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천호선 대표, “이석기 체포동의, 긴 안목에서 결단 내린 것”

정의당 천호선 대표는 4일 국회에서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이 통과된 후 당원들에게 “국민을 바라보고 보다 긴 안목에서 결단을 내린 것”이라는 내용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이 날 정의당은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의 당론을 발표한 바 있다.

천 대표는 이 메시지에서 “체포동의안의 혐의 사실과 법 적용에 모두 동의하지는 않지만 지금까지 당사자들의 해명을 다 인정한다해도 녹취록의 내용은 대부분 사실이라고 판단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그렇다면 국회의원의 특권을 방패막이 삼아서는 안 된다는 판단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석기 의원의 강연을 특권으로 보호받게 한다는 것은 국민의 충격과 분노를 무시하고 거스르는 것이라고 판단했다”면서 “똑같이 헌법을 토대로 존립하고 활동하는 정당으로서 이를 분명히 하지 않는다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저는 만일 우리 당내에서 같은 일이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같은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천호선 대표는 “이석기 의원의 사건이 계속 국회와 정치권을 뒤흔들며 국정원 전면 개혁이라는 중대한 과제를 침몰시켜가는 것을 더 이상 바라 볼 수가 없었다”며 “당은 내일 우리 당의 국정원 전면개혁안을 발표하고 국정원의 불법 정치개입에 대한 투쟁을 흔들림 없이 이어 나갈 것”이라는 의지를 드러냈다.

아래는 해당 글 전문이다.

당원 여러분.

힘든 결정이었습니다.

결정을 내리고 나서 더욱 힘들어 진 것도 사실입니다.

우리는 일관되게 이번 소위 내란음모 사건에 깔려있는 박근혜 정권과 국정원의 정치적 의도를 비판해왔습니다. 더불어 공개된 녹취록에 대해 사실이라면 그것은 헌법에 근거하고 헌법에 의해 그 활동을 보장받는 국회의원과 정당으로서 용납될 수 없는 일이며 억울하더라도 국회의원의 특권을 내려놓고 수사에 임하라고 요구해왔습니다. 그러나 그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자진 출두할 생각이 없다고도 이야기 했습니다.

물론 우리는 체포동의안의 혐의 사실과 법 적용에 모두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당사자들의 해명을 다 인정한다해도 녹취록의 내용은 대부분 사실이라고 판단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국회의원의 특권을 방패막이 삼아서는 안 된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당내에서도 국정원의 정치적 의도가 분명한데 이에 동조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우리와 함께 일하고 연대해온 분들, 또 우리와 당을 함께 할 가능성이 있는 분들의 생각과 정서에 반한다는 강력한 의견이 있었습니다. 양쪽 다 문제니 기권을 하자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시도당 위원장 연석회의에서 개인 의견으로 또는 주변 의견을 바탕으로 찬성에 대한 신중론과 반대론이 더 많이 제기된 것도 사실입니다.

오늘 대표단-의원단 연석회의에서 이런 문제의식과 의견을 깊게 살펴보았습니다. 동의안이 가진 성격 때문에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논란이 있을 것이고 당으로서는 만만치 않은 반대급부를 안게 되리라는데 이견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다시 강조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석기 의원 등의 행위가 불체포특권으로 보호 받을 대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 사건이 발생한 이후 내내 그분들은 국민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이석기 의원의 강연을 특권으로 보호받게 한다는 것은 국민의 충격과 분노를 무시하고 거스르는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똑같이 헌법을 토대로 존립하고 활동하는 정당으로서 이를 분명히 하지 않는다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만일 우리 당내에서 같은 일이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같은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양비론의 입장에 서서 기권을 하는 것은 당장은 편할 수 있으나 이 결정적 시기에 당이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였습니다. 이석기 의원의 사건이 계속 국회와 정치권을 뒤흔들며 국정원 전면 개혁이라는 중대한 과제를 침몰시켜가는 것을 더 이상 바라 볼 수가 없었습니다.

국민을 바라보고 보다 긴 안목에서 결단을 내린 것입니다. 많은 국민들께서 이번 결정과 우리 당의 국정원 개혁에 대한 의지를 구별해서 보아 주실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진보진영 내에서도 일선 지역에서도 적지 않은 반론과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만 설득하고 이해를 구해나가자고 간절히 호소드립니다. 당은 내일 우리 당의 국정원 전면개혁안을 발표하고 국정원의 불법 정치개입에 대한 투쟁을 흔들림 없이 이어 나갈 것입니다.

당원 여러분의 깊은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2013년 9월 4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