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이정미 대표, 울산 노동현장 방문 기자회견문
일시 : 2023년 1월 25일(수) 10:30
장소 :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
존경하는 울산시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정의당 대표 이정미입니다.
저는 설 이후 첫 지역 인사를 노동자의 도시, 이곳 울산에서 드립니다.
경기가 너무 안 좋습니다.
물가는 천정부지로 오르는데 월급봉투는 여전히 납작합니다.
안 그래도 가계부채 1위 나라에서 금리가 치솟아 앞날이 캄캄합니다.
설 연휴 제가 만난 민심은 ‘불안’ 그 자체였습니다.
‘정말 힘들다’,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너나없이 한숨이 깊었습니다.
코로나 격리 이후 오랜만에 가족, 친지들이 모였지만 반가움은 잠시였다고 합니다. ‘걱정없이 잘 살고 있다’고 안심시켜야 하는데,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기는 자녀들도 부모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대통령이라도 이렇게 불안한 국민들 마음을 달래주면 좋을 텐데, 오히려 걱정거리만 더 던져주고 있으니 안타까울 뿐입니다.
대통령은 또다시 해외에서 사고를 치고, 대통령 참모들은 대통령 실수를 덮느라 덧없이 시간만 허비하고 있습니다. 도무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오로지 남 탓으로 일관하며 문제만 일으키는 대통령입니다.
말로는 ‘경제만 생각한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자신의 정치권력의 기반을 다지는데만 골몰하고 있습니다. 여당 당대표 선거 개입 막장정치로 날을 새며 국민 살림살이는 뒷전이니 안팎으로 대통령 리스크로 국민 불안을 키우고 있습니다.
극심한 경제위기 앞에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수십년 대한민국이 매달렸던 오답지만 들고 해법을 찾겠다고 합니다.
재벌과 부자들에게 온갖 특혜를 베풀면 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금도 감면해주고, 온갖 규제를 다 풀어 착실히 꽃길을 열어주겠답니다. 노동자를 장시간 노동의 늪으로 밀어 넣고, 파견 노동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합니다. 눈엣가시인 노동조합 힘도 빼놓겠다고 합니다. 21세기인 지금, 노동자들을 쥐어짜서 잘 나가는 기업이나 나라가 어디 있습니까,
울산 상황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울산은 공업도시이고 노동자의 도시입니다. 그런데 지난 6년간 시민 7만명이 울산을 떠났습니다. 일자리 문제입니다. 열악한 일자리 투성이 노동환경에 더 이상 미래를 기약하지 못하는 시민들이 울산을 등지는 것입니다.
기업들은 그 빈자리를 하청 노동자들보다 더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이주노동자들을 채용하려 하지만, 이런 해법으로는 울산 전체 노동환경의 악순환만 거듭할 뿐입니다.
저는 단호히 말씀드립니다.
어려움에 처했을 때 과거의 경험위에서 지혜를 구해야 합니다.
경제적 위기에 처한 나라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내치는 방법을 택하면 극단적 양극화로 사회적 갈등만 심화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세계적으로 살기 좋은 복지국가를 이룬 나라들의 공통점은 모두 노동 존중의 길 위에서 경제위기를 극복한 것입니다. 극심한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아갔습니다.
우리도 할 수 있습니다.
이에 저와 정의당은 ‘노동존중 3대 과제’를 다음과 같이 제안합니다.
첫째, 노동권 무시, 노동 적대시 정책은 당장 멈춰야 합니다.
화물노동자의 생명줄인 ‘안전운임제’는 즉각 실시돼야 합니다. 대체근로, 장시간 노동착취와 파견법 완화 계획, 공공부문 민영화와 금융기관 구조조정 역시 즉각 중단돼야 합니다.
둘째, 노동의 권리가 강화돼야 합니다.
하청노동자들이 스스로 노동조건을 개선할 수 있도록 ‘노란봉투법’이 필요합니다. 5인 미만 사업장에도 ‘근로기준법’과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돼야 합니다. 산업전환으로 인한 피해가 노동자에게 일방적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정의로운 일자리전환법’이 필요합니다. ‘일하는 모든 시민들을 위한 기본법’이 필요합니다.
셋째, 일하고 싶은 국민은 일할 수 있도록 국가가 지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방정부가 일자리를 만들면 중앙정부는 재정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국민의 일자리를 보장해야 합니다. 특히 지금과 같은 경제위기 국면에서 일자리를 시장에만 맡기는 것은 국가의 역할을 방기하는 것입니다.
울산시민 여러분,
지난 20년, 울산시민들께서는 진보정치에 많은 것을 주셨습니다. 진보정치가 잘하건, 못하건 항상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셨습니다. 그 관심과 애정에는 일하는 사람들을 제대로 지키라는 명령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최근 몇 년간 실망도 많이 안겨드렸습니다. 송구스러운 마음뿐입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의 역사적 퇴행을 막고, 노동과 민생을 살리는 길은 정의당이 제대로 서는 것밖에 없음을 절실히 깨닫습니다.
정의당이 제대로 서기 위해서 진보야당답게 강력한 민생투쟁을 이끌고, 혁신적인 재창당을 이루겠습니다. 그것이야 말로 내년 총선에서 진보정치를 지켜주자고 다시 믿음을 보내주실 수 있는 유일한 길 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저는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울산 곳곳에서 삶터와 일터를 지키고자 힘겹고 외롭게 싸우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찾을 것입니다. 정의당의 발걸음을 더 힘차게 내딛고, 정의당이야말로 노동자의 편이라고 굳게 손잡아 주실 때까지 뼈를 깎는 각오로 치열하게 뛰겠습니다.
새해에는 정치가 우리 시민들에게 더많은 복을 드릴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3년 1월 25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