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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이정미 대표, 윤석열 정부 1년 관련 대표단회의 모두발언 (서면)

 

5년 임기의 정권, 첫 1년만으로 성공과 실패를 논하기란 어렵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본인 또한 “당장의 성과보단 변화에 주목해달라”고 스스로의 1년을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확실히 짚고 가야 할 점이 있습니다. 윤석열 정권의 지난 1년이 택한 변화의 방향성입니다. 앞으로 나아가는 변화이어야 마땅한 새 정부의 길은 이미 틀려도 너무도 틀렸습니다. 불과 1년 사이 윤석열 정부의 변화의 길은 대한민국 사회를 거대한 퇴행의 늪으로 빠뜨리는 길로 향해 가고 있습니다.

 

노동, 경제, 세대 갈등, 성별 갈등, 외교, 부동산 문제까지, 퇴행의 범위가 너무나 넓고 전방위적이라 무엇부터 손을 대야 할지 가슴이 답답해질 지경입니다.

 

이 거대한 퇴행은 결국 ‘불평등의 심화’라는 종착역으로 향합니다.

 

재정건전성을 운운하는 윤석열 정부는 재벌, 대기업에게 초부자 감세로 인심 펑펑 쓰면서, 세금이 줄줄 새는 그 모든 구멍을 서민과 중산층의 피땀으로 막으려고 합니다. 부자 세금 잔치로 나라 곳간이 비어버리니 한전, 지자체의 교통 예산, 복지 예산은 깎이고 공공요금은 끝없이 오릅니다.

 

정치는 실종되었습니다. 집권 1년이 되었는데 야당 대표들은 대통령과 한자리에 앉아 물 한잔도 못 마셔 보았습니다. 역대 대통령 중 이런 일은 없습니다. 야당 당수를 향한 사법 공방이 모든 판단의 우선순위가 되어 긴급한 정치 현안과 절박한 서민 고통을 해결할 협치의 공간은 사라졌습니다.

 

집권여당과 국회를 용산대통령실 출장소 정도로 여기는 듯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이 정도로 온갖 당무에 개입할 순 없을 것이고, 다수 의원들의 결정을 거부권으로 가로막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가시적 성과 만들기에 급급한 외교 과정은 국민들의 자존심과 생존권을 한없이 무너뜨렸습니다.

 

외교에선 굴종의 강제노역 제3자 변제안 추진과 안보 위협을 증대시킬 한미일 삼각동맹 구축 계획뿐입니다. 더군다나 ‘수많은 기회비용을 치르더라도 세일즈 외교는 확실히 챙기겠다’더니 IRA, 반도체법 협상의 부진, 대중 수출 감소 등 최악의 성적표만 들고 돌아왔습니다. 후쿠시마 핵오염수마저 방류된다면 우리 수산업계와 국민들의 안전 문제는 어떻게 될지 앞이 캄캄합니다.

 

이미 너무 많은 것들이 퇴행하고 있지만, 아직 기회는 있습니다. 국회에는 경제, 사회, 복지, 노동 수많은 분야의 전문가들이 여야를 할 것 없이 포진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들과 대화에 나서십시오.

 

검찰 인사의 좁은 울타리를 깨고 나오십시오. 사람이 아닌 조직에 충성한다는 옛 포부를 잊지 않았다면, 오직 대통령 주변만 싸고 드는 윤핵관의 장벽을 무너뜨려야 합니다.

 

하나씩 풀어나갑시다. 싫어도 미워도 대화하고 협치하는 것이 정치의 근본입니다. 전쟁 중에라도 적국의 장수와 대화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입니다.

대한민국이라는 거대한 조직을 염려하는 이들 모두와 협치해야만 합니다.

 

복합 위기 상황에 놓인 대한민국의 미래를 논의하기 위해, 국회 내 여야 대표들을 한자리에 부르십시오. 변화의 방향성이 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스스로 밝히신 만큼, 야당들도 지난 1년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최선의 방안들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정의당은 윤석열 정권과 여당에 대한 평가와는 별개로 협치를 통한 정치 복원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앞으로의 4년이 지난 1년과 같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 거대한 퇴행의 결과로 고통받는 국민들의 인내심이 한계상황에 도달하지 않도록 대통령의 의무를 다하시기 바랍니다.

 

윤석열 1년, 함께 사는 상생과 협치의 길로 방향 전환을 할 것인지, 아니면 대통령 스스로 심판의 불꽃을 피워올릴 것인지는 오롯이 윤석열 정부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2023년 5월 9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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