떤 합리적인 이유도 없으며 기득권 정당의 횡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애초 중대선거구 도입의 취지는 소수정당과 정치신인의 지방의회 참여를 용이하게 하고, 우리 정치의 고질병인 지역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지방의회 선거구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2인 선거구로 인해, 중대선거구는 그 도입 취지가 유명무실하게 되어 가고 있습니다. 2인 선거구는 특정 정당이 강력한 지역에서는 1개 정당이 의석을 독식하고,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양분하고 있는 지역에서는 양당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라도 민주당마저 기득권의 결탁에 동조하고 나선다면 그것은 개혁 정치에 반하는 것입니다.

 

인천광역시와 대구광역시는 기초의회 4인선거구 쪼개기를 중단해야 할 것입니다. 비단 두 지역만이 아니라 앞으로 기초의회 선거구 획정을 논의하는 모든 광역시도는 중대선거구 도입취지에 맞게 아주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4인선거구를 유지하도록 해야 합니다. 아니 오히려 4인 선거구를 지금 보다 늘려나가야 합니다. 정의당은 양당 독식의 정치기득권 타파를 위해 이 문제를 끝까지 주시하고 대처해 나갈 것이며 , 4인 선거구 쪼개기를 막기 위한 제도적 개선책 또한 마련하도록 할 것입니다.

 

(국회 공전 사태 관련)

황찬현 감사원장 임명동의안 처리 이후 국회가 다시 공전에 빠졌습니다. 한치의 후퇴도 타협도 없는 대통령의 독선과 여당의 일방적 국정운영으로 국회는 마비되어가고 있습니다. 도대체 대통령은 국민은 통합하고 갈등을 조정하는 것을 임무로 하는 정치인이 맞기는 합니까?

 

단독으로라도 새해 예산을 처리하겠다는 새누리당의 태도는 사태를 점점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정부안을 여야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심사하는 것은 국회의 권리이고 의무입니다. 단독처리는 국민이 새누리당에 부여한 권리와 의무를 포기하는 것입니다. 새누리당은 집권여당답게 양보하고, 야당이 예산안 논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여시기 바랍니다. 일단 한 걸음이라도 물러서는 모습을 보여 주십시오.

 

줄줄이 후퇴한 복지정책을 다시 세우기 위해서도 예산안을 제대로 심의하고 싸워야할 책임이 야당에도 있습니다. 정의당은 이를 결코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예산안 처리는 별도로 하더라도, 심의에는 참여하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야권 전체가 호흡을 맞추고 좀 더 현명하게 공동대응 해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 두고자 합니다.

 

(쌍용차노동조합 46억 손배소 판결 관련)

법원이 2009년 파업을 당시 회사와 경찰에게 손해를 입혔다는 이유로 쌍용차노동조합에게 46억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쌍용차노동자들을 두 번 죽이는 판결이 아닐 수 없습니다. 법리를 떠나서, 사회적 고립과 함께 생사를 넘나드는 고통을 겪은 약자들에게 너무도 가혹한 판결이라 할 것입니다.

 

24명의 생명을 앗아간 쌍용차문제는 이미 노동권 문제를 넘어선 사회문제이며, 대한민국 인간성을 회복하는 문제입니다. 지난 대선 당시 여야 후보 모두 해결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으며, 우리 시대 사회통합을 해결하는 상징하는 사건이 쌍용차 정리해고 입니다. 쌍용차도 정상화를 위해 노력 중인 것으로 알며, 대통령 후보가 문제 해결을 약속했던 일입니다. 경찰과 쌍용자동차가 손배소를 취하하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당시의 쌍용노동자들의 주장에 모두 동의하지 않는 국민들마저도 이번 판결이 정의롭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경찰과 쌍용차 사측의 대승적인 결정을 촉구합니다.

 

안타까운 소식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지난 금요일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노동자 김금식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김씨는 복직 후에도 일감이 없어 휴업중이었으며, 경제적 곤란은 물론 우울증까지 앓았다고 합니다. 대책없는 무분별한 정리해고가 얼마나 위험하고 무서운 것이고 한 개인과 가정을 파괴하는지를 쌍용에 이어 한진에서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이러한 일이 다시 벌어지지 않도록 정의당이 노력하겠다는 말씀 드립니다.

 

■심상정 원내대표

오늘은 2014년 예산안 법정처리 기일입니다만 아직 2014년 예산안은 국회에서 심의조차 시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산안을 법정기일 내에 처리하지 못한 것은 한두 해 일이 아닙니다. 여야가 애초 법정시한 처리를 유념하기나 했는지 의문입니다. 이렇게 입법기관이 법을 어기는 비정상이 정상인 것처럼 되어버렸습니다. 이런 비정상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오래전부터 진보정당이 일관되게 주장해온 상시국감과 예결위 상설화를 수용해야 합니다. 또 양당이 합의만 하면 법을 어겨도 다 합리화되고, 건건이 대결주의로 치달아 정치를 파국으로 내모는 양당 중심의 교섭단체 제도도 차제에 개선해야 한다는 점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새누리당이 오늘부터 내년 예산안 심의를 단독으로라도 강행하겠다고 합니다. 저의 정의당은 2013년 한해가 한 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복지와 민생이 걸린 예산안 심사가 늦춰지는데 대해 그 누구보다도 절박한 심정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야당 없는 예산안 심사는 불가능합니다. 이미 정부와 새누리당이 협의해서 제출한 예산안을 셀프심사 하겠다는 건 예산안 심사 없이 일방통행 하겠다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특히 새누리당은 야당과 협의 없이 감사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강행처리하여 야당의 의사일정 참여중단을 초래한 책임이 큽니다. 국회파행의 큰 책임 당사자인 새누리당이 야당과 대화하고 양보하고 어떻게든 야당을 설득하는 데 주력하는 대신, 야당을 막다른 골목에 몰아놓고 힘자랑하는 모습을 국민들 결코 반기지 않을 것입니다. 예산안 심의를 하루빨리 앞당기는 노력은 새누리당이 야당과 마주앉는 길 뿐입니다. 그것이 국민들이 새누리당에 바라는 것입니다.

 

민주당에도 한 말씀 드립니다. 지금과 같은 불통과 일방주의 하에서 선택지가 없다는 상황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어떻게든 민주주의와 민생을 살려야 한다는 민주당의 의지에 저희 정의당도 함께 해왔고 앞으로도 함께 해나갈 것입니다. 그러나 예산안 처리에는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농어민들의 문제 그리고 복지와 민생의 문제가 걸려있고, 이것이 졸속 심사될 경우 서민들의 삶에 많은 어려움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 그 책임은 우리 야당도 면하기 어렵습니다. 그런 점에서 예산안 최종처리는 별개로 하더라도 예산안 심의과정에는 참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논의해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새누리당이 준예산을 거론하며 야당을 겁박하고 예산안 단독심사를 강행하는 일은 중단돼야 합니다. 만에 하나라도 준예산이 편성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다면 그것은 여야 가릴 것 없이 국회와 정치권 모두의 공멸로 이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습니다. 내년 예산안도 반드시 올해 안에 처리될 것이고, 또 그래야만 합니다. 예산안 심의가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여야가 더욱 머리를 맞대고 노력해야 하며, 저와 정의당도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제 새누리당이 한 발짝, 아니 반 발짝이라도 물러서고 양보하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다른 문제들은 둘째치더라도, 국가기관의 대선개입에 대한 특검도입에 대해 하루빨리 야당과 협의에 나서고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새누리당이 취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입니다. 남은 시간이 부족한 만큼, 각각 연내 마무리를 목표로 특검도입 논의와 예산안 심사협의를 오늘이라도 당장 동시에 시작합시다. 그 길밖에 없습니다.

 

2013년 12월 2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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