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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김준우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긴급 기자간담회 발언

일시: 2024년 1월 24일(수) 14:00
장소: 국회 본관 223호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겨 봅니다. 

최근 선거제도 후퇴 시도 및 다양한 선거연합 제안 등에 관하여 말씀을 드리고자합니다. 먼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근본취지와 맥락을 회고해봅시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촛불연합정치의 상징이며, 다당제 연합정치 제도화의 표상으로 도입된 제도입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민주당과 정의당만이 만들어낸 제도가 아니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탄핵을 이끌어냈던 촛불연대의 성과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현재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지난 2020년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 창당으로 인하여 상당히 형해화 되었습니다. 이러한 위성정당으로 인하여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만연한 것도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시민 분들이 원하는 선거제도가 대책없는 준연동형 폐지는 결코 아니었습니다. 작년 국회에서 실시했던 공론화조사 과정을 복기해봅시다. 준연동형을 유지하거나, 또는 준연동형보다 더 많은 비례성을 담보하는 제도로 가야한다는 의견이 총 52%였습니다. 이처럼 지난 국회 정개특위 공론화조사에서도 시민들은 비례성이 개선된 선거제도 개혁을 분명하게 결정한 바가 있습니다. 이러한 명백한 사실을 거대 양당이 외면하고 있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새로운 선거제도 구상도 필요합니다. 

물론 제도적으로 위성정당 출현 가능성이 반복해서 나타날 수 있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구조적 난점을 정의당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언제까지 정치적 윤리차원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대안을 찾는 과정입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장기지속하기 어렵다면, 병립형 비례대표제가 아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이상의 비례성을 담보할 수 있는 선거제도를 구축하자는 정치개혁연대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최소한의 시작은 지금 이 시점에서 병립형 비례대표제로의 퇴행을 선택하지 않는 것에서 출발해야 할 것입니다. 

정의당도 22대 국회에서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만을 고집하지 않겠습니다. 박주민 의원이 발의했던 스웨덴식 중대선거구제도, 아일랜드에서 실시하는 단기이양식 중선거구제도, 프랑스에서 실시하는 소선거구 결선투표제도 등 다양한 안을 놓고 새로운 토론을 시작하겠습니다.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 도입은 분명한 퇴행이며, 민의를 반영하지 않은 것입니다. 

한편 최근 민주당 공관위원장은 권역별 비례대표를 다시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가 있습니다. 지역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과 권역별 비례대표 도입은 전혀 상관관계가 없습니다. 현재 300석 중에 이미 253석이나 지역대표성을 통해서 국회가 구성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논거는 합리적이지 않습니다. 

지난 공론화조사 과정에서도 시민분들께서는 최종적으로 58%가 전국득표율을 기준으로 비례대표를 선출해야 한다고 밝힌 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는 단순 퇴행이 아니라 촛불 이전보다 더 비례성이 낮은 제도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민주당에서는 더 이상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재론하지 않기를 촉구합니다. 

위성정당있는 준연동형비례대표제는 반복되어서는 안됩니다. 
현 시점을 타개할 정치적 협상안이 필요합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결국 위성정당 출현 가능성 때문입니다. 위성정당을 재창당할 명분은 누구에게도 없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러한 점을 이유로 유감스럽지만 현 시점에서 양 당이 당리당략에 갇혀 병립형 회귀를 검토하고 있는 것도 명백한 현실입니다. 그리고 선거법 협상은 장기간 교착상태에 빠져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의당은 비례성 증진이라는 방향을 분명히 하면서도, 위성정당 있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재현하지 않기 위한 정치적 협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합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정의당은 ‘원칙있는 타협’이라는 의미에서 거대 양당 정개특위 간사진에서 협의한 바가 있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되, 캡조항을 복원하는 방안’을 수용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정의당의 판단은 적어도 위성정당있는 준연동형 보다는, 위성정당 없는 캡조항이 있는 준연동형이 비례성 증진이라는 원칙에 더 부합한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러한 합의는 두 거대 양당이 적절한 캡을 다시 만드는 대신에, 위성정당을 창당하지 않겠다는 정치적 선언을 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함은 물론입니다. 

정의당은 원칙을 지키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불꽃을 살린 정당입니다. 지난 2020년 거대 양당이 위성정당을 창당할 때, 정의당은 원칙을 지켰습니다. 만약 정의당이 의석 수 몇 석을 더 탐하여 위성정당에 참여했다면 21대 국회에서 선거제도는 이미 병립형으로 회귀했을 것입니다. 지금 현재 준연동형 논의가 살아있는 것은 적어도 정의당이 지키고자 했던 원칙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정의당에서 캡 부활까지 수용하려는 것은 거대 양당이 위성정당을 재창당하는 것을 막고, 적어도 병립형으로의 퇴행을 막고자 하는 고육지책임을 시민 여러분들께서 이해해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정의당은 가치와 노선에 기반한 연대연합을 지향합니다. 

한편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를 전제로 하면서, 다양한 선거연합 시나리오가 여의도를 휩쓸고 있습니다. 정치에서의 가치와 노선, 정책에 기반한 연대연합은 언제든지 환영할 일입니다. 그러나 일부 유명 정치인들의 합종연횡에 기반한 연대연합은 지양해야 할 바입니다. 
 
정의당은 기후정의실현, 사회적 불평등 해소, 지역소멸에 맞선 새로운 연합정당을 녹색당과 함께 출범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정의당, 녹색당과 같은 소수정당들의 새로운 연합에 대하여 시민 분들께서 흥미롭게 지켜봐주시고 계십니다. 물론 정의당은 녹색당과의 협의 속에서 더 많은 연대를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올 해 신년사에서 제7공화국 개헌을 향한 정의당의 지향을 분명히 밝힌 바가 있습니다. 생태·평등·돌봄 사회국가로 나아가기 위해서 87년 체제의 낡은 헌법은 이제 갱신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소수정당으로서 개헌을 외치는 것은 연합정치를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정의당은 가치와 노선에 기반한 연대연합정치를 부정하지 않습니다. 아울러 윤석열 정권 심판을 위한 정의당의 역할도 숙고하고 있습니다. 

다만 건강한 다당제 연합정치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당대표들의 일시적 결단으로 형성되기보다는 제도보장을 통해서 안정적으로 구축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민주당 윤호중 의원이 발의한 적이 있었던 정당법 및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한 선거연합정당제도의 도입, 국회의원·지방자치단체장·대통령 결선투표제, 비례성이 개선된 지방의회 선거제도, 3%봉쇄조항의 완화, 교섭단체요건 완화 등이야말로 다당제 연합정치를 위한 선결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정책에 기반한 연대에 대해서 정의당은 언제나 개방적 자세를 유지하겠습니다. 

한편 최근 개혁연합신당 측에서 주장하고 있는 이른바 비례연합정당 노선에 대해서 정의당은 깊은 우려를 숨기기 어렵습니다. 개혁연합신당이 구상하는 민주당과 조국 장관이 포함된 비례연합정당은 기본적으로 2020년 더불어시민당의 재림이라는 평가에서 자유롭기 어렵습니다. 특히 더불어시민당은 17개의 비례의석 중에서 15석을 민주당이 가져간 명백한 위성정당이었습니다. 물론 소수정당과 거대정당 간에도 연대연합이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정의당도 가치에 기반한 정책연합, 전국적 지역구 후보단일화 등을 다양하게 실험해온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시민 분들께서는 거대정당과 소수정당의 비례명부 공유가 포함된 연합에 대해서는 결과적으로 위성정당이라는 냉정한 평가를 내리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적어도 현 시점에서 섣부른 비례연합정당 구상을 꺼내기 보다는 거대 양당에서 위성정당을 창당하지 말 것을 주문하는 것이 우선과제입니다. 

정의당은 국회의 지난한 선거제도 논의로 정치혐오가 가속화될 것을 우려합니다. 

선거제도 개혁에 관한 논의가 지지부진합니다. 그래서 국민들은 더 정치권에 실망을 하고 있습니다. 국회가 예산을 들여서 국민의 목소리를 들은 공론화조사 결과를 부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의당의 오늘 제안으로 지난한 선거제도 개편 논의의 일시적 종지부를 찍고, 정책경쟁을 중심으로 하는 총선 국면으로 넘어갔으면 합니다. 합종연횡과 리더십 다툼으로 점철된 선거판을 한국사회의 미래를 위한 건강한 논쟁으로 바꿔냅시다. 정의당의 오늘 제안에 대하여 거대 양당이 깊이 숙고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감사합니다.


2024년 1월 24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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