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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도자료] 전세사기는 재정상황이 아닌 수법과 의도의 문제입니다 (서면)
[보도자료]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일당 2심 봐주기 판결 관련 입장문
“전세사기는 재정상황이 아닌 수법과 의도의 문제입니다”

배포일시 : 2024년 9월 4일(수)


· 미추홀구 전세사기 일당, 항소심에서 대규모 감형받아
· 납득하기 어려운 봐주기 판결, 수법도 의도도 명백한 사기
· 법이 억울함 알아줄 거라 믿으며 기다려온 피해자들, 법원 판결에 희망 무너져
· 법에 의한 구제도, 법에 의한 엄벌도 피해자들에게 주어지지 못하는 현실 안타까워
· 전세사기 일당에 면죄부 부여한 2심 재판부 강력 규탄한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아직도 고통 속에 있는데 법원은 사기범 봐주기를 시작했습니다.

인천 미추홀구를 중심으로 공동주택 2,700여 채를 보유해 ‘건축왕’으로 불렸고 536억원 규모의 전세사기 범행 혐의를 받고 있는 건축업자 남모씨의 형량이 2심에서 절반 넘게 감형됐습니다. 

1심에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으나, 지난 8월 27일 2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7년형으로 줄어든 것입니다. 공인중개사, 명의수탁자 등 공범 9명들은 아예 무죄나 집행유예로 풀려났습니다.

2심 재판부는 남씨의 경우 재정이 악화되기 시작한 시점부터, 공범들의 경우 남씨의 재정이 악화된 것을 인지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사기죄가 적용된다고 판단했습니다. 한 사람이 2,700여 채를 보유하고 있어도 재정 상황이 괜찮으면 사기죄가 아니라는 논리입니다. 그 결과 혐의액수인 148억원 가운데 68억원만 인정되어 형량도 그만큼 줄어든 것입니다.

납득하기 어려운 봐주기 판결입니다. 사기죄는 재정상황의 문제가 아닌 수법과 의도의 문제입니다. 한 개인이 2,700여 채를 쥐고 있는 것은 누가 봐도 비정상적입니다. 애초에 ‘바지 명의자’를 모으는 식으로 범행을 시작했고, 선순위 근저당이 있는 상태에서 그 사실이 의미하는 바를 숨기며 전세계약을 체결한 것입니다. 수법도 의도도 모두 명백한 사기입니다.

남모씨의 전세사기로 미추홀구에서만 네 사람이 자살했습니다. 두 사람은 지병이 악화돼 숨졌습니다. 피해자들의 울분은 멎을 길이 없는데, 2심 재판부는 가해자를 너그럽게 봐줬습니다. “법이 피해자들의 억울함을 알아줄 거란 작은 희망으로 지옥 같은 시간을 버텼지만 그 작은 희망마저 무너졌다”는 피해자의 말에 우리의 마음도 무너집니다.

전세사기 문제를 공론화하고 전세사기 특별법 제정을 촉구해 온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회의 안상미 위원장은 지난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의 구제를 받을 수 없습니다. 국회의 보완입법이 정쟁으로 지연되는 사이에 이미 주택 경매가 종료됐고 개정안은 소급 적용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법에 따른 구제도, 법에 따른 엄벌도 피해자들에게는 주어지지 못했습니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지만,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겐 지연된 정의조차도 없는 것입니까. 정의당은 전세사기 일당에 면죄부를 부여한 인천지법 형사항소 1-2부를 강력히 규탄합니다. 

2024년 9월 4일
정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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