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13차 상무위원회 천호선 대표. 심상정 원내대표. 박원석 정책위의장. 이정미 부대표 모두발언
- 일시 및 장소 : 2013년 9월 23일 (월) 서울광장 농성장
■ 천호선 대표
* 3자회담과 추석 이후 대응 방안 관련
저는 지난 추석 연휴 내내 농성장을 지켰습니다. 몸은 농성장에 있었지만 고맙게도 전국 각지를 다녀오신 많은 분들이 농성장을 찾아주신 덕에 이곳에 앉아 전국 각지의 민심을 전해들을 수 있었습니다.
많은 국민이 아무 성과 없이 끝난 3자 회담을 지켜본 뒤 깊은 실망감을 안은 채 고향으로 향했던 것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그리고 국민들은 추석상에 둘러 앉아 절망감과 불안감을 나눴습니다. 제1 야당 대표의 말조차 철저히 무시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면서 가진 것 없고 힘 없는 서민의 목소리를 어떻게 대할지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오늘 국민들은 다시 무거운 마음으로 아무 것도 변하지 않은 일상으로 복귀했습니다. 국민들에겐 추석 연휴의 후유증보다 답답한 현실이 주는 피로감이 더 클지 모릅니다.
정의당은 이런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 사회에서는 소리없는 유신개헌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야당의 존재를 부정하고 모든 권력을 오로지 대통령 한 사람에게 집중시켰던 40년 전의 그 부끄러운 역사가 반복되려 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일말의 기대를 버리지 않고 대통령답게 국민에게 사과하고 국정원 개혁을 추진해 줄 것을 촉구해왔습니다. 그러나 3자회담에서 박근혜대통령은 기존의 입장에서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으며 국민에게 위로가 될 말 한마디 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의 유신적 발상을 확인했습니다. 다음날 국무회의의 발언은 마치 선전포고와 같았습니다.
이대로라면 박근혜대통령의 집권 5년간 민주주의도 없고 민생도 없습니다.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만큼 민생도 후퇴합니다. 실제로 복지공약도 하나씩 둘씩 포기하거나 축소해 가고 있습니다. 지난 대선 당시, 모든 노인에게 월 20만 원씩 기초연금을 지급하겠다고 큰소리 치다가 대선이 끝나자마자 슬그머니 말을 바꾸었던 것을 우리 모두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곧 복지부장관이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날 것이란 보도가 있었습니다. 이는 재원 마련 대책도 없이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던 대통령 스스로가 마땅히 책임져야 할 일을 애먼 복지부장관을 희생양 삼아 모면해보려는 꼼수에 불과합니다. 수사와 재판에 개입하기 위해 검찰총장을 자르고 자신의 책임회피를 위해 장관을 날리는 치졸한 통치술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대통령의 책임있는 결단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국면이 바뀌었습니다. 이제 국민이 결단해야 합니다. 지금부터 정의당은 국민 속으로 더 깊숙히 들어가 국정원 선거개입이 얼마나 거대한 국가범죄인가를 제대로 알리고 박근혜정권의 취약한 정당성을 폭로해 나갈 것입니다. 입으로는 민생을 외치면서 경제 민주화와 복지공약을 포기하고 있음을 생생하게 보고드릴 것입니다.
지금까지 국정원불법선거개입 규탄운동은 춧불시민들과 시민단체가 이끌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제 정치권이 보다 책임있게 나서야 합니다. 민주주의를 바라는 정치세력이라면 그 누구도 뒤로 물러서서는 안 됩니다.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힘을 합쳐야 합니다. 우리 정의당은 정당과 정치세력 그리고 정치지도자가 함께하는 연대의 틀을 만들 것을 제안합니다. 이 정치연대가 시민단체 시국회의와 더불어 박근혜정부의 민주주의 후퇴와 복지의 포기를 막아 내야합니다.
향후 정의당의 구체적인 대응방향에 대해서는 오늘 상무위에서 충분히 토론한후 알려드리겠습니다.
* 이산가족 상봉 돌연 연기 관련
3년 만의 이산가족 상봉이 돌연 연기됐습니다. 북한 당국은 이산가족 상봉을 불과 나흘 앞둔 상황에서 석연치 않은 이유를 들어 상봉을 연기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이유야 어떻든 모두가 한 마음으로 기다려온 이번 상봉을 이렇듯 아무런 사전예고도 없이 일방적으로 연기한 북한의 결정은 비판받아 마땅하며 우리 당은 이를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응징’ 운운한 통일부의 강경한 성명도 걱정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과연 통일부가 진심으로 이산가족상봉을 성사시키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직 북이 돌연 상봉을 연기한 이유가 무엇인지 정부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무턱대고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맞받아치듯 비방을 주고받는 모습은 우려스럽습니다. 어렵게 마련한 대화 국면이 한 순간에 다시 무너져내리지 않을까 국민은 걱정스레 지켜보고 있습니다. 남북 모두 하루 속히 다시 대화 테이블에 마주앉아 무엇이 문제인가를 차분하게 따져볼 일입니다.
남북 관계의 진전을 위해서는 한 걸음 한 걸음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 합니다. 남북 모두가 양보와 타협을 통해 이룬 성과를 마치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굴복시킨 것처럼 왜곡해선 안 됩니다. 대북 원칙론이란 미명하에 강경한 자세만을 고집하는 박근혜 정부의 태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는 점도 새겨두기 바랍니다.
통일부의 성명 중에 ‘인도주의적인 문제인 이산가족 상봉을 정치적 이유를 들어 연기시킨 것은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원칙은 남북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입니다. 남북한 당국 모두 정치적 계산에 앞서 이산가족들의 한 맺힌 눈물을 먼저 헤아려 예정대로 이산가족 상봉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끝으로 지난 주말 케냐에서 무장괴한의 쇼핑몰 테러로 한국인 1명이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해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합니다. 더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 당국이 교민과 여행객의 안전에 만전을 기해주길 당부 드립니다.
■ 심상정 원내대표
* 이산가족상봉 돌연연기 관련
추석연휴 기간에 북한의 갑작스럽고 일방적인 이산가족상봉 연기발표는 기다리던 이산가족은 물론 국민들을 크게 실망시켰다. 대부분 연로하셔서 생애 마지막 상봉일지도 모를, 그 가족들의 절박한 바람을 이토록 무참히 뭉갤 수는 없다. 북한의 일방적인 상봉행사의 연기는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북한 당국에 호소한다. 빠른 시일 안에 상봉행사를 조속히 재개할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우리 정부도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해줄 것을 촉구한다.
*케냐 쇼핑몰 테러 및 한국인사망 관련
지난 주말 사이 케냐 나이로비에서 무장괴한들이 벌인 쇼핑몰 테러로 인해 한국인 여성 1명을 포함한 68명이 사망하는 비극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우리 외교당국은 추가 피해상황은 없는지 신속히 확인하고, 교민들의 안전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한다.
*박근혜정부의 민생무능에 대해
어느 때보다도 길었던 추석 명절을 보내며 지금의 국정마비 상황과 민생실종에 대한 국민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추석 때 만난 구민들은 한결같이 먹고살기 팍팍한데 정치권은 뭐하고 있냐는 것이었다. 대통령은 왜 그러냐? 야당 제대로 하라는 말씀이었다. 국민들의 삶이 어렵기 때문에 장기간의 여야대치 상황에서 국민들은 대통령의 해법을 강력하게 고대하고 있다. 그것은 대통령이 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고 민생을 정치권 모두가 책임지는 통합의 정치였다. 그러나 추석 직전 3자회담을 통해 드러난 대통령의 불통과 독선은 즐겁고 풍성해야할 국민의 마음을 내내 어둡고 무겁게 만들었다.
특히 걱정되는 것은 박근혜정부의 민생무능이다. 박근혜정부는 취임 6개월을 갓넘긴 시점에서 대선 때 내세웠던 복지공약 불이행 선언에 나서고 있다. 영유아보육지원은 물론 중증장애인 의료지원, 그리고 기초연금확대까지 약속대로 이루어진 것인 하나도 없다. 약속을 지키는 대통령은 어디로 갔나. 박근혜 대통령은 그럼에도 민생실종의 책임을 야당에게 전가하고 있다. 적반하장이다. 복지부장관 한 사람 꼬리 자른다고 복지후퇴의 책임을 모면할 수 없다.
공약이 실행과정에서 조정될 수는 있다. 그러려면 대통령이 책임있게 나서야 한다. 직접 국민들께 솔직히 해명하고, 못 지킨 데 대해 사과하고, 실행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야당의 협조를 구해야 힌다. 그러나 정치는 간 데 없고 야당무시 통치만 하려드는 독불장군 대통령에게 더 이상 민생은 무망할 뿐이다.
지금 우리의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경제민주화는 실종되었으며 복지는 가물가물하다. 이제 민주주의와 민생을 위해 야당들이 더욱 책임있게 나서야 한다. 정의당이 더욱 분발하겠다. 성난 민심들을 직접 마주하며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대장정에 나서야 한다. 동시에 정부여당이 민의의 정당인 국회를 함부로 농락하지 않도 국회에서의 민생을 위한 대여투쟁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박근혜정부의 복지 민생공약 이행을 철저히 검증하고 박근혜정부와 재벌연대에 맞서 민생을 살리고 경제민주화를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 박원석 정책위의장
* 노인 70% 기초노령연금 차등지급안 및 진영 장관 사의 표명에 대해
노인 70%에게 기초연금을 차등지급하는 정부안이 발표될 예정이며, 기초연금 공약 후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진영 장관이 사의를 표명할 것이라고 한다.
증세없이 복지확대 가능하다더니, 결국 예산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의 대표 복지공약인 ‘4대 중증질환 무상의료’ 공약 후퇴, ‘무상보육’ 재정떠넘기기 논란에 이어, 결국 ‘20만원 기초연금’ 공약까지 후퇴하는 일이 발생했다. 모두 돈이 있어야만 지킬 수 있는 복지공약인데, 돈을 주지도 않고 공약대로 추진하라고만 하면 어느 장관이 이를 지킬 수 있겠는가. 이는 진영 장관이 아니라 국민들과 약속하고 표를 받았던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질 일이다. 현재 한국 노인의 45%가 상대적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이는 OECD 국가 중 단연 1위로, 뉴질랜드 1.5%의 30배, 스웨덴 6.2%의 7배에 달하는 등 그 비교가 불가능할 지경이다. 노인빈곤율이 높은 이유는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듯 공적연금이 그만큼 부실하기 때문이다. 한국 기초노령연금의 개혁 목표는 예산 끼워 맞추기가 아니라, 심각한 노인빈곤 방지와 낮은 연금수준 향상이 최우선이어야 한다. 이는 OECD와 ILO 등 국제기구가 공통적으로 제시하는 바이기도 하다. 기초연금공약을 파기하실 거면,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 만약 공약을 지키시고 싶다면, 증세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고령화사회에 대처하는 대통령의 책임있는 결단을 촉구한다.
* 정부 부동산대책에 대해
전월세 위기가 심각한 수준이다. 전월세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고 그나마 비싼 전세마저 그 공급이 줄어가고 있다. 임차인들의 주거불안과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 역시 가중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지난 8월 28일 사실상의 매매활성화 정책을 내놓았다. 학계와 시민단체·민간의 전문가들이 대출을 통한 매매유도 정책의 실효성 없음을 여러 차례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불통’을 정권의 화두로 삼은 듯이 자기들만의 논리로 매매활성화 대책을 전월세대책으로 포장하여 내놓았다.
지금 전월세대책에서 해결해야 할 것은 급등하고 있는 전월세 가격과 불안정한 시장상황으로부터 서민들의 주거권을 보호하는 문제다. 이에 정의당은 전월세 상한제, 임대기간 연장 및 갱신권 보장 등을 골자로 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조만간 발의할 예정이다. 정부도 전월세 가격의 상승을 빌미로 ‘빚내서 집을 사게 유도하는 제도’를 더이상 고집하지 말고 실질적으로 서민들의 주거권을 보장할 수 있는 주택 임차인 보호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 이정미 부대표
*쌍용차 14일차 단식농성 동참
오늘도 쌍용차 김득중 노조 수석부지부장을 포함해 열두분의 단식농성이 14일째로 접어든다. 가족들과 보내야할 최대명절 추석을 꼬박 4년째 거리에서 눈물로 맞은 분들이다. 수백억에 달하는 손배소송, 구속, 철탑고공농성 등 겪을 수 있는 모든 시련을 다 겪고서도 해결의 실마리를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어 극단적인 단식으로 안간힘을 다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쌍용차 사태의 출구는 단 하나였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지난 대선에서 철석같이 약속했던 국정조사이다. 민생국회로 돌아오라며 국정원의 불법을 덮고 야당을 압박하는 것에만 골몰할 것이 아니라 민생정치의 시금석이 되는 쌍용차 국정조사 약속부터 이행하는 것이 도리이다.
오늘 저는 광화문 차량 소음 속에 묻혀가고 있는 힘겨운 그분들의 단식농성에 연대의 마음을 실어 일일 동조단식에 참여하려 한다. 소수정당이지만, 쌍용차 사태 해결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는 국회차원의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도 다시 한번 다질 것이다.
2013년 9월 23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