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천호선 대표, 노무현 재단 ‘한국 민주주의 위기 진단과 재(再)민주화를 위한 모색’ 심포지움 축사
일시: 2013년 9월 12일 오후 1시 30분
장소: 국회 헌정기념관
정의당 대표 천호선입니다. 사실 제가 양복을 입고 있지만요, 김한길 대표님보다 일주일 전에 노숙농성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쳐다봐주지 않아서 잘 지내는 것처럼 보일 것 같습니다. 오늘 면도도 하고 왔고요.
제가 정의당의 대표로 이 자리에서 서서 축하를 하게 됐습니다. 오늘 심포지움 잘 이뤄지길 바랍니다. 제가 정의당 대표로 이 자리에 섰다는 것에 대해서 영광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남다른 감회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한편으로는 주인이기도 합니다. 제가 노무현 재단의 상임운영위원인데요.
저는 또한 여기에 손님으로 와 있습니다. 제가 이 자리에 섰다는 것은 진보정치의 입장에서 볼 때는 진보정치의 가치와 영역이 확대되고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고, 노무현 정신의 입장에서 볼 때는 노무현 정신을 창조적으로 계승하는 사람이 더욱 더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심포지움 제목이 ‘한국 민주주의 위기 진단과 재(再)민주화를 위한 모색’인데요. 노무현 대통령은 정말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하셨고 최우선에서 사셨던 분입니다. 때로는 민주주의에 너무 집착하는게 아닌가라는 비판을 들은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은 서민의 목소리를 지키는 것이고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것은 서민의 힘을 크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때로는 파격적이라고 논란이 많았지만 권력의 반을 내놓으면서까지 민주주의를 이루려고 하셨던 그 깊은 뜻을 다시 한 번 헤아리게 됩니다.
재민주화라는 말이 낯설고 새롭게 다가옵니다. 재민주화가 단지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으로 돌아가자는 그런 것은 아닐 거라고 봅니다.
정의당이 진보정당을 지향합니다. 아시다시피 진보정당, 진보정치는 심각한 도전과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제가 그 문제가 발생한 이유가 어떤 특정한 세력의 문제가 아니라 진보진영 전체가 크고 작은 책임이 있다고 말해왔습니다.
이 이야기가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우리 진영 전체, 개혁을 지향하는 진영 전체, 야권 전체에게도 해당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의 모습으로는 우리가 이 민주주의 위기를 막아내고 권력을 바꾸기는 힘들 것 같다는 것이 저의 솔직한 이 시점에서의 평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재민주화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 단순히 다시 돌아가자는 것이 아니라 뼈를 깎는 고통과 혁신을 수반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민주당은 물론이고요. 여기에 계신 문재인 의원님, 안철수 의원님이 바로 그런 민주주의 혁신의 주역이 되실 거라고 저는 믿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희 작은 정의당도, 정말 작지만 그런 각오와 용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 혁신의 방향이 무엇이냐에 대해서 여러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노무현 대통령에게서 배울 것이 굉장히 많다고 생각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정신, 노무현 대통령의 구상, 노무현 대통령의 실천,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의 학습, 정말 5년 내내 실천하면서 공부하셨습니다. 저희 청와대 직원들도 공부하지 않을 수 없게 하셨던 기억을 갖고 있습니다.
그 모든 곳에서, 사람 사는 세상에 대한 열망 속에서 우리 모두가 진보정당이건 아니건, 배워야 될 일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이 세미나가 그 지혜를 찾아내고 함께 나누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2013년 9월 12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