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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이정미 대표, 가족구성권 3법 발의 기자회견 발언문

일시: 2023년 5월 31일 (수) 9:40
장소: 국회 본관 앞 계단 

정의당 대표 이정미입니다. 
오늘 장혜영 의원과 정의당은 가족구성권 3법을 발의합니다. 
발의에 함께해주신 13분의 의원님들과, 
오늘 기자회견에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따뜻한 감사와 연대의 인사를 드립니다. 

1920년 미국, 1928년 영국, 1946년 프랑스, 1948년 대한민국, 그리고 1971년 스위스.
민주제도가 들어서고도 한참을 지나서야 여성의 참정권이 보장받은 해입니다. 정치적 판단능력이 없는 여성들에게 참정권이 주어지면 사회 혼란만 가중될 것이라는, 지금 생각해보면 말도 안 되는 이 말들이 불과 100년 전에는 ‘맞는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렇습니까.

2005년 호주제 폐지가 국회 안에서 논의될 당시 기억도 생생합니다.
가족질서를 문란하게 만들게 된다, 심지어 유림에서는 호주제 폐지가 종북세력의 주장이라는 말까지 했습니다. 호주제가 사라진 지금의 대한민국에 가족질서가 붕괴되었습니까.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미 우리 주변엔 혈연과 법률로 맺어진 가족의 전형에서 벗어난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이 서로를 돌보며 함께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머리 속에 여전히 ‘엄마-아빠-자녀’로 이루어진 가족구성이 일반적 상식으로 자리잡고 있을지 몰라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가구 유형은 1인가구입니다. 혈연으로 구성된 전형적인 형태를 벗어난 가족을 이루고 있는 국민들은 100만 명이 넘습니다. 가족의 범위를 혼인과 혈연을 넘어 사실혼과 비혼 동거까지 확장하는 것에 국민의 62.4%가 찬성한다는 설문조사도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의 법률이 아직 ‘가족’으로 인정하지 않아 국민으로서 마땅히 누려야할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수많은 가족 구성원들이 있습니다. 이들도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든든한 복지제도의 뒷받침을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자유 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태어났다면, 사랑하는 그 누구와도 마땅히 가족을 이룰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여야 정치인들에게 제안합니다. 
오늘의 ‘가족구성권 3법’ 발의를 통해, 이제 비혼출산지원법, 혼인평등법, 생활동반자법에 대한 책임있는 정치적 논의를 시작합시다. 

가족구성의 다양성과 자율성을 수용한 제도 도입은 이미 대통령께서도 그렇게 강조하는 ‘글로벌 스탠다드’입니다. 수많은 외국에선 상식적 제도이고 당연한 일입니다. 대한민국이 늦어도 너무나 늦었습니다. 

변화하는 시대, 한걸음 내딛어 가족구성의 다양성을 모색합시다. 대한민국도 변화를 시작해야 하고, 또 우리는 할수 있습니다.

쉽지 않은 길입니다. 용기도 필요한 일입니다. 변화의 속도를 모두 똑같이 따라잡기도 힘들다는 사실을 늘 사려깊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변화 그 자체를 반대하기 위해 수없이 정치권에서 변명거리처럼 반복해온 말 ‘사회적 논의가 무르익어야 한다’, 그렇다면 그 논의의 물꼬를 누군가는 열어야 합니다. 

진보정치인의 소명은 가지 않은 길에 첫걸음을 내딛는데 주저하지 않는 것입니다.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못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내어주는 것입니다. 

오늘 장혜영 의원의 대표발의 법안이 그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오늘 모이신 분들, 함께 손 맞잡고, 이견의 가시밭길을 당당히 함께 헤쳐 갑시다. 감사합니다.

2023년 5월 31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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