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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도자료] 창당 12주년 기념사 “우리를 필요로 하는 시민들이 있는 한, 우리는 사라질 수 없습니다”
[권영국 대표, 창당 12주년 기념사]

- 일시 : 2024년 10월 21일(월) 13:00
- 장소 : 정의당 중앙당사


오늘 정의당 창당 12주년 기념식에 참석해주신 모든 내외빈 여러분과 당원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12주년 기념사를 준비하며 지난 기념사들을 두루 다시 읽었습니다. 많은 기념사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어려운 시기’임을 강조하고 있더군요. 늘 어렵고 힘겨웠던 것이 우리의 역사였지만, 창당 이래 처음 원외정당이 된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가장 어려운 시기라는 데 모두가 동의해주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제가 정의당 대표로 취임하면서 ‘다시 시작’이라는 슬로건을 걸었습니다. 12년이라는 숫자는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와 참 걸맞은 것 같습니다. 12라는 숫자는 종종 하나의 주기를 나타내곤 합니다. 시계는 12시간을 표시하며, 동양의 '간지'는 12년 단위로 반복됩니다. 음악은 12음계로 구성되어 있고, 1년은 열두 달입니다. 모두 열두 번으로 이루어진 순환을 마치면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게 되죠.

정의당도 창당 이래 한 차례의 순환을 마친 셈입니다. 12주년 다음에 오는 것은 13주년이 아닌 새로운 1년이라는 마음으로 초심을 다잡습니다. 

정의당이 원외로 밀려났지만, 정의당의 역할과 필요성은 더욱 절실해지고 있습니다. 22대 국회에서 기후위기 문제를 논하는 목소리가 사라졌습니다. 불평등을 해소하겠다는 목소리 대신 부자들 세금 깎아주겠다는 목소리만 드높습니다. 소수자 차별 문제를 ‘나중’으로 미루는 정치 세력에 항의하는 목소리가 국회 담장 안 어디서도 들리지 않습니다. 노동자의 목소리는 정쟁에 밀려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우리를 필요로 하는 시민들이 있는 한, 우리는 사라질 수 없습니다. 우리는 좌절하지 않습니다. 매일 사회가 망가지고 있는 지금, 우리에겐 좌절하고 있을 시간도 없습니다.

우리는 노동을 기반으로 생태, 평등, 돌봄의 가치를 손에 들고 시민들께 다가가야 합니다. 정쟁 아닌 정책을, 중심 아닌 주변을, 자본 논리 아닌 노동의 입장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시민들께서 정의당에 바라고 기대했던 그 모습 그대로의 정당으로 다시 거듭나야 합니다.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고, 당의 역량을 강화하여, 우리의 자리를 되찾아야 합니다.

당원 여러분! 그리고 정의당을 아껴주시는 동지 여러분! 정의당을 지켜봐주시는 시민 여러분! 정의당은 오늘부터 새로운 달력을 겁니다. 지난 달력은 잠시 서랍에 넣어두고, 새 달력과 새 다이어리에 우리의 할 일과 목표를 빼곡하게 채워두겠습니다. 광야에서, 지역에서, 현장에서 진보정치의 새판을 짜겠습니다. 그 길에 모두 함께해주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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