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이정미 대표·이은주 원내대표, 구룡마을 화재 관련 상황실 및 현장 방문 발언문
일시: 2023년 1월 22일 (일) 13:00
장소: 구룡마을
■ 이정미 대표
모두의 평안을 바랐던 설 연휴에 큰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주민들께서 많이 놀라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도 마음이 편치 못해 설날 아침 화재 현장을 찾았습니다.
정말 폭삭 내려 앉았습니다. 잔불을 잡기위해 포크레인으로 화재현장을 뒤엎어서 살림 하나를 챙기지 못했습니다.
뭐라도 건질 것이 있나, 살피러 나온 주민 한분은 30년을 이곳에 살았다고 합니다.
인명사상자가 없어 다행이라지만, 명절을 앞두고 평생 삶터를 잃어버린 이들의 마음은 짐작하기 힘들 것입니다.
이번 구룡마을 화재사고는 지난 10년간 2014년, 17년, 22년에 이어 4번째입니다.
얼기설기 지어진 판잣집에 떡솜으로 지붕과 벽을 발라 추위를 피했습니다. 전기배선도 너무나 위험하게 노출되어 있습니다.
이번과 같은 큰불이 나는 것이 이상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재개발과 이주를 둘러싸고 오랜 갈등이 해결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다지만, 사람이 살고 있는 동안은 또 다른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많은 시민들이 구룡마을에 구호의 손길을 보내고 계십니다. 이제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 정치권도 팔 걷고 나서야 합니다.
길 건너 화려한 강남개발에 자신들의 가난한 삶을 한탄하며 견뎌온 사람들입니다.
강남 개발만큼이나 그들의 일상 복구를 위한 적절한 지원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정의당도 주의 깊게 살펴보겠습니다.
설 명절에도 소방안전을 위해 애쓰는 소방관 여러분께도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 이은주 원내대표
구룡마을 화재사고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가족들끼리 옹기종기 모여 따뜻한 떡국을 나누어야 할 설 명절, 화재로 삶터를 잃은 구룡마을 주민 분들의 막막한 마음이 걱정돼 당 지도부와 함께 마을을 찾았습니다.
화재가 할퀴고 간 현장은 참담했습니다. 지난해 여름 폭우 피해를 채 복구하기도 전에 다시 또 겨울 화재가 덮쳤습니다. 지난 폭우로 망가진 지붕을 덮었던 장판과 바람 새는 벽 틈새를 막은 떡솜이 불길을 더 빨리 태웠습니다. 생존을 위해 얼기설기 다닥다닥 기운 집이 목숨을 앗아갈 뻔 한 것입니다.
구룡마을 주민들은 해마다 여름이면 수해 걱정, 겨울이면 폭설에 화재 걱정까지 어느 해도 마음 편히 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여름 폭우 피해도 무허가 판자촌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했습니다. 모두가 빗물에 떠다니는 외제차를 아까워할 때 구룡마을 주민들은 생명을 잃을 뻔 했는데 말입니다.
현장방문 중 이재민 여러분과 대화를 나누며 30년 넘게 살아온 마을이 하루아침에 모든 것이 잿더미로 변한 참담한 심정을 말씀해주셨습니다.
정든 동네를 떠날 일이 막막해하셨고 임대주택 임대료와 관리비 부담을 걱정하고 계셨습니다. 사람의 온기 없는 이익 우선의 개발과 이를 무한정 용인한 정치의 책임입니다.
그동안 때마다 반복된 화재에 정부와 서울시가 마련한 소방안전 종합대책만 수차례입니다. 하지만 반복되는 사고에 그저 땜질식 재난 대책으로만 대응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이번 화재로 명확히 확인했습니다. 구룡마을 주민들을 옥죈 빈곤과 우리사회 복지 대응체계를 바꿔야 합니다.
설 연휴가 끝나는대로 최우선적으로 공공임대주택 이전을 비롯한 새 삶을 살아가실 수 있는 생계 지원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점검하겠습니다. 또 구룡마을 재개발 현황을 점검하여 주민들이 원하는 재개발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삶터를 잃은 막막함에 어떤 말도 위로가 되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피해 복구도 복구이지만 사람의 온기가 있는 대책과 정치로 근본부터 바꿔가겠다는 다짐을 드립니다.
2023년 1월 22일
정의당 대변인실